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일장 개최 안내 (2025/08/15~2025/08/30)
8월입니다. 장마가 끝났나 했는데 다시 비가 무섭게 쏟아지네요. 다들 비 피해는 없으신지 걱정이에요. 독서는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는 활동이지만 날씨에 따라 기분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지요. 눅눅한 공기 때문에 기분이 축 가라앉기도 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괜히 더 기분이 좋아지곤 해요.
저는 최근에 마리-헐린 버티노의 <외계인 자서전>을 읽었어요. 귀뚜라미 쌀 행성의 외계인이 아디나 조르노라는 이름의 지구인으로 태어나요. 아디나는 그가 떠나온 행성을 위해 지구의 정보를 수집합니다. 평범한 인간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자라나는 아이의 시선에서 관찰하고 팩스(!)로 전달합니다. 그의 상관들에게 보고하는 것이지요.
그것은 두 행성이 책상다리로 꼬고 앉은 것과 같았다. 천문학적으로 중대한 두 개의 사건이 동시적으로 발생했다. 보이저 1호의 출발과 아디나 조르노의 도착. 이른 출생, 오래된 신문처럼 바랜 노란빛 피부. 보이저가 신문처럼 새로운 소식을 가져오기 위한 존재라면, 이 아기는 그것들을 수집하기 위한 존재다. (마리-헐린 버티노, <외계인 자서전>, 16쪽)
아디나가 떠나온 행성의 이름은 영어로 대응할 표현이 없다. 대강 말하자면, 쌀이 담긴 접시에 귀뚜라미가 껑충 뛰어들 때 나는 소리의 단어다. 그녀는 인간에 대해 기록하기 위해서 지구로 보내졌다. 이 문제 많은 행성으로부터 몇 세기 떨어진 곳에서 은은히 빛나는 ‘귀뚜라미 쌀 행성’에 사는 그녀의 종족에게 그 기록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리-헐린 버티노, <외계인 자서전>, 34쪽)
평범한 아이로 태어났지만 그의 기원이 먼 우주에 있는 이상, 아디나의 삶은 평범하지만은 않아요. 이방인의 시선에서 세상을 보고, 배우고, 관계를 맺게 되니까요. 지구에 파견된 정보원은 아디나 하나 뿐인 걸까요? 아디나는 수많은 지구인들 사이에서 평생을 외로운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 걸까요?
아디나의 인생, 가족과 생활하고 우정을 맺고 사랑을 찾는 삶 속에서 그는 언제나 자신의 다름을 자각할 뿐입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다고 느껴요. 그렇게 낯설기만 한 지구의 생활을 기록한 결과가 <외계인 자서전>입니다.
그녀에게 상관들은 언제나, 눈으로 본 적도 없이 믿어야만 하는 종교와 같았다. 그녀는 전염병이나 화학전쟁, 혹은 철학전쟁 같은 것이 자신의 고향 행성을 파괴하여, 다중 영혼을 가진 그 친밀한 존재들을 모두 쓸어 가버렸을까 봐 두렵다. 그녀는 자신이 보낸 팩스들이 누구에게도 읽히지 않은 채 그 행성의 텅 빈 복도 끝, 안내 데스크 옆의 빈 사무실에 있는 플라스틱 팩스 받침대 위에 조용히 놓인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이 풍경도 인간적 개념으로 만든 상상일 뿐이다. (마리-헐린 버티노, <외계인 자서전>, 400쪽)
<외계인 자서전>은 인간의 경험을 탐색하는 외계인의 보고서이자, 한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는 전기였어요. 아디나는 무엇에 성공하고 또 무엇에 실패했을까요. 아디나의 보고서는 귀뚜라미 쌀 행성의 상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요. 마지막 임무를 앞에 두고, 아디나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봅니다. 그는 외계인이었고, 인간이에요.
낯선 세상에 보내져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여요. 보고서를 작성하는 인물은 누구이며, 보고서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가 떠나온 세상과 새로 만난 세상은 어떻게 다를까요? 보고서는 누구에게 전해질까요?
이번 소일장의 제시어는 ‘고향에 보내는 기록’입니다. 지구의 일이어도 좋고, 지구가 아니어도 좋아요. 우주까지 가지 않고 지구상의 여러 나라들을 배경으로 해도 물론 좋겠지요. 제시어가 본문에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으니 자유롭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간은 8월 15일부터 8월 30일이 끝나는 밤 12시까지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시어: 고향에 보내는 기록
분량: 5매 이상
기간: 8월 15일 ~ 8월 30일 밤 12시
장르 및 형식 자유
*참여해주신 분들께 소정의 골드코인을 드립니다.
*참여 후 댓글로 작품 숏코드를 달아주세요.
*참여 리워드는 소일장 종료 후 일괄적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다른 소일장과 중복 참여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