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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슬립] G시에서 어릴 때 겪은 일들

글쓴이: 하마쥐, 2시간 전, 댓글1, 읽음: 17

지금 좀 정신이 없어서 글 이상해도 이해해주세요.

저 어릴 때 G시 북쪽에 살았습니다.

지금은 재개발돼서 동네 이름도 바뀌었는데 예전에는 거기 언덕 하나 있고, 언덕 내려가면 문방구랑 세탁소 있고 그 옆으로 좁은 골목 있었던 거 기억하는 사람 있을 겁니다.

문방구 이름이 뭐였지. 하여튼 앞에 뽑기 기계 두 대 있었고, 한쪽은 항상 고장 나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맨날 백 원짜리 넣고 고무공 뽑았습니다. 이상하게 오늘 그 생각이 계속 납니다.

고무공 냄새도 기억이 나네요, 신기하게. 약간 타이어 냄새 같은. 문방구 아저씨 손도 봤는데, 손톱 하나가 까매서, 더럽지 않나요. 너무 더러워서 ㅋㅋ

제가 그 손을 되게 무서워했거든요. 왜 무서웠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오늘 그쪽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10년만인가, 16년만인가. 동네를 지나갔어요. 동네를.

없더라고요, 문방구는. 세탁소도 없어지고 죄다 아파트였고요. 골목 하나만 남아있던데, 골목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건물 사이로 좁은 길 하나만 남아 있더라고요. 거길 다 진작에 때려 부수던가 했어야지, 그걸 왜 남겨놓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제가 어릴 때 거기로 많이 지나다녔거든요. 보자마자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친구 이름이 갑자기 기억이 안 나는데. 같은 반이었는데. 걔가 맨날 저보다 먼저 뛰어가서 거기에 우유급식 받은 거 밑에 던져놓고 기다렸거든요. 저는 존나 개 씨발놈이.

제가 느렸어요. 그럼 걔가 거기 끝에서 씨익 웃더라고요. 막 깔깔거리고. 더럽게 침 튀기고. 이상하네. 얼굴은 기억 안 나는데 웃는 건 기억나네요.

오늘도 누가 거기 서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멀리 있어서 얼굴은 안 보였고요. 그냥 골목 끝에.

제가 좀 쳐다보니까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별 생각 없이 따라갔습니다. 왜 따라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기부터 기억이 좀 이상합니다. 아예 기억이 없는 건 아닌데 순서가 안 맞습니다. 제가 골목을 걷고 있던 것도 기억나고, 누가 제 뒤에서 노래를 막 부르더라고요 ㅋㅋ 어릴 때 살던 집 현관 비밀번호도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뭐더라, 지금은 또 가물가물한데.

그 집은 15년 전에 이사했는데. 그리고 친구가 울던 것도 생각났습니다. 이건 오늘 일이 아닙니다. 옛날 일입니다.

아마 초등학교 때. 걔가 울면서 저한테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싫다고 했죠. 또 우유급식 던져놓을라고? 절대 안 되지 웃으면서. 제가 그 때는 막 웃으면서 놀렸죠. 복수하려고. 그날 골목에서 뭔가를 봤던 것 같은데 그게 기억이 안 납니다.

이상한 냄새만 기억납니다. 고무공 냄새? 여기까지 쓰니까 좀 토할 것 같네요. 잠깐 화장실 갔다 왔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제 집 아닙니다. 이걸 먼저 써야 할 것 같아서 씁니다. 저 여기 어떻게 왔는지 모릅니다.

골목 들어간 것까지 기억나고 그다음에는 여기였습니다. 처음 정신 차렸을 때는 거실 바닥에 앉아 있었습니다. 앞에 사람이 한 명 누워 있었고요.

제가 여기 오기 전까지는 멀쩡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편의점도 갔고 버스도 탔습니다. 저를 본 사람이 있을 겁니다. 이 글도 지금 제가 쓰고 있는 겁니다. 그냥 그걸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근데 제가 이 사람을 모릅니다. 진짜 아예 본 적이 없어요. 아까 신분증을 봤는데 이름도 처음 보는 이름이었습니다. 근데 생일을 보니까 저랑 동갑이더라고요. 그리고 하나 더 기억났습니다. 제가 걔를 처음 만난 적이 없습니다. 뭔 소리지.

아까부터 현관 밖에서 발소리가 납니다. 왔다 갔다 합니다. 경찰이면 좋겠는데 제가 아직 신고를 안 했으니까 경찰일 리가 없겠죠. 손이 안 움직입니다.

밖에 누가 웃는다

문 열지 마세요

혹시 이 글 보는 사람 중에 여기 어딘지 아는 사람 있으면

아, 미친 새끼 또 왔네

입 벌려봐 ㅋㅋ

하마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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