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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연말결산]

분류: 수다, 글쓴이: 담장, 23시간전, 댓글2, 읽음: 52

2024 연말결산 문항

1. 2024 독서 기록 모음 (종이책, 브릿g, 카카페… 등등)

올해는 많이 못 읽어서 아쉽네요. 그래도 웬일로 에세이를 많이 읽어서 신기한 해였어요. 한 번 손을 대니까 쭉 타고 들어가서 읽게 되더라고요.

 

2. 올해 읽은 종이책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표지부터 강렬하죠? 이 책이 서정 호러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해요. 총 세 편으로 되어 있는 연작 소설인데 감정 묘사가 정말 치밀해서 줄줄 울면서 읽었어요. 문체는 건조한 편인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문장 사이의 공백을 독자 개인의 경험으로 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콱 막힌 감정이 해소되고 다시 콱 막혀서 작가가 독자 감정을 인질로 잡고 흔드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요. 후기 찾아보지 말고 되도록 앉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시는 거 추천드려요. 단숨에 읽어야 감정이 더 강렬하게 남는답니다.

 

3. 올해 업로드된 브릿g 소설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소설은?

녹의 포옹… 진짜 읽을 때마다 눈물 줄줄 흘리는 글이에요. 인외, 로봇, 사랑(성애X) 좋아하는 분들은 꼭 읽으세요. 정말 우주를 가로지르는 사랑 이야기에요. 브릿지언 분들은 공룡과 도도새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첫 번째는 멸종했다는 거고, 두 번째는 이외님 소설을 안 읽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멸종 당하기 싫으시면 한 번쯤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같은 작가님이 쓰신 슬릿이라는 소설도 정말 좋아하는데 비공개 되어서 손톱 물어뜯는 중이에요. 늘 말하는 거지만… 박꼼삐, 이외(=구주), 구미로, 겨울볕님 글 모아서 단편집 내야해요… 제발 황금가지 제발… 제발… 인간에게서 먼 존재를 빌려서 인간의 이야기를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예요… 시니컬한 문장들 속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명작들이에요.

녹의 포옹 – 이외

창공의 등대 – 박꼼삐

검은 물고기의 집 – 구미로

슬릿 – 이외 (비공개)

사토와 카이소 – 박꼼삐

블루, 가끔 무지개 – 구미로 (비공개)

명명 – 이외(=구주)

사막의 고래 느와 – 박꼼삐

천장에 핀 작은 연못 – 구미로 (비공개)

여기에 적사각님 ‘미열’, 구운란님 ‘제니의 노래’, 황모과님 ‘삼호 마네킹’도 넣어주시길…

그리고 이훈지님(=하예일) ‘썸머 비치의 오류 발생’도 단독 내주세요 제발 ㅠㅠ…… 저 정말 영업 잘해요… 유령해마도 3년 동안 240명한테 영업하고 그중에서 80명한테 독후감 뜯어냈어요… 진짜 열심히 홍보할게요 제발요

 

4. 올해 내가 쓴 글 중 가장 잘 썼다고 생각되는 글은?

거의 1년 붙들고 있던 글이에요. 300매 맞추고 싶다는 강박 때문에 심리묘사가 너무 급작스레 진행된 게 아쉽지만… 그래도 로맨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써볼 수 있어서 쓰는 내내 즐거웠어요. 문체도 일부러 더 신경쓰고…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글이기도 하고 공모전에서 피드백 받은 부분 추가해서 400매~450매까지 늘리면 출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계속 다듬고 있어요. 에이엄 로맨스에 인외 한 움큼 소설 애정합니다…

이건 2년 정도 붙들고 있었는데요, 사실 쓰면서 정신이 너무 피폐해져서 썼다 놨다 했던 글이에요. 알록달록한 놀이공원에서 꾸는 환상적인 고어 악몽 같은 걸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소재가 소재다 보니 (가정폭력) 한 번에 이어서 쓰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마지막 절정 부분 연출이 마음에 들게 나와서 다 쓰고 나니 후련한 글이에요.

 

5. 2025년에는 이런 글을 읽고/쓰고 싶다!

<읽고 싶은 글>

문목하 작가님이 제발 신작 내줬으면 좋겠어요… 돌이킬 수 있는, 유령해마 쓰신 작가님인데 제가 이분 때문에 SF에 꽂혀서 글 쓰기 시작했어요. 진짜 살면서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재밌는데 문제는 작가님이 소설을 되도록 안 쓰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말씀하셔서…… 굶주리고 있어요. 제발 돌아와 당신 독자들이 기다리는 이곳으로… 살면서 책이 아니라 작가가 취향이 된 건 처음이에요. 그냥 그분이 쓰는 모든 글이 다 좋아요. 안 좋아하던 장르도 그분이 쓰면 좋아져요…

<쓰고 싶은 글>

독자들이 책 속의 등장인물을 정말로 살아있다고 믿고 애정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심리묘사에 조금 더 치중해서 인간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요. 사실 초창기부터 제 글을 읽은 분들은 어렴풋이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반적인 제 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브릿G 왔을 때는 반전, 독특한 아이디어 같은 걸 버무려서 강렬한 단편(‘미분음의 기록’, ‘그날 동좀하초 재배실에서’, ‘우리들의 민영화된 신’ 등등)으로 쭉 밀고갔는데 요새는 조금 더 품을 들여서 강렬하진 않지만 뭔갈 깊게 생각하게 하는 글을 쓰는 걸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 분량도 30~80매에서 200매 정도로 늘어났고요.

쓰던 거만 쓰면 실력이 안 느니까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중이에요. 아이디어로만 승부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서사 자체로 일정하게 끌고 나가는 글을 쓰고 싶거든요. 그리고 전부터 쭉 목표했던 거지만 청소년 소설… 성장물 쓰고 싶어서 노력 중이에요.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나아지기 위해 발버둥 치는 그런 소설로요. 사람 그만 죽이고 따뜻한 거 쓰려고요.

 

아무튼 문답 끝~~ 요새 나라 상태가 말이 아닌데… 다같이 힘내봐요! 그리고 독감이랑 감기 조심하세요… 집회 나갈 때 꼭 마스크 쓰기! 저는 광화문 갔다가 걸렸습니다…

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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