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에 담긴 개성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갑자기 뻘글이 떠오른 쿠쵸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을 써왔고, 꽤 오랜 시간 글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부러운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문체가 곧 명함과 같은 분들입니다.
아니, 이건 적절한 비유는 아니겠군요. 색, 또는 향수. 그렇군요, 향이 가장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유독 특유의 향이 분명한 글을 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몇 문장만 읽어도 아, 이 분 뭐 쓰시지 않았나? 이 분 글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이전에 뭐 좋아하시지 않았었나? 그쪽에서 활동하셨나? 라는 생각이 들고, 이 분이 쓰는 글의 느낌을 어렵지 않게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요.
개인적으로 보물같은 분들을 적지 않게 봤고, 부럽고 질투가 나면서도 와 진짜 좀 더 써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일단 제가 본 분들은 빛과 어둠이 매우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었네요. 문장 하나 하나 읽을 때마다 가슴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송곳 찌르듯 날카롭게 아픈 분들도 있고, 당장 공기를 꽉꽉 채워넣은 투명한 탱탱볼마냥 마구 튀어다니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롤러장 미러볼마냥 반짝반짝 빙글빙글 돌아가면서도 색채가 풍부하고 유쾌한 분들도 있고요.
빛 분류에 속하는 분들 중에는 개그감이 남다른 분들도 계신데, 그런 글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육성으로 웃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한 문장으로 사람을 웃기지? 단편을 쓰려다 장편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저로서는 몹시 부러운 일입니다.
제게 글은 아이디어를 만지고 들을 수 있도록 충분히 구체화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제 감정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는 것이죠…ㅋㅋㅋㅋ
그래도 지금까지 써온 글에 있어서 어떤 통일성이라고 부를 만한 게 있다면, 깊은 외로움을 가진 사람이 어찌어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패턴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건 문체는 아니고 풀어내는 방식이나 묘사에 가깝기는 합니다.
이전에는 워너비 문체가 있었고, 그런 문체를 가진 분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원망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내가 흉내낸다고 해서 저 사람 되겠나(체념)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뭐 이런 글이라도 누군가는 읽어주겠지, 한 사람이라도 읽어는 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만의 개성이 좀 있으면 좋겠다, 이름표 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다들 워너비 문체가 있으신가요? 본인의 문체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