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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7회 황금도롱뇽 문학공모전 결과발표

분류: 수다, 글쓴이: 유권조, 22년 12월, 댓글8, 읽음: 171

안녕하세요, 유권조라고 합니다.

 

일곱 가지 규칙을 제시한 이번 공모전에는 감사하게도 서른한 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보내주신 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부디 조금이나마 즐거운 작업의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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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도롱뇽 문학공모전은 매번 얼마간의 틀을 제시하고 있으나 동시에 그 틀을 넘나들고 때로는 무시하는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아래는 가벼운 감상이기에 최종 결과만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별표 모음을 두 번 건너뛰어 가시기 바랍니다.

 

제목에 ‘칠’ 또는 ‘7’을 써야 한다는 규칙 때문일까요, 「17일의 칠판」, 「7월 7일 저녁 7시에 생긴 일」과 같이 일곱의 의미를 그대로 살린 제목이 있는가 하면 「칠흑 속의 진실」, 「7ㅏ난한 아홉 씨에게 신의 7ㅏ호가 있기를 7ㅣ도합니다」와 같이 낱소리 또는 모양으로만 활용하는 사례가 있기도 했습니다.

 

저는 「히드라의 칠리새우 먹방 7ㅇㅅㅇ7」 과 같은 정도만 생각했는데 말이죠.

 

본문에서는 ‘칠판’이라는 단어가 흐름을 방해하는 기능을 제법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실, 학교, 학생, 교사와 같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기울기 쉬우니까요. 이를 피하기 위해 칠판 공장으로 배경을 옮기는 것 역시 자연스럽지는 못했겠습니다.

 

문득 ‘띄어쓰기가금지된대나무숲에는미쳤던판다미친판다미칠판다가살았습니다.’ 와 같은 표현도 가능했을까 생각하는데요. 그럴 가치가 있는가 하면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물론 가치를 따질 만한 공모전인가 하면 또 반대쪽으로 한참 고개가 갸웃해지는 일이지요.

 

분량 얘기를 하자면 황금도롱뇽 문학공모전은 늘 적은 분량을 요구하기는 했습니다. 대단치 않은 보상을 내걸고 오랜 작업시간을 요구하는 것이 민망한 점이 있기도 했는데요. 한편으로는 짧은 글쓰기에 바라는 기대감이 살짝 담기기도 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7매 안에 이야기를 마치기 위해 빠른 전개가 쓰이기도 했고 한 순간만 담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미지 넣기’ 기능을 활용하여

 

여기에 7개 이하의 마침표, 7음절 이하의 어절이라는 제한이 섞여 문장의 호흡과 문단 배치를 툭툭 건드렸으리라 생각해요.

 

마침표를 대신하여 물음표와 느낌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겠고 ‘。’를 쓰는 방법도 있었겠지요 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척 마침표를 그냥 쓰지 않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지금 이 문장처럼 말이죠

 

동일한 틀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정지선’이 되기도 하고 ‘출발선’이 되기도 하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간혹 이 틀이 ‘목적’이 되기도 하지만 틀 자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기도 하고요.

 

저마다 흥미로운 방법으로 길을 찾아 이야기를 지어 주신 덕분에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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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한 편 가운데 하나를 고르기까지 참 고민이 깊었습니다. 이를 위해 7개의 부문을 정해 나름의 심사를 치루었는데요. 회원끼리 모인 행사에서 점수를 들이미는 것이 우스운 만큼 ‘제목과 저자명의 글자수를 합했을 때 7의 배수가 되면 +1점’과 같은 부문을 위주로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 참고로 위 부문의 경우, 공백은 포함하지 않고 괄호, 쉼표 등은 모두 1글자로 계산되었습니다.

 

또한 트로피를 전달하는 ‘황금도롱뇽상’ 외에 일곱 작품을 골라 소정의 골드코인을 전해드리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제목이 7글자인 작품

투인 작가님의 「차가움이 스칠 때」입니다. 의외로 유일하게 제목이 7글자인 작품이었는데요. 완전하지 못한 데이터 속에 숨은 ‘칠판’이란 글자가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② 작가명이 7글자인 작품

wydunit 작가님의 「7 획수는 미끼일 뿐」입니다. 동시에 작가명이 가장 긴 참여작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金’을 7획으로 쓸 수 있는지 고민하고 말았던 작품이었습니다.

 

③ 7번째로 접수된 작품

오메르타 작가님의 「보들레르는 오른손엔 칠판을, 왼손에는 분필을 들고 나타난다.」입니다. 구수한 말씨를 가진 에르퀼 보들레르가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제목과 작가명의 글자수를 더했을 때 그 수가 7의 배수인 작품

무락 작가님의 「7월 7일 저녁 7시에 생긴 일」과 소금달 작가님의 「7대 죄악」루주아 작가님의 「(3×7+2)분의 작가분들이 (강제로) 참여당한 글.」입니다. 재미있게도 모두 제목에 숫자 7이 들어간 작품들이네요.

 

⑤ 가작 적은 분량 안에 마침표와 칠판을 가장 적게 쓴 작품

투인 작가님의 「칠교놀이」입니다. 2매의 분량 안에 1번만 칠판을 언급하고 1개의 마침표로 이야기를 닫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의 7개 작품에는 7×7 개의 골드코인을 후원으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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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품을 고르기 위해 7점 만점의 점수표에서 5점 이상으로 계산된 4개 작품을 추렸습니다. 순서는 자유게시판의 홍보글 작성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장아미 작가님의 「7번째 멸망」은 쉼표로 아슬아슬 이어진 문장이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으면서 이어지는 문장은 마치 선에서부터 균열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김아직 작가님의 「더미 젬마는 어떻게 칠판 그림 하나로 츠바인 행성을 초토화시켰나」는 7개 문단 안에 7개 문장과 마침표를 간결하게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더 읽고 싶어 아쉬운 마음이 드는 이야기였는데 적은 분량 때문이기보다는 적은 분량 안에서도 그만큼 여운을 담아낸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무락 작가님의 「7월 7일 저녁 7시에 생긴 일」은 도입부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분위기와 결말을 품은 작품이었습니다. 한 번 저쪽 세계로 간 사람은 7년이 지난 7월 7일 저녁 7시 7분 7초가 되어야만 소환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따위의 상상을 했고, 경쾌한 결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트리니티 작가님의 「뱃놀이7~」는 모양과 형태를 활용한 재치가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뱃놀이 옆의 ‘7’과 ‘~’는 배와 물결을 나타낸다고 하는데요. 본문에서는 정갈하게 다듬어 놓은 표현들이 마음에 닿았습니다. 제목에서의 규칙 활용은 가장 변칙적이었으나 본문은 가장 정석적이지 않았나 싶네요.

 

후보를 넷으로 좁히고도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한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제7회 황금도롱뇽 문학상은 김아직 작가님의 「더미 젬마는 어떻게 칠판 그림 하나로 츠바인 행성을 초토화시켰나」입니다.

 

칠판이라는 소재를 이야기 안에서 분명하게 사용하면서도 배경과 인물에 있어서는 신선함을 담았고 문단마다 방향 전환이 잦아 전반적인 흐름이 빠르면서도 분명한 전달력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카○○, ○성이 더불어 성장하길 바라는 주주들의 바람이 어딘가에 스며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되는 부분은 덤입니다.

 

황금도롱뇽의 변덕스러운 규칙이 아닌 작가님만의 규칙 안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궁금증이 들기도 했습니다.

 

작가님께는 작품의 단문응원을 통해 배송을 위한 주소와 수령인, 연락처를 문의드리기 위해 7코인을 후원으로 보내드릴 예정이며 후원에 대한 답으로 해당 정보를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관심을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황금도롱뇽은 언젠가 또 장난스러운 날에 가볍고 소소한 꿍꿍이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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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이번 공모전에 참여학 작품들입니다. (자유게시판 등록 순서)

 

유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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