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비공개였던 소설을 다시 공개했습니다.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조현아, 20시간 전, 댓글2, 읽음: 64

안녕하세요, 자유게시판은 늘 들르는데 글은 참 오랜만에 써보네요.

이전에 단편 여러 개를 비공개했었는데, 이제는 다시 공개해도 될 것 같아서 공개하는 김에 많이 고쳐서 재공개 했습니다.

소설이 많고 올린지 오래된 작품이 있는만큼 간단한 소개와 잡담도 덧붙일게요.

 

‘혁명기 액받이 무녀’는 브릿G활동을 시작할 때 처음 올린 소설입니다. 대형마트에서 알바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제 필명인 ‘삶이황천길’도 이때 경험에서 온거랍니다) 에세이 같은 느낌으로 쓴 소설인데, 편집부 추천작으로 올라 ‘미래상 속에서 서사의 새로운 주체를 새롭게 발굴’했다는 추천사를 받아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첫 작품이 편집부 추천작으로 올랐던 게 아직까지 창작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어요.

 

‘1호선의 브레히트’는 이번 수정 작업에서 정말 많은 부분이 고친 소설입니다. 1호선을 타다보면 어느날은 지하철 행상인을 다섯번씩 마주치는 날도 있는데, 이분들이 문득 배우로서 엄청나게 단련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되었어요.

여담이지만 동인천의 배다리 15분 연극제는 실제로 있는 행사이고, 주최자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 소설에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단편집으로 엮이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감사 인사를 드려야할 분인데,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봐요.

 

‘사랑의 형태’는 21년 당시 트위터를 불태웠던 (그리고 아직도 종종 불타는) ‘리얼돌 학대하는 소설 쓰지 마세요’, ‘비윤리적인 글을 쓰지 마세요’ 같은 플로우를 보고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무엇이든 사랑할 수 있는데 리얼돌이라고 사랑하지 못하겠습니까? < 이 생각으로 썼는데 2025년에 챗GPT와 인간적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도 생기면서 인간은 정말 뭐든지 사랑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어버렸습니다…

고치는 과정에서 인물 관계나 결말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지만 이 소설은 굉장히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지금도 읽으면 재밌는 소설 이에요.

 

‘파워풀 뚱보 펀치’의 경우 제가 비만인인데, 주변 사람에게 큰 상처를 입은 게 원인이 되어 창작하게 되었어요. 2022년에는 위고비 같은 약이 별로 없었는데, 고작 3년만에 정말 ‘살빠지는 주사’가 상용화되어 시판되는 세상이 펼쳐졌네요.  언젠가 이 소설에서 선우연이 묻는 메시지, ‘당신들은 비만인과 함께 살 수 있는가’는 질문이 구닥다리 오래된 질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잘 뽑힌 것 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단편집을 내는 작가가 된다면 이 소설이 표제작이 되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 갈라테이아는 가슴털이 있다’는 제가 썼던 글 중에서 많이들 읽어주셨던 이야기로 기억합니다. 그냥 근육마초 아저씨캐를 좋아하는 겜덕으로 쌓인 원한을 썼을 뿐인데… 그래도 요즘에는 아저씨 캐릭터의 매력을 알아주는 곳이 많아서 가끔 잘생긴 아저씨 캐릭터 일러스트를 보면서 마음의 평온을 얻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마비노기 모바일을 하는데, 중년-노년 남캐 일러스트가 너무 잘나왔더라고요. 그런데 아직 세상은 차가워서 제 아저씨 캐릭터를 본 어떤 플레이어가 ‘못생겼다’고 하며 지나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분은 아직 미의 여신을 뵙지 못한 것이겠죠..

 

‘어디서든 불꽃은 다시’는 저번? 저저번? 타임리프 공모전에 응모하려고 썼던 소설입니다. 본심까지 올라가서 꽤 놀랐었어요. 이 글을 쓸 때는 전략이라는 걸 세워서 썼었습니다. 타임리프 공모전 자체도 오래된 공모전이고, 타임리프라는 소재도 많은 매체에서 수많은 변주가 있었던만큼 ‘새로움’에 집중하기보다는 타임리프 수단 자체는 담백하게 하되, ‘시간을 돌려서라도 바꾸고 싶은 운명’과 그 관계를 깊이 판 소설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문장 정도만 다듬었지 크게 고치지는 않았어요. 올해도 타임리프 공모전이 열렸던데, 도전하시는 분들께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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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을 하면서 제 글을 읽고 남겨주신 댓글들, 리뷰들을 다시 읽어보았어요. 글쓰기라는 게 참 고독한 일인데 여태까지 할 수 있던 까닭은 소소하게 남겨주신 마음들로 용기를 얻어서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브릿G라는 플랫폼이 생기면서 저처럼 장르 정체성이 모호한 인간도 소설을 공개할 수 있게 되었고, 이곳에 올라오는 장르소설들을 읽으면서 잘 몰랐던 장르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브릿G 활동을 부지런히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곳이 있어서 계속 글 쓰는 원동력이 생긴다는 게 참 감사한 일 같습니다.

다소 긴 홍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름 더위 조심하세요. 총총.

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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