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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아침 요괴 이야기

분류: 수다, 글쓴이: 달닿, 2시간 전, 댓글13, 읽음: 28

요괴라는 존재(?) 캐릭터(?)를 언제 처음 알았을까요.

저는 기억나는 건 어릴 때 봤던 요괴인간 벰베라베로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작은 백과사전처럼 만든 요괴대백과 같은 책이 먼저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워낙 오래전이라 역시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요.

당시 그 요괴백과에는 일본 요괴들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일본에는 무슨 요괴가 이렇게 많나 싶었던 기억도 있고, 그림들이 기괴하고 무서운데 또 이상하게 계속 들여다봤던 것 같네요.

그런데 오늘 아침 뜬금없이 머릿속에

”벰베라베로“

이 글자가 스팟처럼 떠올랐습니다.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생각해보면 ”요괴인간 벰“은 만화 주인공치고는 상당히 못생긴(?) 주인공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요즘처럼 귀엽거나 멋있게 만든 요괴도 아니고 생긴 것만 보면 거의 악당 쪽인데, 오히려 인간들을 괴물이나 원귀 같은 것들로부터 지켜주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유명한 말.

“빨리 인간이 되고 싶다.”

이게 지금 생각해보면 좀 재미있습니다.

벰, 베라, 베로는 원래 자연적으로 생긴 요괴라기보다 인간의 실험으로 만들어진 존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인간이 만들어놓고 인간은 아닌 존재가 다시 인간이 되고 싶어한다는 거니까요.

그러다보니 피노키오도 생각납니다. 나무인형이 진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이야기.

또 옛날 설화나 ”전설의 고향“ 같은 데에도 짐승이나 인간이 아닌 어떤 존재가 오랫동안 수련을 한다거나, 덕을 쌓는다거나, 어떤 금기를 지키면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던 것 같고요. 구미호도 그렇고 오래 산 짐승이 사람이 된다거나 뭐 그런 이야기들.

이런 건 불교의 윤회나 업하고도 조금 연결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벰베라베로 처럼 뜬금앖이 생각난거니까요.

불교에서는 다음 생에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쪽일 테고, 그게 민간설화나 도교 같은 것들과 섞이면서 수련하면 사람이 된다, 덕을 쌓으면 사람이 된다 뭐 그런 식으로 변한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러다 또 생각나는 게 ”프랑켄슈타인“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인간이 되고 싶어했다라고 하면 조금 다른 이야기겠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가 인간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어하고, 인간처럼 관계를 맺으며 살고 싶어한다는 점에서는 묘하게 이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피노키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벰베라베로, 구미호나 오래 산 짐승 이야기까지.

전혀 다른 시대, 다른 나라 이야기인데 생각나는 대로 늘어놓고 보니 결국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이야기들이네요.

인간이 되고 싶거나, 인간에게 받아들여지고 싶거나, 인간처럼 살고 싶거나.

왜 인간이 되고 싶었을까.

뭐 아침에 벰베라베로라는 글자 하나가 갑자기 떠올랐을 뿐인데 생각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ㅎㅎ

그 뒤로 ”요괴소년 호야“도 재미있게 봤었고, 늑대인간이나 뱀파이어 나오는 영화도 좋아했고 귀신 이야기나 괴담 같은 것도 좋아했고요.

 

가만 생각해보면 저는 어릴 때부터 요괴든 귀신이든 늑대인간이든 뱀파이어든, 아무튼 인간 아닌 것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꽤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지금도 괴이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걸 보면 취향이라는 게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건 아닌가 봅니다. 

 

비오는 아침부터 벰베라베로가 떠오르더니 글 역시 뇌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였습니다.

달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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