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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 10답] 마감의 화차에 탑승하기 전에 남기는 다잉 메시지 같은 것

분류: 수다, 글쓴이: 김아직, 23년 4월, 댓글4, 읽음: 85

1. 글을 쓰게 된 계기 

해리포터를 읽고 나서 나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아직 못 만들었…)

 

2. 내가 쓰고 싶은 글에 관하여 

주성치 영화처럼 유치하고 하찮은 느낌인데 보고 나면 머릿속에서 계속 복기되는 이야기

 

3. 내가 자주 쓰는 장르나, 이야기,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SF를 주로 씀 (브릿G에선 SF를 많이 안 썼지만…)

SF는 세계를 과학과 인과의 룰에 따라 다시 해석하는 일이며, SF를 쓰는 건 이 세상에 대한 나만의 박물지를 엮는 일인 것 같다.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의 박물지에 있는 항목별 개념정의… 브릿g에 연재 후 출간한 <노비스 탐정 길은목>은 ‘특이점’에 대한 나의 개념정의와 사례1이었음.

 

4. 가장 좋아하는 책과 그 이유

스티븐킹 <스탠바이미> : 시체 한 구를 찾아가는 그 모험담이 나한테는 창작의 세계로 안내하는 웜홀 같았다. 스탠바이미의 루저클럽 아이들은 훗날 스티븐킹의 <그것>의 주인공들로 진화하고, 아이들이 미친 개(알고 보니 하찮은 녀석)에게 쫓기고 철길의 쇄석을 밟으며 나가는 장면은 정유정 작가님의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에서도 오마주되고… 스티븐킹 스스로에게도, 다른 후배 작가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스탠바이미>를 읽으면 현실에서 창작의 결계로 들어서는 느낌.

 

5. 최근 글을 쓸 때 들었던 생각 

머리에 뇌는 없고 톱밥만 들어찼네… 망할..

 

6. 글쓰기에 대한 고민, 혹은 글을 쓸 때 이것만은 지키겠다는 나만의 철칙

이 글이 나에게 어떤 모험이며 도전인지 생각해 보고, 답이 나올 때만 쓴다.

로맨스 빼고는 다 도전해볼 생각.

 

7. 내 글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눈치없고 마이너한 감성의 넋두리

 

8. 다른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말 

장르소설이라는 악몽을 함께 설계하고 즐겼으면 합니다.

 

9. 내가 쓴 글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한 문장(어디에 나온 문장인지까지)

“아이에겐 아직 일곱 살의 권능과 마법이 남아 있었다.”

단편 <그것의 이름>에서 주인공 아이를 소개하는 말. 아이는 동네 골목에서 달려드는 하루살이 떼가 실은 그 동네 사람들의 잡념이 떠도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일곱 살의 권능과 마법이 남아 있기 때문. <그것의 이름>은 일곱 살 아이가 어른(아빠)의 세계를 이해하면서 그 권능과 마법을 잃어가는 상실의 성장담이다.

 

10. 내가 쓴 글 중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장편, 중단편 각각 하나씩(선정 이유까지)

장편은 현재 브릿g에선 볼 수 없게 되어서 중단편만 2편을 고르자면

* <39도의 남자> 잘 썼다기보다 내 정신세계와 가장 유사한 작품? 불안심리가 괴물로(39도의 남자로) 형상화되고, 막내 편집자가 그 괴물을 추적하는 이야기. 불안한 세계인식도 나와 닮았고, 막내 편집자도 사회 초년생 시절의 내 모습을 반영한 것이어서…

* <바닥 없는 샘물을 한 홉만 내어주시면>.. 잘 썼다기보다 오랜 꿈이 반영된 작품이어서. 오래 전부터 히드라를 죽인 헤라클레스에게 복수하고 싶었음. 영웅들보다는 괴물, 괴수들 편임.

 

— 읽어 주신 분들, 이벤트 열어주신 담장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김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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