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질문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하마터면 망한 특집이 될 수도 있었는데 재미난 질문이 많아서 즐겁게 썼습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바로 가보겠습니다.
1. 인생모토와 예술가로서의 야망
A. 사실 모토랄 건 특별히 없는데, 굳이 따지자면 ‘가늘고 길게’인 것 같습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겁니다. 글을 계속 쓰는 사람이 정말 잘 쓰는 사람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예술가로서의 야망, 그런 게 예전엔 있었는데요. 지금은 전처럼 많이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그런지 좀 식었네요.
원래는 어떤 공모전이든 수상해보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은 꿈을 이뤄서 새로운 목표를 찾고 있습니다. 아마 신춘문예 수상이 되지 않을까요?ㅎㅎ 아니면 소설이 아니라 시로 수상을 한다던가.
2. 한국문학계에 대한 통찰과 비평
A. 제가 통찰이나 비평을 할 수 있는 입장이긴 한가 싶네요. 당장 제 앞길도 깜깜한데(…)
그으래도 질문이 들어왔으니 최대한 답변해보겠습니다.
한국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특유의 ‘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늘 무언가에 한이 맺혀 있는 종족이었죠. 때로는 가난, 때로는 전쟁, 그리고 지금은 민주주의와 평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출간된 책 중 한국만의 정서가 스며있는 소설이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마땅히 생각나는 책이 별로 없다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냥 제가 책을 안 읽는 거 아니냐고요? 그것도 맞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한강 작가님의 뒤를 이어 한국만이 배경일 수 있는 사건을 섬세하게 펼쳐내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한국 문학계는 오랜 시간 존재해 온 기간에 비해 아직 발전할 부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호러나 스릴러 부문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한국적인 맛이 살아있는 웰메이드 호러 소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브릿g에서 미스터리, 호러, 추리 쪽의 공모전을 열어주는 것도 기대하고 있어요. ZA 공모전이 있기는 합니다만, 본격 미스터리 같은 느낌이 사는 공모전도 하나 생기면 참 재미있을 텐데 말이죠. 물론 응모작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이건 정말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요즘 같은 시대엔 한 개인의 아픔과 회복을 다루는 이야기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지금처럼 차갑고 각박한 사회의 희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아픔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걸 수도 있지만, 누군가가 상처 받고 아파하는 이야기는 너무 많이 봤어요. 이제는 회복을 기다리는, 혹은 회복할 수 있는 인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뭔가 학술적인 말을 하고 싶은데 잘 안 나오네요. 확실히 글을 적게 쓴 탓인 것 같습니다. 결론은
1. 한국만의 한국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 필요,
2. 한국의 미스터리 장르 발전 기대,
3. 아픔과 회복을 다루는 이야기 기대로 요약하겠습니다.
3. 존경하는 위인과 작가
A. 위인은 세종대왕님입니다. 오늘도 덕분에 한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그때그때 다른데, 지금은 한강 작가님, 구병모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두 분 모두 흡인력이 굉장합니다.
아, 작가는 아니지만 직접 가사를 쓰시는 가수 심규선 님도 글을 굉장히 잘 쓰십니다. 밤의 끝을 알리는 이라는 에세이가 출간되어 있는데, 일부만 봤지만 재미있더라고요.
4.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A.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좋아합니다.^^
먹방 유튜버들도 웬만한 유명인들 다 보고요.
전 롤 프로 선수 울프 님, 앰비션 님 방송도 챙겨 보고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는 티원의 페이커 선수인데,
개인방송은 그놈의 점프킹 때문에 안 봅니다.
5. 인간이 악마를 소환하거나 어쩌다 소환했을 때 악마와 계약자가 매칭되는 시스템이 뭔지?
A. 소환과 계약이 별도의 옵션이다 보니 악마마다 기준은 저마다 다른데요. 자동 매칭 시스템(?)을 마르바스가 만들어놓아서 일단 소환 시도를 한 인간 리스트가 악마들한테 전해집니다. 그 다음부터는 악마들 마음대로입니다. 악마들이 직접 아케론을 관찰하면서 마음에 드는 인간을 계약자로 점찍어두기도 합니다. 이안의 경우는 순전히 파이몬의 마음에 들어서 계약이 성사됐고, 앤드류는 반대로 소환과 계약을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6. 등장인물들의 계약 악마가 정해진 기준과 최애 악마/인간
A. 기준은 각각의 인물들이 맡은 역할입니다.
노아의 경우 힐러 및 잡일(?) 포지션이라 치료를 관장하면서 다재다능한 악마가 필요했는데 사브나크라는 악마가 가장 적절할 것 같았고요.
소피아의 경우 불을 다루는 딜러면서 자폭 스위치(?) 포지션인데 플라우로스라는 악마가 적절해 보였습니다.
신기하게 제가 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악마들이 다 존재하고 있더라고요. 특히 벨리알을 발견했을 때 운명인가 싶었습니다.
최애 악마는 파이몬입니다. 작중 가장 유동적인 면을 보여주는 악마라고 생각합니다.
최애 인간은 앤드류입니다. 저라도 많이 사랑해주어야 할 것 같아요…
7. 아케론-지구 관계와 설정
A. 둘은 완전히 다른 은하에 있는 행성이며 실질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언젠가 지구의 과학 기술이 발달해서 아케론이 있는 은하로 갈 수 있다고 한들 악마들이 조치를 취해뒀기 때문에 지구의 인간과 아케론의 인간이 만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사실 이건 제가 판타지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며 느낀 기시감 때문에 생긴 설정입니다. 판타지니까 모든 게 지구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야 했는데 결국 저는 지구의 인간이다 보니 지구의 문화가 어느 정도 들어갈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지구를 본따 만든 세계라 그런 거다, 라는 설정을 덧붙였습니다. 잘한 일인지는 모르겠네요.
세계관 설정은 완결 후나 추후에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 같네요.
8. 사라가 주인공 맞죠? 이안이 주인공 같아요.
A. 네,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사라가 앤드류를 만나서 생긴 이야기입니다. 사라가 없었다면 피에타는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안은 조력자 포지션입니다만, 일부러 주인공 느낌이 나게 여기저기 관계(본인은 원하지 않음)를 만들어뒀습니다. 저는 완벽한 주인공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활약 많은 조력자에 조금 모자란(?) 주인공 조합을 좋아합니다.
(사라:예?)
9. 글을 쓰게 된 계기, 처음 쓴 시점, 전작
A. 글을 처음 쓴 건 초등학교 5학년 이전이었을 겁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고 저만의 만화책 만들기가 취미였는데, 만화를 그리다보니 자연스레 글도 쓰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동물농장 기억하시나요…….? 거기 게시판에 제 첫 소설이 올라가 있었는데……ㅎㅎ 아무래도 초딩 때 쓴 작품이다보니 작품이라고 부르기도 힘들었고요.
다음으로 쓴 건 중학교 들어가서 쓴 네이버 웹툰 쿠베라의 팬픽이었는데(정보:쿠베라는 작가가 대학을 졸업한 지금도 연재중이다), 이때부터 그나마 소설 흉내라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 닉네임으로 쓴 작품들이 아직 팬카페 게시판에 남아있을 겁니다.
그다음으로 쓴 웹소설은 북팔이라는 사이트에 있는데…..어…….굳이 보여드리고 싶지 않네요^^….
흑역사입니다. 정 궁금하시다면 ‘나를 무너뜨리는 방법’이라고 검색해보시면 나올 겁니다. BL 공모전에 낸 소설이라는 점 감안하고 보시고요. 줄거리는 대충 호그스밀?이라는 도시의 마피아들 치정싸움 이야기입니다.
10. 원래 오컬트를 좋아했는지? 좋아하는 장르나 키워드가 있는지?
A. 네. 원래 호러나 오컬트물, 추리물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장르는 역시 추리스릴러 같네요. 어렸을 때 셜록홈즈 시리즈 전권을 사서 줄거리를 줄줄 외우고 다녔습니다. 홈즈를 너무 좋아해서 실존인물이라고 믿기도 했던……퀴어소설도 좋아하고요, BL GL 안 가립니다. 훗날 콜미바이유어네임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영화는 정말 아름다웠는데 소설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이 밑부터는 등장인물에게 온 질문입니다.
Q. 이안은 남자화장실에 들어가나요,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나요?
이안:노코멘트. ……라고 하면 안 되겠지? 당연히 남자화장실이지. 계속 여자 모습으로 있어야 할 땐 공용화장실.
Q. 사라랑 아도라를 한 방에 가둬두고 누가 잘못했는지 납득할 때까지 말싸움을 시키면 누가 이길까요?
사라:무승부로 할까요. 둘 중 하나가 죽기 전까진 승부가 안 날 것 같네요. 음, 앞으로 아도라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Q.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싶다는 벨리알의 말을 아주 쉽게 풀어 말하면?
벨리알:뭐야, 이런 것까지 내 입으로 설명해줘야 한단 말이야? 과거에 내가 누구였는지 생각해보라고. 내가 본래의 이름을 쓰던 시절. 이 이상의 힌트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