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실패담…..이랄지 그냥 넋두리?

분류: 수다, 글쓴이: 수오, 17년 4월, 댓글6, 읽음: 121

아……

멍 때리고 있습니다. 분명 해야 할 일도 많고 미뤄둔 것들도 많은데 온 몸이 움직이는 걸 거부하고 있네요. 눈 앞에 흥미가 동하는 일이 생기면 바로 일어나 달려드는 걸 보니 게으른 천성 따위가 몸에 박혀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하는 일마다 족족 허탕이니 의욕이 살아나질 않네요. 지금도 막상 넋두리를 쏟아내려니 넋두리 따위 늘어놔봤자 뭐가 달라지나 싶어 마구 귀찮아 지네요. 뭐 기왕 시작한 거, 그냥 의식의 흐름을 쭉 따라가야겠습니다. 미안해요. 분명 뭔 소리인 지 못 알아먹겠다고 불평하실 것 같네요. 뭐 제 소설도 그렇긴 하던데, 이상하게 그걸 지적하는 사람이 없어요. 아, 보는 사람이 없구나 참. 뭐, 쓰던 소설은 됐고, 자유게시판이잖아요. 다소의 방종도 포용해 줄 수 있는, 뭐 보는 분도 지금 이 순간 똭 백스페이스 눌러버리면 되는 일이니 딱히 다른 분들의 자유를 침해하지는 않는, 뭐 그런 어영부영……

아……

뭐, 장편, 브릿G에도 잠깐 올리다가 한 주 이상 안 올리고 있는데, 그거 반쪼가리 소설이라서 그래요. 두 해 전부터 두 개(+한 개)의 스토리를 하나의 장편으로 엮어서 쓰고 있었는데, 전개가 복잡하다 싶으니 좀체 관심을 못 받더라구요. 사람들 쉬운 거 좋아하잖아요, 쉬운 거. 진리는 단순한 거라나 뭐라나. 결국 원래 쓰던 소설은 비공개 걸어놓고 스토리 하나만 똑 떼어내서 따로 연재 중입니다. 놀게 된 다른 하나의 스토리는 어찌할까 하다가 브릿G에 연재해도 괜찮지 않겠나 싶어서 가져왔는데……

아……

정말 반쪽이 되어버렸어요. 게다가 연재하던 곳에서는 하도 사이다 좋아하는 사람들만 잔뜩이라 감정적인 표현을 최대한 쳐내고 상황 전개 위주로 나아가다보니 막상 브릿G에서 연재되는 작품들 분위기와는 완전히 겉도는 물건이고, 저 자신도 뭔가 볼 때마다 아쉬워서 이렇게 고치면 좋겠다 생각도 발상도 드는데 다 갈아 엎어버리기엔 시간이 없고. 네, 뭐 말씀드렸죠? 원래 쓰던 소설도 연재 중이라고. 지금 다른 연재처에 올리고 있는 글도 상당량을 수정해 가며 연재하다보니, 브릿G에 올리기로 한 장편도 막상 판은 벌여놨는데 수습은 안 되는…… 의욕만 앞섰다가 후회하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흐흐……

아……

쓰기 싫다……

네 뭐, 단편 참 좋죠. 한 때 그래도 과제다 뭐다 열심히 썼던 것 같은데, 뭐 생각해 보면 학교에다 내는 건데 내용이 뭐가 중요했겠습니까. 뭔가 나름의 작품성을 불 태워서 써나갔는데 어느 순간 정신차려 보니 학점에 목 매는 물건만 써냈던 거죠. 그래서 한동안 사회 생활에 발도 걸쳐보기도 하고 놀기도 하다가 다시 소설을 써야겠다 생각해 보니 도저히 단편은 아니었던 거죠. 그 특유의, 어, 옹골차게 뭉쳐진, 뻑뻑한, 아무리 부드러운 척 해도 막상 씹다보면 호밀빵처럼 목이 메이는 그…… 에휴. 뭐 그래서 장편을 써야겠다 하고 시작했는데…… 완전히 잊고 있었던 거죠. 장편은 사실상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걸. 그걸로도 모자라서 서사물을 손대 버렸으니, 하하. 시원하게 손을 떼자니 금방 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또 마음이 다시 글을 쓰라고 안달내 버리고, 손을 계속 대고 있자니 눈 앞에서 텍스트가 사람과 함께 노화되어가는 게 보이고……

뭐래……

아……

뭐였지, 하여튼 뭔가 있었는데. 아, 맞춤법. 그거 쉬워요. 사람이 결벽증이 되면 얼추 대충 써도 90%는 맞아 떨어져요. 물론 그래도 맥락은 어떻게 하기 어려우니 따로 글 공부는 해야 하긴 하는데, 뭐 어쟀든…… 저도 지금 그냥 생각나는 대로 손가락으로 지껄이는 데도 얼추 맞잖아요. 아, 틀린 거 있다. 뭐 그냥 넘어가요. 사실 되는 대로 막 쓰다가 방금 담배 피고 왔는데도 티 안 나잖아요. 보는 사람도 그런 자질구레한 거 신경 안 쓸 거에요, 네 당신도. 솔직히 제가 의식 흐름대로 제멋대로 썼다고 주장하고 있어도 사실은 백스페이스 연타한 글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뭐에요. 맞춤법은 그런 것 같아요. 실상 뭔가를 고쳐 나간다는 자기 보완의 방법이라기보다는, 그냥 사실상 백스페이스가 써주는 그런……

피식……

지울까, 네 뭐 지우죠! 어제도 이런 식으로 막 뭔가를 써나갔다가 지우고 관뒀는데 티 안 났죠? 근데 뭐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뭔가 생각나고 그래도 말 안 하고 안 쓰면 남들은 절대로 몰라요. 알아봤자 필요 없는 게 세상에 너무 많다보니 다들 관심 없는 건 질린 티 확 내거든요. 제 넋두리도 그런 거 아니겠어요? 찌꺼기, 그냥 제가 막 퉤 뱉어놓은 찌꺼기를 남들 더러 맛나게 먹으라 하는 게 웃긴 거에요. 사람들 써서 여기에다 올리는 소설들, 반쯤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왜 반이냐 하면…… 어, 찌꺼기도 아니고 꽤나 맛난 밥상들만 차려 놓으셔서 부러움도 들고 질투도 들고, 막 머릿속에서 뭔가 많은 생각이 드는데, 뭔가 결국 머릿속은 엉망진창으로 복잡해 져서 결국 한 번 싹 밀어내고 나면 아무 것도 안 남게 되고, 흠……

음……

됐어요, 관둬요. 서평은 절대로 안 쓸 거에요. 사람 사이에 허례가 너무 많아요. 이 부분만 고치면 되겠다 싶어서 말해주면 칭찬이 없이 까기만 했다고 삐져요. 그렇다고 최대한 칭찬 섞어서 쓰면 작업 거냐고 뒷말 들어요. 뭐 뒷말, 아마 상당히, 뭐 사람들 사이에 맴돌다 못 들은 말이 태반이라 제가 모르는 거겠지만, 그렇게 사람들 필터 사이에서 걸러지고 나서도 상당히 많이 들어 봤어요. 온라인이라면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그랬으니, 아, 뭐랄까 정말 사람의 바닥은 끝이 없구나…… 이거 온라인이라면 더하겠구나, 그렇다면 내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뭔가 비평을 쓰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그럼 그게 정말 좋은 작품을 읽은 데에 대한 제대로 된 피드백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고, 근데 정말 그 부분만 고치면 좋은 작품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후배 울렸다 소리 듣고 나면, 흠.

흐으으으으음……

화장실 갔다 왔어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또 그러진 못해요. 자꾸 써야 할 글 생각 나서. 그래서 나가서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면 참 처음에는 좋은데, 걸어다닐 때마다, 어, 한 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돈이 뚝뚝 발자국 대신 새겨지는 게 보여요. 어 아니다, 줄줄 샌다는 거죠 뭐. 그냥 그렇게 집에 있다 나갔다 왔다갔다 하다보면 그게 다 시간이더라구요. 노트요? 뭔가 적어놓았다가 나중에 글 쓸 때 써보라구요? 많이 해봤죠. 그 노트들 그대로 있어요. 써놓기는 실컷 써놨는데 안 펼쳐봤어요. 펼쳐보는 것도 시간인데, 차라리 그 시간에 한 줄 더 쓰는 게 개이득. 어, 장편은 긴데 페이지 넘기다가 흘러가는 시간이 개낭비. 응, 그냥 키보드 잡고 있으면 줄줄 뭔가 쏟아지더라구요. 그게 오물인지 맛난 술인 지는 쏟아내 봐야 알더라지만, 뭐 어쨌든.

어쨌든!

아…… 그냥 지울게요. 아니다, 그냥 올려볼게요. 어차피 나중에 지우면 되니까. 뭐 그냥 오늘은 어차피 제대로 된 소설 아무 것도 못 쓸 테니까. 생각해 보니 저녁밥도 먹어야겠네요. 밖도 많이 어두워 졌네요. 맛나게 드세요. 뭐, 아마 여기까지 읽은 분은 없을 테니, 그냥 알아서 맛나게 드셨겠네요.

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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