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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노르바 작가 98편 中 단 맛 4편

분류: 작품추천, 글쓴이: K Rimmer, 3시간 전, 댓글49, 읽음: 44

우선 이 글은 정식 비평이 아닌, 심심풀이땅콩, 대략적인 분석임을 밝힌다. 노르바 작가는 26년 7월 24일 현재 98편의 작품수(노르바+12년후 합산)를 기록하고 있는데, 성향 표지상 당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 작품은 총 4개다. 4/98=4.1%의 당도로서, 적절한 수준의 단 맛 포트폴리오라 할 수 있다.

당도가 극도로 높은 작품들은 작가 페이지의 작품제목 오른쪽에 햐안 얼굴+눈 하트 뿅뿅 표시가 되어 있다.

작품을 읽은 독자들이 성향평가에 ‘달달함’에 점수를 줘서, 작품의 성향이 달콤한 로맨스임을 드러낸다.

김줴 작가의 ‘우리 지금 로맨스릴러 찍은거예요’ 작품추천글에 노르바 작가는 ‘로맨스릴러는 아니지만 그냥 달달한 건 있는데…’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나는 노르바 작가의 98개 작품 중에 달달한 게 어떤 게 있을까, 어느 정도 달달함일까 하는 순수한 호기심에, 작가의 작품 중 하트뿅뿅 성향 작품 4개를 읽어보았다.

그 목록은 아래와 같다. (장편과 유료작은 시간관계상 대상에서 제외)

 

1. Green House(26.7.2)

작가의 달달한 작품 중 가장 최근작이다. 오 헨리의 단편 ‘녹색문’을 각색한 단편으로 당도는 낮은 수준이다. 담백하고 은은한 단 맛의 로맨스라 할 수 있다. 허나, 단맛 매니아에겐 이 정도로는 만족되지 않는다.

“진짜 단 것을 달란 말이오, 이가 썩을 정도(feat.@author:슬픈거북이 )로 단 것을!!”

 

2. 마녀와 마녀사냥꾼(26.5.3)

‘다섯번의 노력’ 소일장 제출작이다. 안 읽어본 작품인데, 빠르게 읽어내려가다가 중간 즈음 해독제 키스 나오는 장면에서 첫 문장으로 다시 빠꾸했다. 눈이 부릅 떠진다. ‘이거 찐이다!’ 위로 스크롤해서 처음부터 각 잡고 천천히 정독한 작품.

작가의 98개 포트폴리오 중 장편을 제외하면 달달 로맨스로는 이 작품이 원탑이 아닐까? ‘나도 이런 거 쓸 수 있어!’라고 피 토하는 심정으로, 설탕포대를 들이부었음이 틀림없다. 이 정도 당도라면 이가 모조리 썩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의 얼어붙은 심장을 녹여 물엿처럼 만들고, 빙판으로 얼어붙은 호수를 폭풍우 속 바다처럼 파도치게 만들 정도의 힘을 가졌다 평가함이 옳다. Long live the Sweet!

마녀와 마녀사냥꾼이라는 설정은 여러 상징을 함의하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의 마녀 버전으로 볼 수도 있고, 마녀와 마녀사냥이라는 게 이노센트한 피해자와 다수 가해자라는 구도 등 다층적 레이어로 해석이 가능한 수작이다. 이 작품에 아직 리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달달하면서 위험한 러브라인이 중심에 보석처럼 촘촘히 박혀 있는 아름다운 작품인데 말이다. 이 작품을 읽지 않은 채 브릿G에서 글 꽤나 읽었노라 말하는 이가 있다면 필시 그는 허풍쟁이나 광인일 것이다. 시엔과 루하, 이 두 사람의 종족과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후유증은 꽤 길 것 것 같다. 강추.

 

3. 역린 (26.2.1)

21매 짜리 단편. 여성 드래곤과 인간 남자와의 로맨스 이야기다. 당도는 ‘마녀와 마녀 사냥꾼’에 비하면 다소 낮으나 꽤 로맨틱한 작품이다. 통상 남성적인 드래곤과 인간 공주 간의 러브라인을 그리는데, 작가는 클리쉐를 반대로 비틀었고, 여기서 파생된 작품이 ‘존재감없는 마을 서기였는데 드래곤 여왕님에게 납치되었습니다’라는 장편이 되었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아마 저 작품은 장편이므로, 상당히 달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인물들의 감정 빌드업도 조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편은 이 소고에서는 분석 대상이 아니므로 추후 읽어보기로 한다.

 

4. 칼끝에 맺힌 사랑 (26.1.14)

시기상으로 작가의 포트폴리오 중 최초로 출현한 달달 로맨스이다. 퓨전무협이고, 무공의 고수인 귀족 부부가 10년 동안 매일같이 무공으로 대결한다는 이야기. 나는 읽으면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2005)’가 떠올랐다. 읽는 내내, 그런 상상을 했다. 에드워드 백작과 백작부인 비비안이 식사중 포크와 나이프를 던지고, 검을 들고 저택을 때려부수며 싸우다가, 비비안이나 에드워드가 팔이나 어깨에 칼을 맞고 쓰러지자, 다른 한 쪽이 무기를 버린 채 뛰어와 파랗게 질리며 끌어안는 장면. 그런 상상을 했는데, 끝까지 주구장창 싸우다가 끝나는 걸 보고 약간의 허탈감과 배신감을 느꼈다.

독자 평가는 달달함으로 평가되어 있지만, 솔직히 아쉽다. 작가의 달달함에 대한 내성은 시기적으로 1월 이 작품에서부터 서서히 시작해서 5월 ‘마녀와 마녀사냥꾼’에서 끝지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측한다. ‘나는 달달한 로맨스는 오그라들어서 못써요’라고 말하는 작가가 있다면 서서히 달달함을 키워가며 달달함에 대한 내성을 키워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작가는 작품 속에 어두움, 광기, 경쾌함, 발랄함, 힐링, 참신함 등 다양한 감정 재료들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연히 달달함도 그 재료 중 하나다. 달달함을 많이 넣어야 할 땐, 독자의 이가 썩을만큼, 독자의 심장이 녹아 흐물거릴 정도로 듬뿍 넣을 수 있어야 한다.

할 수 있는 것과 오그라들기 때문에 나는 못한다 하는 건 다르다. 오그라들기 때문에 못하는 건, 할 수 있는데 안 하는게 아니고 그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 스스로 창작의 영역을 좁히는 것이다. 달달함이라는 재료를 마음껏 다루지 못하면 시장과 독자의 절반을 포기하고 시작하는거나 다름없다. 로맨스가 없는 스릴러, 로맨스가 없는 SF, 로맨스가 빠진 호러, 로맨스 없는 판타지 등 순수하게 그 장르만의 맛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좋다. 다만 거기에 로맨스 한 두어 스푼을 추가하고자 할 때, 아, 이런. 나는 이거 오그라들어서 못 하는데, 어쩌지? 하고 우물쭈물한다면…그건 좀 거시기하다. 미리 달달함에 내성을 키우고 내공을 키워두는 게 좋지 않을까?

노르바 작가도 처음부터 달달한 로맨스에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류의 로맨스를 많이 읽어온 독자라 하더라도, 그걸 직접 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작가는 ‘칼끝에 맺힌 사랑’에서 시작해서 ‘역린’으로 가면서 조금 당도를 높여봤고, ‘마녀와 마녀사냥꾼’에서 작정하고 극한에 도달했다. 그때 설탕 신공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는 내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4번 그린하우스에서는 당도가 낮아졌는데 이것은 작가의 의도이고 선택일 것이다. 나 이 정도 단 맛까지 써봤어, 라는 자신감에서 오는 절제의 미라 할 것이다.

 

노르바 작가의 최고 달달한 맛 단편 로맨스는 “마녀와 마녀사냥꾼”이라는 작품으로 보인다. 혹 여기 다뤄지지 않았던 작가의 다른 단편이나 장편 중 이것을 뛰어넘는 작품이 있다면 부디 알려주시기 바란다.

 

From Danger Mania.

K Ri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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