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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쓸 의욕도 용기도 나지가 않네요.

분류: 수다, 글쓴이: 샘물, 22년 6월, 댓글16, 읽음: 242

단순 취미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평가받는 글쓰기를 시작한 건 올해부터였습니다.

처음 써서 올린 글을 지금 읽어보면 대체 뭘 하고싶은 건지 모르는 글덩어리 수준이지요. 그래도 계속 뭐라도 써 나간다면 조금씩은 나아질 거라 생각하며 여기 외에도 여러 공모전에 최대한 참가해보고 그랬습니다.

방금 전에도 모 회사에서 주최한 공모전 결과가 공지됐습니다. 뻔뻔한 소리지만 1등까진 아니더라도 수상은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수상자 명단엔 제 이름이 없더라고요. 현실을 몰랐던 건 되려 저였습니다.

경제는 더 안 좋아지고, 집안 사정도 이런 상황을 피하긴 힘들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컴퓨터 앞에서 같잖은 예술인 놀음을 할 유/무형의 여유는 점차 없어졌죠. 결국 이번 1년만 지켜봐 달라는 제 부탁은 제 스스로가 깨야 했습니다.

현실때문에 더는 글을 여유롭게 쓸 수 없다는 아쉬움보다 실력도 없는 것이 설쳤다는 제 스스로의 조소가 더 크게 박혔습니다. 오히려 추하게 버티고 서 있지 않아도 된다는, 좋은 핑계거리가 생긴 셈이지요. 이런 게 취미로 머물렀어야 하는 활동에 멋대로 의미를 부여한 말로인가 싶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쓰고싶은 글은 한가득입니다. 못난 건 제 필력과 상상력과 대중성인지라 글로 남지 못하고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일기는 저 혼자만 본다는 성격이라도 있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쓴 글이 처참한 결과로 끝날 걸 생각하면 제가 미안해서 시작도 못하겠습니다.

이렇다보니 여유시간이 남는다고 이전과 같은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무서운 건 이대로 어쩔 수 없이 펜을 놓았다가 다시는 들지 못할 거라는 기분이죠.

몇몇 분들은 아시겠지만, 부끄럽게도 예전에 왜 피드백에 없냐며 뗑깡을 부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몇 분이 따끔하게 지적해주신 덕에 그냥 제가 글쓰기에 모지리인 인간이라는 것만 깨달았지만… 그때의 저는 피드백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한 줄의 지적을 원했지만 독자들은 제 글에 한 자의 핀잔도 주기 아깝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습니다.(피드백을 달라는 글이 아니니 오해는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암튼, 맴도는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내가 지금 글쓰기를 뒤로 미뤄두면 다음에 다시 시도할 수 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내 글은 무관심 속에서 죽어가지 않을까? 나는 이미 한계를 맞닥뜨린 인간이 아닐까?

 

날이 점차 더워지고 있습니다. 먹거리는 비싸지고, 먹는 것이건 태우는 것이건 기름가격도 우습다는 듯 치솟고 있습니다. 무탈한 삶은 누구도 달성할 수 없겠지만 되도록 불운을 피해가실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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