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북클럽] 모르는 사냥, 모르는 사냥꾼
“아무도 몰라요, 잡았는지 잡혔는지.”
[리뷰]
무책임한 말투를 떠올리게 하는 첫 문장이 호러 판타지 <모르는 사냥, 모르는 사냥꾼>의 첫 시작입니다. 가급적 책 속 글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건 삼가야 하는데, 저는 물론이고 독자 전체가 이 첫 문장을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되더라고요.
그 이유는, 작가님께서 이 책을 주위 사람들이나 리뷰를 달 때 꼭 첫 문장을 먼저 언급해달라고 마지막글에 쓰셨거든요.
그래서 책을 읽은 독자들은, 무조건 리뷰글을 쓰기 위해 앞의 첫 문장을 무조건 리뷰 앞에 써놓죠. 제가 쓴 것처럼 말이죠.
이 판타지 소설은 가상 세계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어린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독을 가진 육식성 식물 요괴를 사냥하면서 겪게 되는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인 배경은 산과 숲이죠.
어린 소년이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소년과 아버지 모두의 상황을 암시하는 문장은 숨긴 뜻이 다양합니다.
신비함 보다는 신비함을 가장한 으스스한 호러 분위기가 더 셉니다. 그렇다고 잔인한 표현들로 가득한 글이냐, 그건 또 아닙니다.
책의 공포감을 올리는 건 의외로 단출하고 짧은 문장들입니다. 작가님께서 복잡한 글을 쓰지 않되 묵직한 공포를 문장에 담아내는 글을 더 건호하셔서 책은 전반적으로 짧으면서도, 굵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것 같은 무서운 상황이나 연출이 마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사실적이라는 것이죠.
두려움의 묘사, 찝찝한 공포, 흐드러지다가 축축해지는 수많은 식물 요괴들.
상당히 재밌게 읽었었어요. 리뷰 앞에 문장을 써놓는 것만으로, 독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 빠져들게 하는 문장이라서, 전 더 좋은 것 같아요. 공포와 탄탄한 세계관이 합쳐진 장르를 원하시는 독자 분들이라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완독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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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 정말 마음에 들어.
사냥하려면, 사냥감이 좋아하는 미끼를 풀어야 할까 고민했는데, 공포와 글에 환장하는 인간들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첫 문장은 좋은 미끼지. 활자와 글을 읽거나 만지거나 듣는 순간 내가 푼 독의 향에 취해서 내가 있는 곳으로 몰려올 테니, 얼마나 편해.
왜 이 방법을 아무나 써내지 못하는지 몰라.
소년과 아비는 이미 죽었어.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거든. 주인공? 주인공은 무슨. 조금 더 머리 잘 쓰고, 조금 더 부지런하고, 조금 더 겁이 없었을 뿐인데, 인간들은 그걸 보고 감탄하지.
죽어가려고 하는지, 살아내 보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참.
참.
참.
참.
참.
참.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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