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홀 안에 행성이 존재하는게 가능한가?
제가 많은 과학다큐를 시청하며 참고하긴 하였으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부분은 상상의 영역입니다. 물론 별이 수명을 다해 쪼그라드는 과정에서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즉, 처음부터 블랙홀이었다면 그 안에 행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중성자별이 주변물질을 빨아들이면서 블랙홀로 변한 경우라면 블랙홀 내부에 행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임종수, 홍수빈 에피소드에 대해서
장편 연재를 하다보면 정해진 날짜에 반드시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작가는 종종 분량이나 소재부족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본래는 우연히 이능력을 얻게 된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별도의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가 급하게 블랙홀 탈출의 일부로 흡수하게 되었죠. 이런 식으로 저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시놉시스만 적어놓은 ‘씨앗소설’을 수십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넷플릭스의 블랙미러라는 작품처럼, 각각의 에피소드가 별개의 스토리인 단편모음집을 써볼까도 생각중입니다.
■ 인간이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작중에서도 저의 생각을 밝힌바 있지만, 대부분은 타락할거라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정의를 위해 힘을 쓴다는 사람들도 일부 있겠지만 그조차 위태롭기 짝이 없죠. 하지만 자이온은 지수, 상식, 수현을 오래 관찰한 결과 그들에게 힘을 주어도 타락하지 않을거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가 원한 것은 개인이 아닌, 인류라는 종족 전체에게 이익이 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인공지능을 찾는 것이었으니까요. 물론 개중에는 자기희생에 대한 의지가 너무 강한 종교인들도 있었습니다. 다른 여러 작품들에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뭔가 원대한 계획을 이루려는 클리셰가 많았기에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 신과의 전투씬 (이세계에 왔지만)
상식과 지수가 신이 되어 자이온과 싸우는 장면은 FF13 라이트닝 리턴즈 최후의 보스전, 둠2의 30번째 스테이지에서 본 인상깊은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비록 나약한 인간이지만 온갖 지혜와 방법을 총동원하여 버거운줄만 알았던 상대를 끝내 무너뜨리는 부분에서는,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강한 나라들을 상대로 힘겹게 이겨내는 과정과 카타르시스와 비슷한 느낌을 독자분들에 전달하고픈 심정입니다.
■ 윤지수가 조선시대로 왔을 때 하필이면 부산이었던 이유는? (이세계에 왔지만)
건어물 장사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무조건 바닷가 근처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부산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부산하고는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굳이 관련성을 따지자면 실제 부산에서 택배로 시켜먹는 어묵이 진짜 맛있더라고요. 아무튼 부산이 일본과 거리가 가까워서 나중에 해적과 마주치는 에피소드를 활용하기에 좋았고, 멀리 임진왜란 관련 에피소드까지 연관지을 수 있었습니다.
■ 마법으로 성을 바꾼다면 어떤 느낌일까? (과장님이 왜이럴까)
작품에서는 성전환이 단 한번으로 제한되었지만, 사실 그런 마법이 있다면 횟수의 제한은 없을 겁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사회가 성정체성 혼란으로 엉망이 되겠죠. 그리고 신체적으로 너무 큰 변화가 자주 일어나면 분명 부작용도 클거구요. 저는 남자이기 때문에,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여자로 살아보고 싶지만 한번으로 족할 것 같네요.
■ 의문의 능력자 4인방 (과장님이 왜이럴까)
상식이 범죄소탕을 나설 무렵 그의 앞을 가로막았던 한국에서 온 4명의 능력자는 퇴마록의 주인공들을 떠올리며 글을 썼습니다. 물론 동일인은 아니고, 어딘기와 그들처럼 초현실적인 사건이 발생할 때 나타나 싸우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틀 안에서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록 4인방은 정의를 위해 행동했지만, 시뮬레이션 관리자로부터 직접 임무를 받은 상식이야 말로 그들 입장에서는 ‘하늘의 뜻’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었기에 충돌은 불가피했습니다.
■ 삭제된 에피소드 (과장님이 왜이럴까)
작품후반 상식이 선글라스맨이 되어 범죄조직을 소탕하고 다닐 때, 병원에 입원시킨 가짜 전상식을 의심하고 수사를 시작한 ‘마씨’ 형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식이 한국의 범죄조직과 마주했을 때 형사와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해당배우의 팬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빼게 되었습니다.
■ 이수현의 뒷얘기들 (피규어로 세계정복)
아시다시피 이수현이 처음 등장했던 이 작품은 33편으로 다른 소설에 비해 분량이 적은 편입니다. 제가 가진 피규어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는 장편을 쓰기 버거운 부분이 있었고, 다른 작품과 시간적 흐름을 맞추다보니 본의아니게 예상보다 일찍 연재완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피규어 수집을 꾸준히 하고 있기에, 나중에라도 잊혀진 에피소드로 몇 편 정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