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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도롱뇽문학상] 금빛의 도롱뇽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김파란, 19년 6월, 읽음: 63

목이 마르다.

지평선에 보이는 것은 신기루다. 아니 오아시스다. 아니 신기루다.

아니 오아시스다.

나는 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죽어가고 있다. 아니 그건 피해망상이다. 쓸데없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의 산물이다. 나는 죽어가고 있지 않다.

물을 마신 지 17시간, 음식을 먹은 지 31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누가 봐도 희망적인 상황이다. 물을 24시간 마시지 못하면 사람은 죽는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내게는 7시간이나 남았다.

여기는 사막이다. 하지만 오아시스가 보인다. 저것은 신기루가 아니다. 저것은 가짜가 아니다.

그 증거로, 도롱뇽.

도롱뇽이 기어가고 있다. 지평선을 향해. 저기 물이 없다면 이럴 리는 없다.

황금도롱뇽.

누가 봐도 진짜인, 찬란하게 빛나는 금빛의 도롱뇽.

이 도롱뇽만 따라가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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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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