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동안의 글을 정리하는 계기로..
전 혼자가 되지 않으면 글을 잘 읽지 못해요.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철저히 무시해도 될 사람들이어야 하고.
근데 요즘엔 그럴 기회가 별로 없고, 있어도 다른 할 일이 있었다보니, 작품 알람이 떠도 읽지 못하고, 단문응원도 못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벤트에 탑승해 제 글에 단문응원 달아달라고 하기가 좀 뭐해서 그냥 있었는데..
그냥 이벤트를 계기 삼아 지난 반년 동안 썼던 글들을 한 번 뒤돌아보며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01.
처음 쓴 글입니다. 테이스티 공모전 배너의 스파게티 그림을 보고 문득 떠올라서 썼어요. 예전부터 소설 쓰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만 하다가 뭐라도 하나 완성시켜 봐야겠다는 생각에 공모전을 동기로 삼았어요. 초딩 때 이후 처음으로 소설에 마침표를 찍어본 거라서 제게는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배경은 모두 직접 가 본 곳이에요. 참고로 여기에 나오는 길 안내하는 흑인청년 이야기는.. 경험담입니다..(쿨럭).
02.
2시간 만에 퇴고 없어 글을 쓰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에 써본 엽편입니다. 카페에 앉아서 쓰기 시작해 그 자리에서 업로드한 걸로 기억이 나네요.
03.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가장 많은 작품입니다. 어떤 이야기적 도구를 활용해 보려고 했는데 결국 밸런스를 잘못 맞췄어요. 리뷰에서도 지적을 많이 받았죠. 반응도 가장 낮았고. 심지어 위의 엽편보다도 단문응원이 적군요. 예전에 남겨둔 메모를 옮긴 작품이다보니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도 가장 많이 든 작품이지만, 이미 공개한 걸 크게 수정하는 게 마음이 내키질 않아 그대로 뒀습니다.
04.
이것도 예전에 남겨둔 메모를 토대로 쓴 거지만, 실제로 아기를 키워보지 않았다면 쓰지 못했겠죠. 다행히 제 딸은 비교적 얌전한 편이라 이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보니 연재로 올렸던 ‘위대한 침묵’을 제외하면 단문응원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이네요. 역시 처음으로 잎사귀 두 개를 받은..!
05.
제1회 주제글쓰기 <뱀>, 줄여서 뱀일장.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를 쓰고, 이야기 짜내는 것에 많이 지쳤다보니 당분간 글을 쓰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뱀일장을 위해 충동적으로 써내려간 이야기입니다. 이걸 쓰고나서 어떤 소재가 생각만큼 일반적인 게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전혀 예상에도 없던 이야기라 스스로도 신기하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06.
지금까지 쓴 대부분의 이야기는 예전에 남겨둔 메모에서 시작되었지만, 이 작품은 딱히 그런 것 없이 시작한 이야기입니다. 타임리프 공모전이 계기였는데, 사실 처음엔 떠오르는 게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내가 만약 타임루프에 빠진다면, 게다가 그게 내가 좋아하는 장소와 시간이라면, 난 어떻게 변할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감 며칠 전부터 쓰기 시작해 아슬아슬하게 제출했어요. Ello 께서 리뷰에서 멋진 배우들로 가상캐스팅을 해주신 덕분에, 가끔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하는 상상을 합니다.
07.
처음 브릿G를 알았을 땐, 원래 SF를 쓰고 싶었습니다. 근데 자신도 없을 뿐더러, 쉽지도 않더군요. 이 이야기는 원래 작년 즈음에 떠오른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에일-르의 마지막 손님’을 올리고 나서, 바로 쓰기 시작했는데.. 결국 이야기의 규모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 한참을 내버려두다가 최근에야 마무리 지었습니다. 중단편 분량이지만 연재로 올려보면서 연재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이 솟구쳤고(독자가 어디서 포기하는지 다 보여…), 하필이면 테드 창이 같은 제목(The Great Silence)으로 쓴 단편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조마조마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하던 리뷰의뢰는 이 작품에는 안했어요. 글쓰기에 있어서 개인적인 욕망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었다보니 직접 의뢰를 드리기엔 심장이 간질간질해서..
이상입니다.
.. 오늘 새 이야기 초고를 완성해야하는데.. .. .. 다음주엔 시간이 없는데..
그냥 그렇다고요.
.. 아이패드 프로 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