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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스포일러 포함]

분류: 영화, 글쓴이: 천가을, 18년 4월, 댓글2, 읽음: 115

스포일러 주의:
본 글은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셨고 아직 결말을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그대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전날 과음한 후 아침 일찍 친구와 함께 택시 타고 인피니티 워를 보러 갔습니다. 민들레 대포 덕분에 머릿속이 온통 꽃밭 지옥이었지만 그럼에도 인피니티 워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벤져스 스포일러 당할지 모르는 일상적 공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났을 때는, 제가 과음 탓에 헛것을 본 게 아닌가 엔딩 크레딧을 바라보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습니다. 도대체 뭐지? 내가 방금 무엇을 본 거지? 인피니티 워가 이렇게 끝난다고? 정말로?

그제야 인피니티 워의 ‘인’ 자만 나와도 입이 근질거려서 꾹 참으려고 했던 친구들의 표정이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이걸 스포일러 안 하고 참았다니, 제가 도대체 얼마나 가혹한 짓을 한 걸까요… (하지만 만약 스포일러 했다면 제가 그 자리에서 소주병으로 더욱 가혹한 짓을 했겠지요.)

아무튼, 그런 영화였습니다.  당장에라도 영화 감상을 어딘가에 털어놓지 못하면 미쳐버릴 것 같은 그런 영화. 아직 영화 못 본 친구들의 얼굴이, 그리고 그들이 영화를 보고나서 지을 표정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 그래서 좋았냐고요?

글쎄요.

물론 그렇다고 인피니티 워가 무리수를 둔 재미없는 영화였냐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깔린 몰입감과 절망감은 대단했어요. 하지만 인피니티 워에 대한 칭찬은 이미 많이 들으셨을 거라고 생각하네요 (심지어 **위키에도 혹평마다 전부 반론이 달려있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들을 짚고 넘어가고 싶었을 뿐입니다.

출처: http://thousandfall7.tistory.com/146 [천가을(千秋)는 작가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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