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브릿지를 향한 금단 현상의 추적
나는 회장을 떠나기 직전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반쪽보다 조금 더 찢어서 건네주는 입장권에는 여전하게 잊혀진 종이뱀의 냄새가 났다.
아무리 두 번째 방문이라고는 하나, ‘죽어도 길치’라 불렸던 내가 어떻게 거기까지 단번에 찾아갔는지, 아직도 의문스럽다.
당시 내 걸음은 마치 자동기술인형이 써내려가는 싯구처럼 움직였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알지 못한 어느 대륙의 고아한 종탑에서 밀어내는 그윽한 종소리에 뒤섞인 사티로스의 신음 섞인 피리소리가 내 발길을 이끄는 기분이었다.
그곳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몰려든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공작의 몸짓처럼 화려하고 빠르게 사방을 물들였고, 많은 이들이 정겨운 발걸음으로 바닥에 목신의 노래를 찍어내고 있었다.
그곳의 한켠에 그 다리가 있었다.
오고가는 인파들 너머에서 나는 똑똑히 보았다.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보랏빛 오오라를.
영겁의 다리.
금단의 이음매이자 경외스러운 이름.
그곳은 축복 받아야할 것들과 오래 읽혀져야할 것들로 쌓이고 장식되어 있었다.
그레이트 올드투의 몸에서 씻어낸 거죽으로 만든 것 같은 잿빛 타월에 짙게 벤 타자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쌓여 있는 비전의 서책들은 드림월드의 미스터캐토닉 대학에서조차 구하기 힘들다는 한국어 번역본으로 최신 판본이었다.
앞으로 언젠가 이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그들 너머 그 요망한 기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작은 구슬들.
그 속에는 외우주 일억구천만신들의 이름 조각이 하나씩 들어 있었다.
쇳물에 홀린 대장장이처럼 손을 뻗던 나는 나도 모르게 아자토스의 이름을 더듬으려하던 입술을 잽싸게 막았다.
그 순간, 나는 보았다.
그것을.
타월 옆에서 일렬로 줄지어서 혹은 조금씩 흐트러진 자태로, 불경하면서도 귀엽기 그지없는 꿈툴루의 토템들 너머 자리하고 있는, 그 자그마한 책의 형상을…
브릿지와 현실의 경계가 생겨난 이래 항상 굿즈 페이지에서 손가락을 빨며 구경만하던 그 작은 성물을…
여태 단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을 그 작은 사각형은 내게 잊지 못할 이름을 던지고 있었다.
땀이 났다.
다리에 힘이 빠졌다.
아아, 나의 책…
나의 사랑…
나의 네크로노미콘…
나의 네콘…
나의 네코…
나의 야옹
나는 저주 받은 베텔게우스처럼 붉어지던 두 볼을 느끼며 색조마저 얼어붙을 심해에서 유영하는 탈리필라우세스 해파리처럼 손을 뻗었다.
오늘 정오 무렵,
브릿지 부스 앞에서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브릿지 로그인을 못하던 남자
그게 버벅댕이가 바로 접니다
땀 흘리며 비번 바꾸었읍니다
옆에서 고맙게도 기다려주신 알흠다우신 스태프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므하하하하
솔직히 저는 다른 일로 갔다가 점심 시간에 잠시 들른 거라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고 (비번 찾느라 당황해서) 사진도 못찍었습니다. ㅠㅅㅠ
두 번째 갔을 때는 사진도 찍고 종이동물원도 구매하자고 생각했는데 뭔가 다른데 정신이 팔려버렸구요.
므하하하하ㅎㅎㅎ
아무튼 국제도서전 준비한다고 고생많으셨습니다.
마지막까지 화이팅입니다요.
>ㅁ<)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