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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더니치 호러가……

분류: 수다, 글쓴이: OuterSider, 17년 3월, 댓글2, 읽음: 121

 

더니치 호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크툴루 신화 신격체인 요그소토스가 중심

 

배경장치로 설정된 작품이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네크로노미콘에 대한 자세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이고, 이 두 가지 설정 장치를 쫓아가는 서사의 전개 방식도

 

참신할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탄탄한 구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조금 아쉬운 것은 요그 소토스의 분신으로 재현된 크리처를 격퇴하는 과정이 전형적인

 

펄프 소설적 전개를 한치도 벋어나지 못한다는 점인데,

 

그가 먹고 살기 위해서 글을 쓴 작가란 점을 생각해본다면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후대에 스티븐 킹에게 영향을 크게 끼친 점은 샤이닝과 비교해보면 재밌을 듯 합니다.

 

샤이닝의 결말부 플롯과 더니치 호러의 부분이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 잡담이지만 저는 영화 샤이닝이 거장 스텐리 큐브릭의 세련된 스타일리즘을 지지하는 입장과 스티븐 킹의 원작을 지지하는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나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큐브릭의 샤이닝은 당대 미국 사회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해학/풍자하는 일종의 알레고리적 포커스가 곳곳에 암시되어 있는 느낌이 짙거든요. 잭 니콜슨의 광기의 원인도 호텔의 역사에 얽힌 비극적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는데, 스티븐 킹의 원작에는 더 궁극적이고 근원적인 공포의 존재에 대한 암시가 훨씬 더 드리워져있죠.

 

저는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후에 접해서 인지, 처음에는 스티븐 킹의 원작을 그냥 아이디어만 좋은 삼류 소설로만 치부해 버렸습니다. 공포의 원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없이, 암시적 설명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가 도무지 감이 안잡혔거든요. 결말부의 괴물의 등장이 너무 뜬금없이 느껴졌죠.

 

러브크래프트의 원전이 본격적으로 소개가 되면서부터 스티븐 킹의 원작이 미국 호러 문학에 깔린 역사적 전통을 반영한 흔적이란 걸 겨우 이해하게 됐습니다. 아마도 스티븐 킹의 샤이닝을 높게 평가할 사람들은 헐리우드 비급 호러 무비적 문화의 팬심이 매우 짙은 사람들일 겁니다. 저도 더니치 호러를 읽게 된 후에야 변심을 하게 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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