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대한 피드백 – 톡, 톡, 톡톡톡, 톡, 톡!
https://britg.kr/review-single/27046/
황인숙 시인의 멋진 시로 시작하는 (아 너무 절묘하게 맞아들어가서 처음엔 직접 써 주신 줄 알았어요…!), 제게는 과분한 지음(知音)이신 Ello님의 리뷰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ㅜㅜ 리뷰에 댓글을 다는 기능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자게에 피드백을 쓰겠어요!!
1. 어쩐지 내용을 사건들로 꽉꽉 채웠는데도 뭔가 심심하고 아쉽다 싶었거든요. 리뷰 덕분에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흐름이 전형적이고 예측 가능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좀 더 정신없고 복잡하게 꼬면서, 이왕이면 속도감도 빠른 전개로 이야기에 힘을 실어야겠어요. 이야기가 통통 튈 수 있도록, 지금까지 쓴 부분을 갈아엎으면서 속도를 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근데 또 생각해보면 이야기 구조상 어쩔 수 없이 들어가야 하는 전형적인 장면들도 많을 것 같긴 하지만요 ㅜㅜ
2. 전쟁, 신비와의 소통, 미르와 깡철이의 대결에서 터지는 인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소재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흐흐 탐욕) 매력있는 캐릭터들을 만들고 그걸 어필할 수 있도록,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겠습니다 ㅜㅜ
3. 사실 이건 일찍 읽어주신 분들께 송구해지는 부분인데요… 자료조사를 하면서 새로 알게된 정보로 앞부분을 고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나가시’ (사실 이 단어도 제게는 옛말처럼 느껴지지만)의 옛말로 ‘낛’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것을 꽤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낛’… 뭐랄까, ‘몫’이나 ‘값’과도 느낌이 비슷해서 정겨웠습니다. ‘나가시’는 어감이 일본어 같아 괜히 근질근질 했던 차에, 더 정이 가는 단어를 알게 되니 바꾸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갈아엎어 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남몰래 수정한 앞부분이 많아서 더 죄송한 마음이… (솔직히 고백하자면 뒤에 반전을 쓰고 앞에 복선을 끼워넣는 짓도 해봤어요…)
4. 순우리말 단어가 주는 풋풋한 어감이 좋아요ㅎㅎ 모든 캐릭터들의 이름을 순우리말로 짓는 건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짓고나면 그만큼 애정도 가는 것 같아요. 피사체와 합리화 같은 단어는 분명 어색한 느낌이어서 저도 쓸 때 고민하긴 했어요… (갑자기 윤동주 시인 흉내) 당시에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쓰긴 했지만 좀 더 고민해봐야겠어요!
5. 주인공 구름은 14세로 설정되어 있는데,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어리게 잡은 것 같긴 해요. 제목인 비를 내리는 ‘소녀’가 어감이 좋아서 거기에 맞춘 것인데… (비를 내리는 처녀나 비를 내리는 아가씨는 왠지 어감이;;) 생각해보니 한 16-17세 정도로 올려도 우겨볼 수 있지 않을지…? (눈치)
6. 구름은 사극에 나오는 일반적인 여성 캐릭터에 비하면 과하게 당찬 감도 있긴 하지만, 세계관 속의 사회가 유교가 들어오기 전 남녀가 평등한 시대라서 그만큼 당당한 여성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런 사회상을 설정놀이하는 것도 나름 꿀잼인데, 예를 들어 남성의 핏줄로 이어지는 성씨 대신에 ‘도실마을의 구름’처럼 고향이 성의 역할을 하는 거에요. 그래서 이 곳에선 다들 이름을 물을 때 ‘어디의 누구냐?’라고 묻죠.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이런 사이다 같은 리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과연 구름이가 비를 톡, 톡, 톡톡톡, 톡, 톡 내릴지, 아니면 우르르 와장창 솨아아 내리게 될지!!
완결까지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너무 좋은 리뷰 감사드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