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롱뇽상 트로피 실물샷입니다 :)
오늘 제7회 황금도롱뇽상 트로피가 왔어요.
언박싱 동영상을 찍어야 하나 싶을 만큼 거대한 택배박스였어요.
뽁뽁이로 트로피 상자를 다 채우시고 상자 표면도 얼마나 꼼꼼하게 감으셨는지
우체국 택배가 아니라 성간 광속페덱스도 견딜 듯한 비주얼이었습니다.
유권조 작가님은 글만 잘 쓰시는 게 아니라 포장과 (반전을 위한) 은닉에도 두루 능하실 것 같습니다.
참작가!
일단, 늠름한 실물부터 공개하고요.
크기와 높이 실감하시라고 황금가지 책탑을 쌓아봤어요.
우리집 베개… 아니 인테리어 소품인 ㅠ 듄까지 꺼내서 쌓았습니다.
그리고 수상작의 장르가 SF였던 점을 고려하여 우주인 소품들로 장식을 해 보았습니다.
결론은 책탑보다 높고 우주인 굿즈들보다 반짝이는 트로피라는 것! 뚜둔!
김아직 인생 두 번째 트로피입니다 (tmi 비긴즈)
첫 트로피는 할머니 집에 살 때 무슨 말하기 대회에서 받은 장려상 트로피였습니다.
사실 수상자들은 최우수상, 우수상 트로피를 받았고
수상을 못한 나머지 참가자들은 장려상이라는 이름으로 미니 트로피 하나씩을 받았더랬죠.
우리 할머니는 그걸 거실 고사목 장식장 위, 난초 화분들 사이에 두었습니다.
데덴찌처럼 가정 내 핵심 스팟은 지역별로 다른데
우리 할머니네 시골에선 고사목 장식장이 바로 핵심 스팟이었습니다.
할머니들도 딱 그 앞에서 화투를 치시고, 누가 찾아오면 다과상도 딱 그 앞에 펼쳐졌죠.
할머니는 오는 사람 가는 사람, 화투 치러 온 할머니들까지 붙잡고 이거 좀 보라고,
우리 손녀가 이런 걸 받았다고 너무 자랑을 하셔서
어린 마음에 많이 수치스러웠습니다.
그게 참가상이라는 비밀을 알아버린 사람이 있다면
내가 죽거나,
그 비밀을 아는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거나 해야 할 상황이었죠.
추리소설 <활자잔혹극>처럼요.
다행히 비밀은 새나가지 않았고 모두가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황금도롱뇽 트로피는 기쁘고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멋진 백일장을 열어주시고, 사비와 수고로 트로피를 제작하여 보내주신 유권조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기쁨을 7매 SF의 주인공이었던 더미 젬마와,
함께 백일장에 참여했던 동료 작가님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고양이와 가장 좋아하는 장르 아포칼립스가 만나 귀여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