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차오르길 기다리며, 안부 인사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소식을 남기는 마음이 몹시 떨리네요.
저는 장아미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마주친 분들도 계실 것이고 처음 인사 나누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소설을 계속 쓰면서 스스로에 대해서는 점점 할 말이 줄어드는 느낌이라 요즘에는 어딘가에 기록을 하는 일 자체가 드물어졌는데요. 제게는 브릿G라는 공간이 무척 소중한 곳이라 그런지, 그럼에도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자유게시판에 소소하게 글을 써볼까 매번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오늘은 생각만으로 끝내지 말자 다짐하며 책상 앞에 앉아보았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추석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시고요?
저는 별일 없이 살고 있습니다.
또 별일이 없는 한 하루에 돌 하나씩 쌓는다는 기분으로 꾸준히 소설을 쓰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어느 날에는 작은 탑이라도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내심 은근히 믿고 있달지.
저는 작품 생활을 브릿G, 나아가 황금가지와 함께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헤아려보니 단편 <비님이여 오시어>가 테이스티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지 6년쯤 지난 것 같더라고요. 첫 번째 장편소설인 <오직 달님만이>를 출간한 게 벌써 4년 전이고요.
덕분에 지난 8월 말 두 번째 장편소설을 발표할 수 있었는데요. <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라는 판타지 소설이고(잘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청소년 판타지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소설을 쓰는 마음은 다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를 예로 들면, 어느 순간부터는 어떤 일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나 자신을 설득하게 됐는데요. 내가 쌓은 돌들이 부단한 노동 끝에 단순히 돌이 아니라 그럭저럭 봐줄 만한 탑으로 변할 수 있는 것처럼요. 물론 그 탑을 제대로 세우려면 이후에도 무수하게 보고 만지고 열중해야겠지만요.
그러니까 한편으로 애써 아닌 척하면서도 내가 하는 일에서 줄곧 의미를 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내일 밤 보름달이 뜰 텐데요.
달이 차오르길 기다리며 슬쩍 안부 인사를 전해봅니다. 모두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소망하는 바 이루는 가을 맞으시기를, 무엇보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쓰고 읽으시기를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동료이자 친구이자 독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