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보내는 기록] 소일장 종료
8월의 소일장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벌써 9월이네요!) 열세 분의 작가님께서 참여해주셨어요 브릿G에서 지원해주신 코인을 더해 리워드를 전달해 드렸습니다. 혹시 누락된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세요.
석월 작가님의 <장부국에서 보내는 편지>는 한 명의 시조로부터 시작된 어느 나라에 대한 기록입니다. 장부국의 동태를 살피러 잠입한 인물이 보내는 편지 형식이지요. 장부국이라는 독특한 국가의 모습 뒤에 무서운 비밀이 숨어 있었어요.
선연 작가님의 <당신의 슬픔은 아무도 모른다>는 조각가와 화가의 만남을 다루고 있습니다. 몸이 조각처럼 부서지기 시작한 인물과 죽음을 준비하는 인물의 교류가 긴장감 속에 그려지지요. 과거의 만남을 회상하는 편지로 시작되는 글이었어요.
OriginCode 작가님의 <블랙홀 슬링샷>에서 인류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납니다. 먼 옛날 지구를 떠난 이들의 후손이 보내온 것으로 추정되는 신호를 따라서요. 불완전한 메시지를 따라 도착한 곳에서 인류는 놀라운 진실을 마주해요.
hyeona 작가님의 <우리는 그렇게 소나무처럼>은 안드로이드가 그의 인간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였어요. 고향을 떠나며 자신의 설계사마저 잃어버린 안드로이드는 압둘라라는 인물을 자신의 ‘고향’으로 여기지요. 그는 친구에게서 무엇을 발견하고, 또 추억하는 걸까요?
매미상과 작가님의 <앵무새의 조언>은 수연과 현수, 두 친구 사이가 AI로 인해 변화를 겪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분명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채팅인데 어느새 AI와 진짜 인간을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긴장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는 글이었어요.
무락 작가님의 <메아리가 돌아오는 계절>은 신화적 광경을 담고 있는 글이었어요. 금지된 땅을 탐사하는 인물들은 어떤 ‘소리’를 듣습니다. 언어가 아닌, 순수한 소리 그 자체였어요. 짧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단편이에요.
소금달 작가님의 <아버님 전상서>는 고향 땅을 떠나온 김판수의 편지를 담은 글이에요. 성남출장소에서 근무하며 성남 땅으로 이사 온 사람들의 일상을 접하게 돼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다 김판수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는 이 정보가 그간의 불효를 씻고도 남는다고 당당히 밝힙니다. 신도시 개발 전 성남에서 그는 무엇을 발견했을까요?
jpearl 작가님의 <사랑의 형태>는 인간의 일을 대신하게 된 안드로이드의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의 일을 성실히 대신해 온 안드로이드가 문득 자신의 감정을 자각합니다.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관계를 바꾸어버릴 행동으로 이어지지요.
기록관리인 작가님의 <노바테라에서 쓴 편지>는 지구를 떠나온 한 인물이 외계 생물체와 만나서 나눈 대화를 담고 있어요. 소통이 불가능했던 외계 생물체는 어느새 인간의 언어를 습득하고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복잡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돼요. 두 존재의 만남이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글이었어요.
플러츠렛 작가님의 <세 통의 편지 묶음>은 낯선 세상에 떨어진 ‘영웅’의 편지를 담은 글이에요. 그는 전쟁에서 살아남고 대륙의 승리를 이끌었지만 여전히 고향을,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평범한 인간이기도 합니다. 집으로 돌아갈 날은 요원하지만 편지만은 고향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해요. 그의 편지는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요?
비인간혁명 작가님의 <우타로>는 떠난 사람을 추억하며 제주도를 여행하는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안드로이드, 그것도 연인이었던 연진의 배우자인 우타로가 찾아오자 주남을 찾아옵니다. 이들의 여정은 연진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연진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무엇을 전하고 있을까요?
적사각 작가님의 <다이빙>은 지구에 내려와 처음으로 다이빙에 도전하는 르희의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우주가 아닌 바다를 유영하며 상념에 빠져들어요. 난생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 게다가 까딱 잘못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일 앞에서 르희의 마음은 계속 누군가를 떠올리는데요. [비가 심하게] 소일장 참여작인 <타이밍>과 함께 읽으면 재밌는 글입니다.
심설 작가님의 <배우의 삶>은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요. 오직 배우들만이 살고 있는 섬에 배우가 아닌 가족이 찾아오는데요. 재즈가 흐르는 바에서 오로시와 피오스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가벼운 일상 이야기로 시작된 대화는 어느새 섬의 비밀을 드러내기 시작하지요.
소일장 기간 이전에 올라왔지만 석하 작가님의 <일상의 끝> 또한 주제에 잘 어울리는 글이었어요. 지구를 공격하는 적들과 맞서 싸우는 병사의 기록입니다. 지구를 공격하는 이들은 대체 누구인지,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의외의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나의 주제에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죠. 사람의 연상 작용이란 참 놀라운 것 같아요. 뭔가 하나를 보고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른 것을 떠올릴 수도 있으니까요. 제시어를 보고 떠올린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환영이랍니다. 다음 소일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