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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도롱뇽문학상] 영진아, 택배 왔다.

글쓴이: 제오, 19년 7월, 읽음: 68

영진아, 택배 왔다.

너는 가고 없는데, 이제야 왔구나.
네 컬렉션은 다 팔려나가고 없는데, 뒤늦게 왔구나.

황금도롱뇽 한정판 피규어, 일련번호 99/100.
지난겨울, 예약구매 웹페이지가 열리자마자 광클릭질하던 네 모습이 떠오른다.
알바비를 그런 거에나 털어 넣던 너를 나는 덕후자식이라고 놀리곤 했지만, 그땐 나도 속으로 응원했다.
아슬아슬 성공하고 나서 온 세상을 다 가진 듯하던 너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네가 있었다면 이게 어디 나오는 캐릭터이고, 조형사는 누구고, 재질은 뭐고, 발매가 몇 달이나 연기된 사연은 어떻다는 이야기를 관심도 없는 나에게 씩씩거리면서 늘어놓았겠지.

영진아, 황금도롱뇽이 왔다. 하지만 너는 없구나.
다음 주 월요일에 가져가서 보여 줄게. 조금만 더 기다려.


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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