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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북클럽]’상동 병원에 대해 아시는 분 답글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 보신 분 계신가요?

분류: 책, 글쓴이: 태윤, 5시간 전, 읽음: 13

수원에 있는 중고책 서점에 갔다가 발견한 요상한 택이 있어서 브릿G 여러분들과 공유해려고 합니다. 일단 꿀이라도 발라놓은 듯한 검붉은 표지에 아무 것도 씌어있지 않고 두 페이지를 펼쳐야 제목이 나오는 독특한 표지 디자인에 끌려서 펼쳐 본 작품인데요, 내용 또한 약간 꺼림칙해서 혹시 브릿G의 유명한 다독가 독자분들 중에 읽어보신 분이 계신가 해서 글 올려봅니다.

내용을 보기도 전에 느낀 건 책의 인쇄 상태나 삽화 같은 부분이 매우 조잡합니다. 요즘 아무리 작은 출판사에서 제작을 한다 해도 이 정도 퀄리티가 나오기 쉽지 않은데, ‘도대체 언제적 책이길래 상태가 이런가’ 하고 뒤부터 봤더니 출판사 이름이나 초판 인쇄일도 나와있지 않네요. 예전에 많이 나오던 일본 소설 해적판인가 싶기도 해요. 그래도 내용은 그럭저럭 볼 만한 것 같습니다.

줄거리는 주인공이 어느 커뮤니티 게시판에 남긴 글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어느 날부터 자꾸 머리가 아프고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착각하거나 밥을 먹다가 자기가 왜 여기에 있는지 기억이 안 나는 등의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된 주인공은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충동적으로 눈 앞에 있는 병원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곳이 바로 상동 병원이라고 합니다. 10층 정도 되는 큰 건물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이상하다 싶던 차에 데스크 직원의 안내에 따라 9층의 진료실로 향한 주인공은 왼쪽 눈에 의안이 박힌 의사를 만나 간단한 진찰을 받고 문진도 진행한 후 약을 받아 귀가합니다. 그런데 집에 오니 뭔가 이상합니다. 책상위에 아침에 두고 간 지갑이 있었던 겁니다. 자동 결제 앱도 쓰지 않는데 진료비와 약값은 어떻게 냈지? 하는 의문을 가지려는 찰나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두통에 병원에서 준 약을 삼키고 난 주인공은 오랜만에 숙면을 취하게 되죠.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 발생합니다.

스포 방지를 위해(이미 지나치게 떠든 것 같긴 합니다만) 여기까지 해야겠네요. 이후의 내용은 주인공의 경험담을 본 후 커뮤니티의 다른 사용자들이 상동 병원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담이나 주인공의 이야기에 대한 비판을 댓글로 달고 거기에 또 다른 경험담이 추가되면서 이어지게 됩니다. 독특한 점은 주인공의 글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 예전의 다른 글에서 상동 병원의 흔적을 찾아내는 부분입니다. 몇 년 전 임신 검사를 받고 왔다는 한 여성의 글이라던가(여성은 그 이후로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최근 오래된 10층 건물로 대형 냉동고 설치를 하러 갔던 중년 남성의 이야기 등이 발견되면서 모든 글의 중심에 상동 병원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메디컬 스릴러나 병원을 소재로 한 호러물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에피소드 하나 하나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은 디테일입니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와 댓글들이 언제부터인가 주인공에게 뭔가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약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더 이상의 내용은 밝히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이미 너무 많이 떠들었네요) 서점에서 발견하신다면 한 번 쯤 들여다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최근 작품은 아닌 것 같으니 중고 서점에 있으려나요. 혹시 제본 상태 괜찮은 책을 발견하신다면 댓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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