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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 안 하는 습관에 대하여…

분류: 수다, 글쓴이: 아쿠아맨, 18년 9월, 댓글4, 읽음: 113

전에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었죠. 초고는 일단 쓰고 싶은 걸 모두 쏟아 넣으라고. 그리고 나서 잘못된 점을 고치라고.

한데 전 요즘 쓰고 싶은 걸 휘갈겨 써서 완성하자마자 처박아 두고 들여다보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성격 자체가 다소 덜렁거리고 적당주의적인 면이 있기야 합니다만 오래 전에는 분명 단편 하나를 몇 달 동안 붙잡고 고치고 또 고쳤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죠. 요즘엔 그러기가 쉽지 않네요.

네. 다급해져서 그렇습니다 -_-; 어서 다른 사람에게 제가 쓴 글을 공개하고 싶은 욕심이 점점 커져서 그래요. 옛날에는 글을 쓰는 작업 자체가 연습이고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엔,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 했으면 이제 성과를 좀 거둬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건방진 생각이 들어버렸단 겁니다.

 

그렇게 주목받고 싶어서 몇 달 동안 용썼는데. 뭐 결과가 말해주는군요. 전 아직 준비가 덜 됐습니다. 다시 마음을 차분히 먹고 습작하는 마음가짐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만화도 보고, 영화도 보고, 볼링 연습도 좀 하고, 현실 문제에도 좀 눈뜨고 -_-; 요

 

제가 좋아하는 ‘사가’라는 만화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제일 아끼는 것을 죽여라’는 충고의 출처로는 은하계 전역의 다양한 작가들이 손꼽히는데… 하이스트 씨는 그 작가들을 전부 다 싫어했다.

왜 젊은 작가들에게 가장 열정을 느끼는 요소들을 들어내라고 가르친단 말인가?

차라리 글에서 그만큰 사랑하지 않는 부분을 다 죽이라고 하는 게 낫지.

아끼는 것들만 남을 때까지.

 

 

제가 가장 아끼는 부분들을 키우러 가보겠습니다 -_-;

아쿠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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