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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 10답] 자게가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김에

분류: 수다, 글쓴이: 장민, 23년 6월, 댓글3, 읽음: 73

1. 글을 쓰게 된 계기

중학생 때부터 오타쿠였던 바람에, 2차 창작으로 소설을 꾸준히 써왔습니다.

취미의 영역으로 꾸준히 2차 창작을 해오다가…어느 순간부터 좋아하던 장르인 SF쪽으로 단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원하는 바가 있기도 했고, 아이디어는 언제나 넘쳤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 말부터였으니, 벌써 반년이 되어가는군요.

 

2. 내가 쓰고 싶은 글에 관하여

가장 작은 법칙으로 우주를 조망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사람 눈으로 볼 수 없는 광합성 단백질의 효율이 달라지는 이유가 우주의 수축 때문이라거나, 10km가 넘는 로봇에 익숙해진 사람이 인간된 감각을 져버리고 우주의 멸망까지 바라본다거나, 지구 애인 DNA를 무한복제하는 외계인 이야기라거나.

꼭 우주가 아니기도 하겠지만, 어떠한 법칙이나 상황, 가장 작은 이야기가 사건이 되는 글을 꼭 쓰고 싶습니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에겐 행운을, 운명을 거스르는 자에겐 영광을 꼬박꼬박 내리고 싶은 법이죠.

 

 

3. 내가 자주 쓰는 장르나, 이야기.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SF입니다. 그 속에서 로맨스를 씁니다.

우주에도 법칙이 있듯이, 인간에게도 인간된 법칙을, 혹은 그 법칙을 거스르는 순간을 보고 싶기 때문에 로맨스가 잦은 듯 합니다. 한계를 인정하는 것도, 한계를 부정하는 것도 인간은 사랑과 함께라면 망설임 없이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에. 행할 수 있다면 행하는 인간의 방식은 두려움과 찬연함을 동시에 가지는 법이니까요.

 

 

4. 가장 좋아하는 책과 그 이유

책이라기보단, 테드 창의 단편 ‘인류과학의 진화’를 사랑해마지 않습니다.

제가 쓰고싶은 글의 총아가 그 단편에 있고, 감히 테드 창을 따라할 수는 없겠으나…그런 형식의 글 만큼은 스스로 가능하게끔 만들어가고 싶어서입니다. 메타인류라는 하나의 키워드만으로, 인류가 쌓아온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회의를 드러냄과 동시에 변화를 이해하는 과정에 있어서의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정의적 확장이 재밌기 때문입니다. 저는..그렇게 쓰고 싶고, 그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최근 글을 쓸 때 들었던 생각

‘역시 이런 글은 나만 쓰고, 내 마음에 쏙 든다.’

 

 

6. 글쓰기에 대한 고민, 혹은 글을 쓸 때 이것만은 지키겠다는 나만의 철칙

고민할 시간에 쓰자는 생각으로 매주 정해진 시간만큼 글을 씁니다. 아이디어가 내 안의 지식으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키보드 앞에 앉아 생각을 이어나가는 게 가장 빠르게 글이 완성되는 길이더군요. 물론 타율을 생각해서 모두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아이디어와 키워드가 많은 만큼, 손이 부지런해야할 듯 합니다.

 

 

7. 내 글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법칙과 함께라면 무서운 게 없는 SF 로맨스.

 

 

8. 다른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말

최근에 다른 작가님께서 추천해주신 덕분에 이전 글이 몇분 찾아와주신 걸 보고 기뻤습니다. 언제나 덧글과 반응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9. 내가 쓴 글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한 문장 (어디에 나온 문장인지까지)

‘온 우주를 다하여 널 사랑하려고 한다고.’

 

 

 

10.내가 쓴 글 중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장편, 중단편 각각 하나씩. (장편 없으면 중단편 2개도 괜찮음. 선정 이유까지.)

SF 단편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이후, 처음으로 쓴 작품이자…가장 원하는 대로 마음껏 아무렇게나 쓴 단편입니다. 가장 애착이 가며, 가장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완결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애초에도 서로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이 규소 외계인이더라도 동등하게 작용할 수 있죠. 그리고 외계인의 사랑 또한 그 아득한 방식과는 별개로 사랑임을 증명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SF 코스믹 로맨스입니다.

 

제가 우주의 법칙 중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는, 언젠가 우주의 모든 물질이 하나의 블랙홀로 수렴했다가…블랙홀의 증발을 통해 어떠한 물질도 남지 않은 에너지 파장이 퍼지는 형태의 열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입니다. 전 그 종말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좋아했고…그 종말을 바라보기 위한 방식의 로봇 탑승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인기 있는 건담 수성의 마녀 애니메이션의 영향도 있습니다. 우리의 인지란 우리의 손 끝으로 저지를 때에야 의미가 있죠. 거리감은 우리를 유리화 시키기 때문에 우리의 죄와 책임을 인지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손이 닿는 멸망을 그려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기계적으로 진화해버리는 인류를 상상해보았구요. 끝나지 않는 욕구를 긍정하고 동시에 두려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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