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브릿G의 보은 정기 이벤트와 리뷰어 지원 정책을 통해 매달 선정하는 우수 리뷰어&큐레이터에 선정되시면 다채로운 혜택을 드립니다. 많은 독자가 공감한 이달의 베스트 리뷰와 큐레이션을 한데 모아 소개합니다!
내게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무엇이 하고 싶을까? ‘어린 나를 죽이자’. 어린 나를 죽이면, 지금의 내 고통도, 사라질 테니까. 시간여행 능력을 지닌 작품 속 인물 재호는 본인의 상상 속에 그린 행복이라는 틀이 명확한 사람이다. 화자인 유슬과 결혼해, ‘콜러스 신드롬’이란 병을 가진 딸 윤하를 낳으며 그가 머릿속에 세운 성은 부서진다. 실재하지 않는 병을 골라내어 실재하는 아픔에 사려 깊은 지지를 보내는 이 소설을 다시 한번 읽는다.
이시우 작가의 소설 「넷이 있었다」는 창밖으로 이쪽을 건너다보는 네 명의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한 명, 한 명이 사라지는 과정을 통해 주인공의 집에도 하나, 하나의 괴이한 사건이 발생하며 공기의 무게마저 무거워지는 듯한 감각에 독자들은 실재하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가장 편안해야 할 곳인 집이 두려워지는 순간, 세상에는 쉴 곳이 어디에도 없다는 감각이 온몸을 조여온다.
임주연 작가님의 『씨엘』, 옛날 판소(『하얀 늑대들』, 『SKT』, 『폴라리스 랩소디』 등) 그리고 천천히 쌓아 올린 서사와 깊은 관계의 구수한 맛, 적극적인 여주와 여주보단 소극적인 남주, 모계사회에서 자란 여주인 점에 흥미를 느끼신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또 로맨틱한 사건이 중심이라기보다 사건이 중심이고 로맨틱이 조미료인 로판을 좋아하는 분도 재밌게 읽으실 거 같습니다.
제목에서 베토벤과 조셉 셰리던 르 파뉴가 동시에 연상됩니다. 굉장히 매혹적인 이야기이고요. ‘진서’라는 이름의 평범한 중학생의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이야기 속에서 묘사되는 애니메이션 <표범성의 카밀라>에 등장하는 카밀라의 외모나 분위기는 소설 『카르밀라』(1872) 속 카르밀라와 닮았고, 아마 작품 전체적인 뉘앙스 또한 『카르밀라』의 모티프를 적극적으로 참고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톤 자체가 아주 강렬하고 인상적이어서 한 번 각인되면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옴픽은 편집부 추천작이 발표되는 매월 1, 3주 수요일에 제가 뽑는 추천 작품 다섯 편의 목록입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부 추천작 예상 목록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이곳에 공유하려 합니다. 실제로 편집부 추천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