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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가 달리는 글. 안 달리는 글. 그것이 알고 잡다.

분류: 수다, 글쓴이: 슬픈거북이, 8시간 전, 댓글22, 읽음: 55

자게가 한 때 리뷰로 불탔던 적이 있었습니다.

리뷰에 관한 여러 작가님들의 이야기들이 있었는데요.
사실은 그걸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왜 내꺼엔 잘 안 달아주는 건데?!” 라고 말이죠.

하하하하하.
맞습니다. 전부 저의 피해의식입니다.
맞습니다. “모두가 나를 바라볼꺼다.” 와 같은 큰 착각 때문에 보이는 행동인 셈이죠.

아무튼, 중요한 건 이겁니다.

저는 거기서 생각했습니다.
어떤 작품엔 리뷰가 잘 달리고, 어떤 작품엔 잘 달리지 않는다. 그 가운데에 분명 뭔가 법칙이 있을 것이다! 라고.

무슨 이유일지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좋습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이를 검증하느냐인데.
감으로 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과학적으로 밝혀내야 할 일입니다.

데이터 베이스.
그렇습니다. 표본집단을 두고, 그에 따른 통계가 있어야 이 법칙성을 밝힐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여기 그런 건 없군요.
아쉽지만, 처음부터 가로 막혀 이 방법은 어려울 것만 같습니다.

흐음. 맞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순 없죠.

통계라는 기반이 없다면, 남은 건 연역적 추리. 아니겠습니까?

“리뷰가 안 달리는 작가 = NA = aka 슬픈거북이”의 케이스를 들어 오늘은 가설 설정단계 까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가설]

1) 에고가 강한 글에는 리뷰가 잘 달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리뷰어 입장에서는 작품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자의식과 싸워야 하는 기분이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안에서 “나는 이렇게 똑똑하다”, “나는 이렇게 깊다”, “이 장면은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는 압력이 강하면, 리뷰어는 쉽게 말을 꺼내기 어렵습니다.

칭찬을 하자니 작가의 에고에 기름을 붓는 것 같고, 비판을 하자니 정면충돌이 될 것 같고, 결국 가장 안전한 선택지는 침묵이 됩니다.

그러니까 에고가 강한 글은 못 쓴 글이라기보다, 리뷰어에게 심리적 거리감을 주는 글일 수 있습니다.

2) 작가가 비호감인 경우 잘 달리지 않는다.

이건 너무 당연해서 논증할 가치도 없을지 모릅니다.

리뷰는 기본적으로 품이 많이 듭니다.
읽어야 하고, 생각해야 하고, 문장으로 정리해야 하고, 혹시라도 작가가 상처받지 않게 표현까지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작가가 평소에 비호감이라면?

리뷰어는 굳이 그 품을 들이고 싶지 않을 겁니다.

작품과 작가는 분리되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완전히 분리되지 않습니다.
특히 커뮤니티 안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리뷰는 순수한 문학 행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호의이기도 하니까요.

3) 작품이 난해하거나, 어려운 경우 잘 달리지 않는다.

난해한 작품은 리뷰어에게 부담을 줍니다.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도, “내가 이걸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라는 불안이 생깁니다.
비판하려고 해도 “혹시 내가 못 알아먹은 건 아닐까?” 싶고, 칭찬하려고 해도 “이 표현이 너무 얕은 감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리뷰를 쓰려면 작품을 다시 읽고, 구조를 정리하고, 의미를 해석해야 합니다.

그 순간 리뷰는 감상이 아니라 숙제가 됩니다.

그래서 난해한 작품은 읽는 사람은 있어도, 리뷰를 쓰는 사람은 적을 수 있습니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틀릴까 봐 무섭기 때문입니다.

4) 작품이 재미없는 경우 잘 달리지 않는다.

이것도 슬프지만 단순한 이유입니다.

재미있는 작품은 뭐라도 말하고 싶어집니다.
“이 장면 좋았다”, “이 인물 좋았다”, “이 전개 미쳤다”, “다음 화 궁금하다”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반대로 재미없는 작품은 감상이 생기지 않습니다.

좋은 점을 억지로 찾기도 어렵고, 나쁜 점을 말하자니 굳이 상처를 주는 것 같고, 그렇다고 침묵을 깨고 나설 만큼 강한 문제의식도 생기지 않습니다.

정말 나쁜 글이면 오히려 비평할 말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매하게 재미없는 글은 가장 위험합니다.

분노도 없고, 감탄도 없고, 질문도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창을 닫게 됩니다.

물론 이 네 가지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입니다.

더 무서운 가능성도 있습니다.

1번부터 4번까지가 각각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작품 안에서 동시에 작동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에고가 강하고,
작가는 비호감이고,
작품은 난해하고,
심지어 재미까지 없다면?

그때 리뷰어는 조용히 뒤로가기를 누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그 모든 가능성을 겸허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FINAL. 이제 저 자신에게 적용해보겠습니다.

이 연구에는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합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 뿐 아니라, 리뷰가 잘 달리는 법도 연구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 여러분의 사례를 모으고, 연구한다면 비밀이 밝혀지지 않을까요?

자기가 바라보는 주관과 타인의 객관이 맞부딪치면서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을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부끄럽지만, 여기 제가 생각하는 제 글에 리뷰가 안 달리는 이유를 먼저 주관적으로 분석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1) 에고가 강한 글… 볼 것도 없이 패쓰~ 음울하고 열등감 덩어리인 저에게 에고란 당치도 않습니다.

2) 비호감… 음. 이건 꽤 유력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 제 못생긴 얼굴이 드러나지는 않으니… 흠… 아슬아슬하게 허용범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리뷰가 안 달리는 이유. 그것이 제 비호감 때문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3) 작품이 난해하거나 어려운 경우. 흠… 패쓰~ 여기 글 대부분이 저보다 난해하고 어렵습니다. 저의 조악한 지성으로는 성립하지 않는 말이니 언급할 필요도 없는 말이군요.

문제는 이렇게 되면…

남는건 4번인데…

4) 작품이 … 재미가 없다… 흠…

……

.

똥이 아니야! 이건 글이라고—!!!

슬픈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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