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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쓰는 것도 휴식기가 필요한가 봅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영원한밤, 2시간 전, 댓글22, 읽음: 29

언젠가 비슷한 취지의 글을 썼던 것 같은데, 저에게 브릿G는 현실의 도피처입니다. 늘상 기록과 씨름해야 하는 현생에서 벗어나, 나만의 세계를 만든다는 즐거움과 그것을 또 독자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중독되다시피 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하루에 많지 않은 여유 시간 중에서 쓰는 시간에 할애하니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잠깐의 이동시간에도 한번에 보고 끝낼 수 있는 단편은 괜찮은데, 단번에 읽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것 같은 분량의 중편은 주저하게 되고, 연재작들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보다가도 불현듯 ‘아, 다음 이야기 구상해야 하는데.’하는 생각이 들면 집중이 흐트러집니다.

특히 브릿G의 작품들은 글의 밀도도 높은 작품들이 많아서 깊게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흥미롭게 읽다가도 한번 이런 생각이 들어버리면 멈칫하게 됩니다. 어쩐지 그 작품의 작가님한테 미안한 마음도 생기고 ‘차라리 나중에 다시 와서 제대로 읽자’고 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요즘입니다.

 

하나의 연재를 끝내기 전에 새로운 세계관을 짜는 것이 좋아서 신나서 또 다른 연재를 시작해 버린 것이 가장 큰 패착인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이런 이유로 휴재만큼은 죽어도 하기싫어서 과부하가 걸려버린 느낌입니다. 소일장 참여는 놓치지 않겠다는 욕심도 버리지 못해서 더욱 그렇습니다. 원래 이렇게 목표에 집착하는 성격이 아닌데 이상하게 브릿G에서만큼은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동시에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하나만 연재할 때는 또 가능했던 것 같은데 연재작이 2개 되니까 맘먹은대로 안 됩니다. 물론 현생이 바쁘다는 것도 있지만 그건 늘 그랬던 것이고, 에이징이슈도 있는 것 같고ㅋ 온 정신이 연재중인 작품에 뺏겨서 집중해서 작품에 빠져드는 즐거움마저 영향을 받으니 이건 뭔가 문제구나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를 포함해서 브릿G를 커뮤니티로서 활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읽기와 쓰기 양쪽 방면으로 정말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몇몇 분이 떠오르실텐데, 진짜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경의를 표합니다ㅋ)

 

또 한편으로는 연재작은 글을 완성해놓고 올리는 것이 아니다보니, 무의식적으로라도 모방하게 될까봐 좀비물과 중세풍판타지물은 의도적으로 안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 강풀 작가가 선배 만화가들에게서 ‘넌 다른 작품 읽지 마라.’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인터뷰를 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무슨 의미인지 알겠더군요. 좋은 것은 차용하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라, 이미 머릿속에서 던전앤드래곤과 반지의제왕과 드래곤라자를 최대한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든 영향을 받지 않을 자신이 없습니다.

 

아래 게시물에 장편연재물은 다 쓰고 퇴고하느냐 – 올리면서 쓰느냐 질문이 있어서 흥미롭게 봤고 댓글도 달았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는 시기와 읽는 시기를 나눌 필요도 있겠구나’-하고 말입니다.

작품을 완전히 구상하기 전까지는 마구마구 읽고 즐거워하고 내 것으로 흡수하고, 다시 오롯이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작품을 구상해보는 시간을 따로 가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먼저 쓰고 있던 연재작을 완결하면 새로운 연재작을 늘리지는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이래서 다 써놓고 연재를 하시는 경우가 더 많은가 싶기도 했네요.

 

모처럼 휴일에 컴퓨터에 앉을 시간이 나니 이런 저런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는데, 브릿G를 이용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작가이면서 독자이시니, 다른 분들은 또 어떠신지 궁금해졌습니다.

 

(읽는 시간을 위해서) 쓰는 것을 잠시 휴식하는 시간을 두시는 편인가요?

영원한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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