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책 목록입니다.
저번에 우수 리뷰어로 뽑힌 덕에, 책 5권(두 권으로 나뉜 걸 하나로 합치면 4권)을 마련해서 코로나로 인해 밖에 못 나가고 있는 와중에 여름을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해요, 브릿G!
책들의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멋있게 한 장의 사진 안에 다 집어넣고 싶었지만, 사진 크기가 2MB 이하여야 한다고 해서 두 개로 나눴습니다 ㅠ
5권 중 무려 4권이 스티븐 킹! 그리고 호러는 5권 중 3권! 5권 중 5권이 황금가지사!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ㅎㅎ
어떤 책인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간략하게 각 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스티븐 킹 단편집, 옥수수밭의 아이들 외(Night Shift)
스티븐 킹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스티븐 킹의 단편집들은 꽤 많죠. <스켈레톤 크루>라든가 <악몽을 파는 가게>라든가… 제가 모든 단편집을 다 읽어본 건 아니지만, 그 중에서 이 단편집은 다른 단편집들과 비교했을 때 단편 하나 하나에 대한 만족감이 꽤 큽니다. 책의 두께도 상당해서 ‘이만큼이나 읽었는데, 아직도 읽을 이야기가 이렇게 많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습니다.
그리고 단편 중에 초자연적인 현상, 특히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은 것로 보이는 작품들이 꽤 눈에 띕니다. 최근작에는 좀 비중이 줄어든 것 같은 오컬트적 요소도 많고요. 호러만 있는 건 아니지만, 호러의 비중이 꽤 큽니다.
2.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호러를 외국 것만 접하고, 옛날 작품들만 탐독하다가는 최근의 동향이나 트렌드를 놓칠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리고 공모전에 수상하신 분들의 작품을 보고 자극 좀 받고 싶어서) 구매해봤습니다.
읽으면서 처음 느낀 건 ‘와, 다들 글 잘 쓰신다’하는 감탄이었습니다. 전부 상당히 인상적인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무속적인 것도 있고, 사회비판적인 것도 있고, 섬뜩한 반전이 있는 것도 있고, 읽고나면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드는 SF 호러도 있었습니다. 세상엔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참 많네요 ㅎㅎ
3. 인스티튜트
스티븐 킹의 정말 최근작이죠.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흔히 생각하는 ‘호러’와는 거리가 좀 멉니다. 물론 인간의 무서운 면모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스티븐 킹 특유의 호러의 면모가 있다고 볼 순 있지만, 그게 주된 흐름은 아닙니다. 전 오히려 이 책에서는 훈훈함이랄까, 따뜻한 메시지를 읽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굳이 따지자면, SF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그쪽 장르에서 애용하는 소재들이 중심이 됩니다. 초능력, 비밀기관, 실험, 음모… 이런 것들이요. 읽으면서 <캐리> 때부터 스티븐 킹은 정말 초능력을 좋아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그런 장르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읽다가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어쩌면 진부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로망이 가득 차있는 소재를 스티븐 킹이 어떤 식으로 소화했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읽고나면 하나의 시즌 2개로 끝나는 미드를 본 느낌입니다. 근데 실제로 드라마로 제작중이라고 하더라고요? 잘 만들어질지 궁금하네요.
4. 리바이벌
스티븐 킹의 책들 중에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은 것 같진 않습니다. <미저리>나 <샤이닝>이나 <그것> 같은 책과 비교해서 말이죠.
제 개인적인 감상은, 스티븐 킹의 H.P.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커다란 오마주이자 헌작으로 느껴졌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스티븐 킹의 소설 중에서 제일 러브크래프트와 크툴루 신화의 영향이 짙었습니다. 짙은 정도가 아니라 손으로 만지면 덕지덕지 묻을 것 같을 정도입니다. <크툴루의 부름>에서 나오는 문구가 주요한 소재로 쓰이는 건 물론이고, <니알라토텝>을 연상시키는 전기 실험, <허버트 웨스트-리애니메이터>를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 게다가 마도서까지… 코스믹 호러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결말에 신선함은 못 느끼더라도 만족은 할 수 있겠지만, 코스믹 호러를 별로 안 좋아하시거나 낯설어하시는 분이라면 결말에서 당황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책이 전체적으로 내용 전개가 좀 느립니다. 이게 뻥뻥뻥 사건을 막 터뜨리는 게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불안을 쌓아가서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뻥 터지는 것도 결말부에 이르러서인데, 위에서 언급했듯 코스믹 호러를 좋아하냐 아니냐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마무리 방식입니다.
게다가 당시 미국의 시대상과 분위기, 인물의 삶을 <그것>보다도 더 상세하고 구체적이고 자잘하게 서술해놔서, 미국인 입장에선 어떨지 몰라도 한국인 입장에서는 읽는데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문화적 공감이 안 된다고 할까요…
결론적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릴 소설입니다. 저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스티븐 킹과 러브크래프트의 조합이라니, 어찌 마다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저 표지를 보십쇼! 표지가 너무 멋있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
찾아보니 이 소설도 영화화될 것 같다는데, 제발 잘 만들어주세요 ㅠㅠ
최근에 여러분들이 읽은 장르소설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