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대해서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단점만을 지적하기 위해서 리뷰를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리뷰라는 것은 ‘이 글은 이러하니까 여러분도 이 글을 보세요’하는 추천의 뜻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좋은 리뷰는 글이 겉보기로만 보여주는 것 이상의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드러내는 법이죠. 그런데 글을 지적한다는 것은 ‘이 글을 보세요’하는 것과 상반되는 문제입니다. 글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결과적으로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좋습니다’가 되어야 하는 거죠. 만약 그렇지 않고 글에 대한 지적이 리뷰의 전반을 차지하게 되면 리뷰를 통해 그 글을 읽고 싶은 독자들은 없겠죠.
글의 부족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입니다. 저는 글에 대해서 이야기할때 작가의 감정은 스스로가 갈무리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세상엔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트가 제시하고 있는 형식과 예의를 거절해가면서까지 글에 대한 지적을 늘여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 글이 그렇게나 문제가 있다면, 애초에 리뷰를 쓰지 말아야하는 거죠. 그게 정상입니다. 왜 자기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글에 대해서 무슨 이유로 열의를 쏟겠습니까?
그런 사람은 보통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그것에 대한 ‘의무가 있는 사람’으로 보통 공모전의 심사위원이나 합평자들이 그런 자격을 가지고 있죠. 심사위원은 대회에 나온 글들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만 합니다. 왜 이 소설은 수상의 자격이 없는지, 왜 이 소설은 수상할 자격이 있는지 이야기해야하는 의무가 있죠. 합평자의 경우, 같이 글을 쓰는 이들 끼리 서로에게 가감없이 글의 문제에 대해서 서로 지적해주자고 ‘동의’를 했을 경우입니다. 꼭 합평이라는 자리가 아니라도 개인적으로 인터넷에서 만난 이들끼리 그런 글을 주고받는 것을 저는 흔하게 봤습니다.
다른 하나는 글을 지적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떠한 의무도 없는 동시에, 일반적인 대중 감상자처럼 자신이 느낀 간단한 인상만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발견한 글의 나쁜점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떠들어 작가에게 무안을 주는걸 즐기는거죠(정말로 작가만을 위한다면 왜 쪽지나 메일로 쓰지 않습니까?). 이게 그렇게까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는데다, 사람들은 조금이나마 그런 것을 즐기니까요. 저도 그런 저열한 즐거움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욕구는 글을 쓰는 이들이 언제나 경계해야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한 윤리적인 문제를 제외 하더라도 작가의 비평가적 자아가 너무 커지는 것은 저어해야 될 일입니다. 소설가가 아니라 비평가거나 리뷰어라고 해도 그 사람은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일테니까요. 자신의 글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데도 계속해서 글을 써야만하는 것은 슬픈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