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0문 10답] 수상할 정도로 붐비는 자유게시판에 얹는 숟가락 하나

분류: 수다, 글쓴이: 쫑쫑이, 23년 5월, 댓글2, 읽음: 70

안녕하세요? 브릿지에서 [여러 번]을 연재하고 있는 편새입니다. 그림에 당황하셨다면 걱정 마세요. 다행히도, 사람 말은 배웠거든요!

자유게시판은 자주 들여다보는데, 요즘처럼 북적북적한 건 또 처음 보네요. 담장 작가님을 필두로 여러 작가님께서 다채로운 글을 심어두셔서 그런가 봅니다. ㅎㅎ 그래서 저도 고개만 기웃거리지 말고 슬쩍 숟가락을 얹어보기로 했습니다!

 

 1. 글을 쓰게 된 계기

여기서 말하는 글에 소설 이외에도 잡다한 조각 글이 포함되겠지요. 저는 ‘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이 학창시절, 그것도 중학교 무렵이었기 때문에, 질풍노도가 몰아치는 시 같은 걸 많이 적었죠. 소설을 쓰게 된 건, 이후 여러 장르 소설을 접하면서부터입니다. 저는 소설의 요소 중에서도 인물을 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저만의 인물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본격적으로 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2. 내가 쓰고 싶은 글에 관하여

글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담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바로 위에서 인물을 좋아한다는 얘길 했는데, 인물 같은 경우는 다른 모든 창작 활동으로도 드러낼 수 있긴 합니다. 그래서 덧붙이자면, 계기는 그랬지만, 결국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글 자체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인물이 활동하는 배경에 그런 요소를 덧붙였죠. 서술을 통해 그걸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글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비유와 대조, 말장난 같은 것들이요. 제 글 초반엔 좀 그런 부분을 억지로 집어넣은 부분이 많습니다만, 계속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녹아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재미있게 버무리고 싶습니다. ㅎㅎ

 

 3. 내가 자주 쓰는 장르나, 이야기.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저는 판타지를 사랑합니다. 아무래도 소설에 본격적으로 빠진 계기가 된 작품이 이영도 작가님의 작품이어서 그렇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쓰는 건 정통 판타지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중세 정도 배경의 이능력물이라고 분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축복’이라는 일종의 이능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판타지스러운 괴물 같은 게 등장하질 않죠.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각자의 갈등을 품고 있던 개인이 모여 함께 행동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나아가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4. 가장 좋아하는 책과 그 이유

이영도 작가님의 ‘피를 마시는 새’입니다. 개성 있는 인물이 많이 나오고, 그만큼 독창적인 사건도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서술 속 은은한 재치 또한 무척 좋아합니다. 고등학교 때 읽어서 어휘가 상당히 어려웠던 기억도 나는데, 그때까지도 여전히 질풍노도를 겪고 있었다 보니 적당한 어려움이 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다시 읽어보면 또 감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가장 푹 빠져서 읽은 책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꼽았습니다.

 

 5. 최근 글을 쓸 때 들었던 생각

가장 최근이라 하면, ‘대화를 일부러 끊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대화가 이어지면 사건이 멈춰버린다는 인식이 있어서, 최대한 핵심을 꽉꽉 눌러 담고 대화를 마무리해버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즉, 인물들이 편하게 대화하도록 내비두질 못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려다가도, 결국 누구 하나가 사건을 일으켜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제가 인물의 대화를 너무 좋아해서 그렇기도 한 것 같습니다. 대화 쓰는 건 너무 재밌는데, 그러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사건을 진행시킬 수 없으니까, 딱 핵심만 담고 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이게 틀렸다!’라는 생각보단, 제가 제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 쓸 때도 이를 의식하면서 썼습니다. 습관을 한 번에 고치긴 어려워도, 머릿속에 넣고 있냐 아니냐는 중요하니까요.

 

 6. 글쓰기에 대한 고민, 혹은 글을 쓸 때 이것만은 지키겠다는 나만의 철칙

위에서 말했듯, 저는 인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냥 예쁜 묘사 자체에 푹 빠져서, 묘사를 위한 묘사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설은 일단 사건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억제하고자 노력을 많이 가했지만, 오히려 억제를 너무 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나아가 제 욕심을 너무 부리지 않는 것이, 제가 글을 쓸 때의 철칙입니다.

 

 7. 내 글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선에서 뽑아낸 면으로 맛있는 국수를 만들자!

 

 8. 다른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말

브릿지에서 연재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참 많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웹소설 플랫폼에 비해선 작은 사이트다 보니, 정말로 눈에 자주 보이는 사람들이 있죠. 작가와 독자, 양측 전부에서요. 가장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건, 꾸준한 사람들은 언제나 기억에 남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브릿지에서 활동하는 모든 작가님께는, “글쓰기를 쉴 때는 있어도 끊지는 않는 삶을 삽시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모든 독자님께는, 항상 강조하지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글을 쓰는 건 작가지만, 작가가 글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독자라고 생각해요. ‘나’는 단수로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

 

 9. 내가 쓴 글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한 문장 (어디에 나온 문장인지까지)

 

 “제 봄을… 놓지 않을 거예요.”

 

[여러 번]의 주연, 하룬의 대사입니다. 상당히 소년만화풍이 나는 대사인데, 제가 소년만화를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이 대사로 하룬의 과거와 현재를 연관시킬 수 있어서 참 마음에 듭니다. 이게 ‘봄을 찾아서’라는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봄’이 드러난 대사이기도 하고요. 하룬이라는 캐릭터가 제가 이 소설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만든 캐릭터라서 그런지, 이 녀석의 대사가 가장 애착이 가네요. ㅎㅎ

 

 10. 내가 쓴 글 중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장편, 중단편 각각 하나씩. (장편 없으면 중단편 2개도 괜찮음. 선정 이유까지.)

 

 

지금 제가 1화를 보면 참 수정이 마렵지만, 일단 완결은 내고 손을 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번은 제가 1년을 함께한 유일한 소설입니다. 어릴 때 썼던 다른 소설은 모두 중간에 포기해버렸거든요. 그래서 이걸 연재하는 모든 순간이 제겐 신기록을 경신하는 셈입니다. 제게 항상 성취와 시련을 여러 번 내려주는 소설, ‘여러 번’입니다. ㅎㅎ 완결하는 그날까지 달려보겠습니다. ^^

 

 

 

 

이건 유권조님이 개최한 황금도롱뇽 문학상 참가하려고 쓴… 소설보단 시에 가깝습니다. ㅎㅎ 제목에 숫자 7 또는 ‘칠’이 들어가야 하고, 본문에 ‘칠판’이 들어가야 하며, 온점을 7개 이하만 찍어야 하는 등의 규칙하에서 쓴 글입니다. 엽편이지만, 제가 [여러 번]에서 전하려고 하는 내용이 일부 들어가 있기에 넣었습니다. 물론 부장님급 말장난은 [여러 번]에선 가끔만 나옵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벤트 열어주신 담장님께도 다시금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다른 분들이 링크하신 글들을 천천히 봐야겠네요~

마지막으로, 맨 처음 올린 그림은 제가 그린 건 아니고 어떤 ‘자칭 힙스터 민트’의 팬아트입니다. 너무 자랑하고 싶어서 일단 대문짝에 박아넣어봤어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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