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일장 개최 안내 (2025/02/12 ~ 2025/02/22)
벌써 2월이 절반 가까이 지나고 있어요. 눈도 많이 오고, 춥기도 참 추웠는데 다들 어떻게 지내셨나요? 그래도 점점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첫 번째 소일장에 여러 작가님들께서 참여해주셔서, 기회가 될 때마다 소일장을 열어야지 다짐했어요. 이달의 주제는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투명인간’입니다.
최근 성석제의 <투명인간>을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투명인간이건만 도입부를 읽으면서는 의외라고 생각했답니다.
5월 초순이 되면 자전거를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등장한다. 그들 중에는 만에 하나쯤, 그러니까 0.01퍼센트의 확률로 대단히 드물긴 하지만 투명인간도 있다. 나부터 그러니까. (성석제, <투명인간>, 6쪽)
웰즈 이후로 장르소설에서는 투명인간이 익숙한 소재일 것 같은데요. 성석제의 투명인간은 제게는 꽤 낯설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도 이들이 기이하거나 두려운 존재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중의적인 의미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는 내 존재를 몰랐다. 지나는 시선으로라도 나를 보지 않았다. 그래봐야 내가 걸치고 있는 복장과 장비밖에는 볼 수 없었을 것이지만. 그의 나이는 쉰살이 넘어 보였으나 막 산골에서 걸어내려온 소년 같은 인상이었다. 내 예상이 맞았다. 그는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내가 투명인간이 되기 전부터 알았다. 그것도 아주 잘, 속속들이, 머리부터 뱃속, 발끝까지.
뇌리에서 ‘김만수’라는 이름이 야구장 전광판의 1번 타자 이름처럼 번쩍 떠올랐다. 전광판을 장식하는 불꽃이 싸리비처럼 옆에 솟구쳤다가 스러졌다.
나는 알았다. 그 또한 투명인간이라는 것을.
나는 모른다. 그가 왜, 어떻게, 언제부터 투명인간이 되었는지를. (성석제, <투명인간>, 11쪽)
이어지는 이야기는 도입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는 한참을 빠져들어서 읽다가 제목이 <투명인간>이고 첫 단락부터 투명인간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렸거든요.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과 손자. 한 집안의 역사가 한국의 근현대사와 맞물려서 촘촘하게 펼쳐졌어요. 김만수와 주변 인물들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다성적 소설이었지요. 이들은 사회 변화에 휩쓸리다가 자신의 믿음을 포기하기도 하고, 처절하게 무너지기도 합니다.
김만수가 어떤 인물인지, 김만수를 알아본 ‘나’는 또 누구인지. 긴 이야기를 따라간 끝에 다시 한번 투명인간의 의미를 곱씹어보게되는 소설이었어요.
만 명 중에 한 명 꼴로 있다는 투명인간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그들은 어쩌다 투명인간이 되었을까요? 투명인간이 되어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투명인간과 투명인간이 만난다면, 그들은 서로를 어떻게 대할까요?
사람들은 저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누군가를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여기는 것 같아요.
이런 맥락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 배경에서 이야기를 만드셔도 괜찮습니다.
소일장은 지난 달과 유사합니다. 기간은 2월 12일부터 2월 22일이 끝나는 자정까지입니다.
제시어: 다리 위의 투명인간
분량: 5매 이상
기간: 2월 12일 ~ 2월 22일
장르 및 형식 자유
*참가해주신 분들께 소정의 골드코인을 드리려 합니다.
*참가 후 댓글로 작품 숏코드를 달아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재밌는 작품을 알고 계신다면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