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입니다. 다들 대체 어떻게 연재를 하시는 겁니까?
여러분.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그냥 관용구로 아실 분들이 많을 텐데, 오래전 한 정치인이 기자 인터뷰에서 영어로 나온 회의 결과, 그러니까 total crisis를 우리말로 옮기며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총체적.
난국.
두 단어인데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엄청나게 수려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곳에 문제가 중첩되고, 원인도 복잡해서 정리조차 안 되는 상태.
속칭, 이번엔 여기에 내글구려병이 심하게 왔습니다.
(어느 분이 지으신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명작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제 증상을 두서없이 막 적어 봅니다.
어느 작가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다독과 다상량이 기본이고 중요하다고.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 두 개가 거의 없는 늦깎이라, 어떻게든 벌충하려고
요즘 다른 작가님들 글을 더 읽고 있는데, 내글구려병 증상이 어째 점점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소설은 아무나 못 쓰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무슨 용기가 난 건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그냥 웹소설 사이트에서 본 대로 시작했습니다.
연재라는 게 뭔지도 잘 모르고,
장편 호흡이 뭔지도 잘 모르고,
일단 쓰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썼습니다. 그게 바로 대책없는 제 유일한 연재지요.
근데 한 달 반, 대략 15화 정도에서 현타가 오더라고요.
당연하죠.
기본적인 계획도, 시놉시스도 없이 그냥 무턱대고 썼으니 그럴 수밖에요.
글은 말해 뭐합니까. 처참하기만 하죠.
그런데 세상에는 짧은 이야기도 있구나, 라는 걸 알고 궁금해서 한번 써 봤습니다.
끝이 금방 나오는 게 좋았습니다.
그냥 바로바로 되는 게 좋더라고요.
완결된 글의 가벼운 성취감도 알았나 봅니다.
그래서 한눈을 판다는 게, 단편을 30편 넘게 써 버렸네요.
그런데
전에는 그래도 중간중간 의무감으로 동시에 쓰던
연재글 분량도 떨어지더니,
이윽고 휴재했습니다.
지금 보니 거의 두 달이 됐습니다.
그 사이 저는 단편만 주구장창 썼습니다.
시시껄렁한 리뷰도 썼습니다.
연재에는 손이 안 가더라고요.
돌아가서 바로 쓰고 싶은데.
인생 첫 작품이라 끝은 봐야 하는데.
현실적인 제약도 들어오네요.
본업의 문제죠.
정신이 자꾸 팔려서 요즘 좀 바빠진 본업에 집중력이 약간 떨어졌습니다.
결국 이 취미도 내 “셀프 후원자”가 허락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래서 저는 요즘 연재를 꾸준히 하시는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매주, 혹은 정해진 주기마다 돌아와서 다음 화를 올리는 일.
정말 어렵고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버리지 않고 계속 끌고 가는 성실함의 문제였습니다.
저는 저 총체적 난국의 전형적 예가 되었네요.
내글구려병과 휴재 2개월과 단편의 재미와 연재작에 대한 죄책감이 한 방에 모였습니다.
자게에 부끄럽게 한탄글을 남겨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