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어반 판타지 문학 공모전 종료

당선작
  • 당선작
    유령열차 by 박부용
  • 우수작
    장갑들 by 김래빗
  • 우수작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by 한정우기
  • 우수작
    마지막 마법사 by 해도연

제1회 어반 판타지 소설 공모전 – 총평

1월 31일

어반 판타지 공모전 본심은 두 심사위원 분, 이영도(작가), 이지연(황금가지 前 편집주간)이 진행하였으며, 최종 결과를 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번 ‘어반 판타지’ 공모전의 모집 요강이 다소 넓은 범위의 영역까지 허용하였고, 각 심사위원의 심사 관점이 다르다보니 당선작과 우수작을 선정하는 데 편집부의 조율이 필요했습니다. 두 분 심사위원이 선정한 당선작과 우수작이 엇갈린 경우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였습니다. 하여 다음과 같이 당선작과 우수작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본심작 중 변동 사항이 있었으며, 예심 중 ‘경장편’의 가능성을 두고 올렸던 「마지막 마법사」는 ‘중편’으로 본심에서 분류되어 심사되었으며, 반면 도입부의 완결성으로 인해 ‘단편’으로 올렸던 「마녀와 고양이와 바닐라 홍차」는 저자의 정정 제보를 통해 ‘장편’으로 심사를 받았습니다.)
당선작 : 유령열차
우수작 : 장갑들,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마지막 마법사

제1회 어반 판타지 소설 공모전 – 본심평: 이영도(작가)

1월 31일

이영도(작가 『드래곤 라자』, 『눈물을 마시는 새』 외)

  • 곤수탄진:DJ DJ pumpkin this party

– 유명 영화를 패러디한, 작가의 기분전환용 소품으로 보입니다.

  • 그 겨울, 그 밤

– 숙녀분들 말씀으론 한 듯 안 한 듯한 이른바 ‘내추럴한 화장’은 오히려 시간과 공이 더 들어간다더군요. 본작의 작가께선 하드보일드 문체에 관심이 있으신 듯한데, 하드보일드 문체는 저 내추럴한 화장과 비슷합니다. 멋 안 부린 듯하면서 멋 부리는 문체죠. 사실 꽤 어렵습니다. 짧은 문장은 긴 문장보다 더 오래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쓰시면 좋겠습니다.

  •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 이건 위의 ‘곤수탄진’ 때문에 떠오른 연상 같은데,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존 윅은 좋은 영화죠. 그리고 누구나 인정하듯 존 윅이 좋은 영화인 건 끝내주는 스토리 때문은 결코 아니고요. 하지만 그 말은 존 윅에 스토리가 없었어도 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존 윅은 스토리를 등한시하기는커녕 그 단순한 스토리를 절대 놓지 않고 끝까지 우직하게 밀고 갔죠. 예. 스토리가 빈약한 건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가 아니지만, 그걸 챙기긴 해야 합니다. 이 작품의 경우 스토리가 빈약한데다가 작가가 아마도 개인적 관심사인 듯한 다른 것들에 더 관심을 주는 바람에 그게 좀 방치되어 있습니다.

  • 마녀와 고양이와 바닐라 홍차

– 애프터눈 티는 영국 풍습이고 프랑스라면 구떼 아닌가요? 굳이 이런 지엽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건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때와 반대로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작가께선 스토리에만 관심이 있으신 듯한데, 19세기 후반 영국 분위기의 이야기라면 그냥 그 배경 쓰시면 어떨까요. 지금은 학비도 낮은 프랑스에서 이 마젤이 왜 학자금 걱정을 하나 혼란스러워서 공감이 잘 안 됩니다.

  • 마지막 마법사

– 잘 쓰셨네요. 스토리텔링에 대한 숙련도도 보이고. 그래서 자세 잡고 보게 되는데, 그렇게 보면 약점들이 선명하게 보여서 멈칫하게 되는군요. 많은 부분이 전형적이고, 심지어 그 전형성들에 기대어 성기게 짜인 플롯까지 전형적입니다. (쉽게 말해 ‘최후의 악당이 최후의 악당인 이유는? 처음부터 주인공의 곁에 있던 자였으니까.’ 라는 식의 플롯이군요.) 추측컨대 작가께서 비슷한 부류를 다독하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닮아버리게 되죠. 많은 경우 독서광인 작가가 빠지기 쉬운 함정입니다.

  • 셜리 에스반과 잘린 손목 이야기

– 좋은 소재를 멋지게 잡아냈는데, 아쉽군요. 상대적으로 캐릭터나 전개에서는 시선을 끄는 부분이 특별히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다른 시너지가 없어 모처럼의 번뜩이는 소재마저 밋밋해진 면이 없지 않습니다. 더 좋은 글을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 영웅과 초인

– 기억이 가물가물한 한국 구무협 특유의 허무주의적이면서도 해학적인 정서와 화법 등을 오랜만에 목격해서 유쾌했습니다.

  • 유령열차

– 다른 작품을 평하면서 비슷한 불평을 했던 것 같습니다만 정말로 전통적인 고딕 호러여서 주춤하게 되는군요. 그러니까 초반만 읽어도 향후가 그럭저럭 짐작된다는 거죠. 이런 작품에 남자 둘과 여자 하나가 나오면 누가 ‘희생’되고 누가 ‘파멸’하고 누가 ‘전율’할지 정해져 있는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오랫동안 사랑받은 서브장르에선 어쩔 수 없는 문제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을 이끌어가는 작가의 역량이 많은 곳에서 느껴집니다.

  • 이면도시 오컬툼:게이트키퍼 업라이징

– 아마추어리즘의 옹호자로서 도전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 과감한 메타픽션 시도를 통해 얻은 성과는, 애석하지만 클리셰를 비트는 클리셰에 머문 것으로 보입니다. 예. 무지막지한 정보화 때문에 수용자들이 너무도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창작자들이 숱한 도전에 처하는 시대입니다. 클리셰를 비트는 것도 클리셰가 되어버린지 오래죠.

  • 장갑들

– 아무리 설탕으로 시작해서 설탕으로 끝나는 것이 제과라 해도 그냥 설탕 덩어리를 내놓고 좋은 과자라는 평을 기대하는 파티시에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학에서 알레고리는 제과의 설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문학 그 자체를 상징하는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과하면 거의 반드시 내러티브에 악영향을 줍니다. 이 작품의 알레고리는 유감스럽지만 내러티브를 멋지게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하기엔 단 맛이 좀 강합니다.

제1회 어반 판타지 소설 공모전 – 본심평: 이지연(황금가지 前 편집주간)

1월 31일

이지연(황금가지 前 편집주간, 『드래곤 라자』, 『반지의 제왕』 등 기획 출판)

  • 마녀고양이와 바닐라 홍차

현재 원고가 도입부만으로, 아직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아서 이야기나 구성은 평할 수 없겠습니다. 문체에 대해서 말하자면, 인물, 사물, 분위기에 대하여 같은 기조의 묘사를 여러 차례 되풀이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또한 적절치 못하게 사용한 단어는 독자가 이야기의 흐름을 타는 것을 방해합니다. 화백이란 화가를 높여 부르는 말로, 그림공부를 하는 젊은 거리의 화가를 화자의 독백인 서술문에서도 계속 화백이라고 칭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합니다.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느낌은 좋습니다. 분량을 좀 줄이면서 탄탄하게 다듬어 본다면 어떨까요.

  • 장갑들

‘장갑들’과 ‘구두들’을 대치시키는 발상이 대단히 매력적이라 주의를 확 끌어갑니다. 그것만으로도 우수작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1.디테일의 현실감 2.인물의 핍진성 3.경이감이 살아 있지 못해 모처럼의 재미있는 환유가 도식적으로 흘러가버린 아쉬움이 있습니다. 소설이란 작가가 반드시 모든 것을 알고(결정하고) 독자에게 설파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을 타협 없이 탐구하는 것만으로 더욱 진실되고 재미있는 서사가 태어납니다. 스펙터클, 달리 말해 ‘무언가 대단한 것’의 감각을 깨우고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 작품은 크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영웅과 초인

작중에 보편적으로 나타난 극도의 인종주의에 설득력 있는 설명이나 필수적인 기능이 없어 다소 의아합니다. 독자를 불쾌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는 왜 들어갔는지 뚜렷한 의도가 비쳐야만 정당화되고 또 그것을 넣은 보람이 있을 만큼의 열매를 거두어들일 수 있습니다. 무협 용어에 영어 단어로 주석을 다는 기교는 소설의 재미와는 추구점이 좀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현실에 겹쳐 있는 판타지가 흥미로우려면 현실 부분은 철저히 현실적이고 실감 나야 합니다만, 디테일이 무난함에도 인물(주요인물만이 아니라 단역이나 군중에 이르기까지)의 사고, 행동, 본성, 동기가 대부분 도무지 그럴 성싶지 않아서 판타스틱하기보다 허황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450매, 중편 이상의 길이에서 엽편과 같은 정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 길이에서 ‘농담이었거든?’으로 결말을 내면서 허무하지 않기란 쉽지 않지요. 아예 해체적인 소설을 시도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여러 모로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이면도시 오컬툼: 게이트키퍼 업라이징

판타지에서의 선악 뒤집기는 이제 묵은내가 나는 ‘혁신’이지만 이만큼 영리하게 구성되면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인물의 행동에 여느 소설에서도 기대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적 동기 외에 ‘히어로 코믹스의 규칙’이라는 이면의 질서가 중첩되고 엇갈리면서 이야기 구조가 견고해지네요. 전형성이 개성이 되는 좋은 예입니다. 군더더기 없으면서 충분히 이야기를 즐길 만한 분량도 적절합니다. 이야기의 형태와 내용이 서로 잘 어울리며, 균형 잡힌 문장도 좋습니다. 이 작가에게서 다른 이야기들도 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시대적 공간적 고증에 공을 들인 작품입니다. 읽을 ‘건더기’가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나 1인칭 화자의 사고, 행동, 언어에서 설정만큼의 실감은 다소 부족합니다. 인물상이 좀 더 뚜렷해지고 소설에 정보를 녹여내는 방법이 좀 더 약아진다면 같은 노력으로 더욱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인물에서 비롯되는 이야기의 추동력이 정보들을, 그리고 그 정보들로 형성되는 ‘분위기’를 힘차게 끌고 가게 하는 것이겠지요. 만약 이야기의 속도나 힘이 그렇게 빠르거나 세지 않다면 끌고 가야 할 짐의 무게를 줄이면 결과가 더 좋아집니다. 더 적은 정보로 더 강한 인상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이 아주 짧은 단편소설로 탈바꿈한다면 지금도 갖고 있는 장점인 색채와 향이 한층 근사하게 짙어지지 않을까 싶군요.

  • 그 겨울, 그 밤

또 하나의 이면세계물이네요. 전편에 걸쳐 액션이 잘 분배되어 있어서 영상화되는 걸 상상하게 만듭니다. 다만 시크하기만 한 주인공에게 무엇인가 놀라움을 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아 테마적으로 밋밋한 감이 있습니다. 독자가 주인공의 동요에 공감할 때 위기가 박진감 있지요. 또한 각성의 결말은 주인공이 깨닫게 되는 진실이 주인공에게(또는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큰 의미를 가질수록 울림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주인공이 너무 쿨해서 약간 아쉬움이 있습니다. 작중 실재하는 도시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종로 뒷골목, 동묘앞, 남산, 코엑스로 위치를 옮기는데 단편의 로케 치고는 좀 많지요. 수를 줄이더라도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지역에 집중하여 매력을 한껏 드높이는 건 어떨까요. 흠을 잡아 보았지만 전체적으로 우수하며 재미있습니다.

  • 곤수탄진

이야기로서는,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분량이라 뭐라 말하기 힘듭니다. 불승의 악귀 퇴치라는 형태로 천주교를 베이스에 깐 영화 <콘스탄틴>을 패러디한 모양입니다만, 패러디와 오마주 사이에서 다소 어정쩡한 자세입니다. 소재가 충분히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영화와 상관 없어 보이는데 어떤 다른 작품에 기대기보다 오리지널로 써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등장인물들 간의 투닥거림을 통해 캐릭터의 매력이 드러나는 데에는 사전에 기본적인 인물 스케치가 되어 있는 편이 유리합니다. 인물의 성별, 연령대, 인종(필요하다면) 같은 기계적인 정보는 그 후 심리 상태, 성격, 태도 등을 채색하는 바탕그림인 셈이지요. 과다한 것도 좋지 않지만 인물이 처음 등장할 때 한두 문장 정도 할애하여 독자에게 바탕그림을 선사한다면 이야기 전개 도중에 생각을 바꾸게 되는 혼란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셜리 에스반과 잘린 손목 이야기

설정이 재미있는 소품입니다. 필요없는 등장인물과 대화가 꽤 많이 끼어 있는데 옴니버스로 구상했기 때문일까요? 결말에 별다른 비틂이 없이 평탄하게 끝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싱거워진 것도 아쉽습니다. 등장인물의 감정선에 맞추어 장면 분위기를 조절하고, 분리증이라는 설정의 참신함을 더 이용할 수 있도록 줄거리를 다듬어본다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올 듯합니다.

  • 유령열차

분위기가 그럴싸하고, 이야기도 좋습니다. 다만 야심 찬 문장임에도 간간이 맥락에 벗어난 표현이나 정확하지 못한 단어가 끼어들어 수월히 읽히는 것을 방해합니다. 서툼이나 부정확성은 독자가 화자나 작중 중심인물보다 지적으로 열위에 놓여야 성립하는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에서 특히 치명적인 흠결입니다. 또한 다소 생각 과다, 표현 과다의 혐의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환점마다 대단히 인상적인 이미지를 던지고 있는데, 이 이미지를 더욱 부각하기 위해 작품의 다른 부분에서는 묘사를 절제하면 효과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에 비슷한 분량의 정력을 할애하는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의 트릭이기도 한 ‘유령열차’와 그 철로에 관한 독자의 궁금증은 결말에서 비밀이 밝혀진 후에도 해소되지 않는데 재미있게 읽다 보면 이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밝혀졌는데, 그래서 과연 어떻게 만들어졌다는 것일까요? 누군가가 딸기로 철탑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어떻게?’가 가장 큰 의문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 마지막 마법사

기본기가 갖추어진 탄탄한 전개가 무리없이 읽어나가게 만드는 동력입니다. 문장에서도 과부족 없는 균형감이 돋보입니다. 소재는 다소 평이한 편이며 전개가 순간순간 살 떨리게 재미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데, 그럼에도 덮지 않고 끝까지 읽게 되네요. 주인공의 인물상이 트렌디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공감 여부를 떠나 독자가 관심을 가지게 하는 요소니까요. 다만 분량에 비하여 보조 인물들의 위치와 비중이 어정쩡한 감은 있습니다. 스토리상 이 정도 굴곡을 가진 이야기라면 주인공, 적대자, 조역 사이의 주고받음을 좀 더 분명히하여 장편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스타일은 좋으나 스토리가 비범하진 못하다는 감상입니다. 그래서 언젠가 이 작가의 손에서 정말 독특하게 빛나는 이야기가 피어나는 날이 온다면 크게 기대를 걸어봐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제1회 어반 판타지 소설 공모전 – 예심평

1월 19일

예심위원1

제1회 어반 판타지 공모전 예심을 보며 몇 가지 고심을 하였다. 특히 응모작들 대부분이 ‘판타지’라는 설정의 불분명성 때문에 ‘판타지’보다는 ‘괴담’ 쪽에 치중하거나, 단지 ‘도시’라는 배경의 매력을 살린 작품보다는 최소 ‘도시’가 무대라는 설정만 만족한 경우가 많았다. 하여 심사시에 이 기준을 정하는 부분에 많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충실한 완성도와 흡인력이 충분한 작품을 선별하였으며, 이렇게 두 작품을 추천했다. 「마지막 마법사」는 본심에 올라간 작품 중 유일하게 장편소설로 출간 가능한 작품으로서, 도시를 무대로 한 판타지라는 설정을 잘 살리면서도 매력적인 세계관, 흥미로운 전개가 돋보인 작품이다. 「셜리 에스반과 손목 이야기」는 흡인력이 뛰어난 작품이었으나 도시의 매력이 잘 살아있지 않아 아쉬웠다. 그러나 요건에 부합한다고 생각되어 본심에 올렸다.

두 작품을 제외하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작품은 「새벽이, 오고 있어」, 「잠자는 여왕의 종이 궁전 아래에서」, 「화성」 등이었다. 세 작품 모두 기상천외한 설정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관심을 끌었으나 결정적으로 흡인력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예심위원2

그간 겪어 본 문학 공모전 심사 중에서 그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공모전이 아닐까 싶다. 주로 이 작품도 어반 판타지로 분류해도 되는 걸까 하는 고민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덕분에 어반 판타지라는 장르가 엄청나게 다양한 세계관을 포괄할 수 있음을 깨달은 공모전이기도 했다.

색다른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재치 있는 도시 배경 판타지 소설들이 많았는데, 전개에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어 결국 본선에는 올리지 못했지만 그 설정이 몹시 재미있었던 작품 「The Pen」이 대표적이었다. 우연히 얻은 펜이 말을 하고, 그 펜이 연쇄살인마 뉴스를 본 뒤 자신의 주인에게 저 살인마를 만나야 한다고 종용하는데 결말에서 밝혀지는 이유가 걸작인 작품이었다. 우연히 편의점에서 산 네 캔 만 원짜리 수입 맥주가 난쟁이 세계로 향하는 모험까지 이어지는 「세계 맥주 네 개 만원」이나 외국인에게서 받은 서커스 티켓을 시발점으로 다크 판타지가 그려지는 「미드 나잇 써커스」, 수상쩍은 미지의 존재와의 공생을 그린 「경관이」도 눈에 띄는 작품이었으나, 본선에 올리지는 못했다. 우선 발상이 신선했던 ‘세계 맥주’의 경우 퍼즐의 난이도가 낮은 점과 그 해결과정이 우연에 기댄 부분이 아쉬웠다. 「미드 나잇 써커스」는 반전과 권선징악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는 수작이었고, 굉장히 한국적인 감성의 어반 판타지였다고 생각되었던 「경관이」와 함께 끝까지 본선에 올릴지 고민했던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본선에 올린 다른 작품들과 저울질 끝에 결국 올리지는 못했다. 두 작품 모두 ‘도시 괴담’ 격의 성격이 많이 드러난 작품이었고, 이런 작품을 ‘어반 판타지’로 봐도 좋을지가 가장 고민이 된 부분이었는데 ‘어반 호러 판타지’ 정도로 보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일 먼저 본선에 올린 「마녀와 고양이와 바닐라 홍차」의 경우 프랑스 작은 마을로 몰래 휴가를 온 인기 배우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홍차 주술을 쓰는 마녀와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사랑스러운 어반 판타지 단편으로, 추후 연작으로 발전시키면 좋을 매력적인 설정이 돋보였다. 아재 감성 충만한 무협풍의 어반 판타지 소설인 「영웅과 초인」은 막힘없이 시원시원하게 읽히는 전개에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올린 단편 「장갑들」은 드물게도 사회파 어반 판타지라고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엇이든 직분에 충실하면 그 분야의 극에 달할 수 있다는 진리를 전파하는 작품이다. 자신의 일에 충실한 청소부 아주머니가 물아일체에 도달하여 클로킹 기술을 터득하는 설정만 보면 코믹할 듯도 하지만, 몹시 진지한 작품으로 다소 철학적이면서도 모호한 결말이 주제와 잘 어울린다.


예심위원3

그간 다양한 주제로 개최되어 왔던 황금가지 소규모 공모전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공모전이 아니었나 싶다. 어반판타지보다는 별도의 장르 혹은 기획에 기반한 앤솔러지로 엮으면 좋으리라 판단되는 작품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모집시 어느 정도 제한을 두었음에도 넓게 해석할 수 있는 장르인 만큼 심사시 애로점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어느 정도 흡인력을 갖춘 작품 중에서 ‘다른 장르보다도 우선적으로 판타지로서 추천할 수 있는가’와 ‘공간적 배경이 두드러지는가’에 초점을 맞춰 선별하려 했다.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은 1930년대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에서 양인들을 먹이로 삼으며 은둔하여 살아가는 강시가 연쇄 살인에 연루되는 내용이다. 사건의 굴곡이 그리 크진 않지만, 작품 전반에 걸쳐 세부적으로 묘사되는 도시가 인상적이었고 여기에 뿌리내리고 있는 강시 주인공은 맞춤옷을 입은 듯 잘 어우러졌다. 현대 미국을 연상시키지만 오래된 마법이 봉인되어 있는 가상의 도시 오컬툼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면도시 오컬툼: 게이트키퍼 업라이징」, 서울을 배경으로 ‘초자연물 관리부서’라는 수상한 조직으로부터 한 아이를 지켜 내려는 「그 겨울, 그 밤」도 다소 거칠게 느껴지기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특정 배경 속에 나름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잘 녹여낸 작품이었다.

예심위원4

다양한 장르를 포괄할 수 있는 주제였던 만큼 악마와의 거래를 다룬 고전적인 이야기부터 뱀파이어를 비롯한 이색 소재들을 한데 접할 수 있는 공모전이었다. 다만 요강에 제시된 시대적 배경에 어긋나거나, 도시의 공간적 특색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작품들도 많았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힌다」는 예상된 전개의 수순을 밟다가 결말에서 한 번 더 비틀어 차별화된 재미를 예고했지만, 판타지의 고전적 설정에 비해 우연의 서사가 지나치게 많고 공간적 특색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황천특별공무원」과 「마법탐정-타니감각자」는 비슷한 설정을 공유하는 작품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고 문장과 호흡이 모두 매끄러웠지만, 고심 끝에 이번 공모전의 본심에 올리지는 못하였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루모스 경성」은 시대상이 반영된 도시의 특징을 꼼꼼한 자료 조사로 풍부하게 살려내었음에도, 타저작물에서 인용된 요소에 관한 저작권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패러디 요소를 포괄함에도 도시적 특징이 살아나고 고유의 설정으로 잘 변용시켜 유머러스한 느낌을 자아냈던 「곤수탄진」 한 작품을 본심에 올린다.


예심위원5

제1회 어반판타지는 많은 작품이 응모된 반면에 공모전 요강과 무관한 작품들이 적지 않아 심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19세기 말엽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충족하지 않거나 판타지 요소만 있고 도시를 배경으로 하지 않는 작품이 많았다. 또 어반판타지라는 공모전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장르의 작품이나 별도의 시놉시스 없이 미완성으로 제출한 작품도 많았다. 이후 공모전에서는 공간적·시대적 배경 모두 공모전 요강에 맞춰 완성된 작품이 투고되길 바란다.

19세기 미국 클라크스빌을 배경으로 한 「유령열차」는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구성, 그리고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결말까지 단숨에 읽게 하는 흡인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하늘에서 …놈이 떨어졌다」는 장편의 도입부 같은 마무리로 완성도가 부족했고, 「클럽 Angel」은 스토리 라인이 전형적으로 흘러가 식상하게 느껴졌다. 두 작품 모두 글이 안정적이고 흡인력이 있는 편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꿈을 훔치는 도둑」은 흐름이 매끄럽고 결말이 인상적이었으나 임팩트가 부족한 서술과 밀도가 낮은 전개로 흡인력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본심에 올리는 작품은 「유령열차」 한 작품이다.


본심 진출작

마지막 마법사
셜리 에스반과 손목 이야기
마녀와 고양이와 바닐라 홍차
장갑들
영웅과 초인
그 겨울, 그 밤
이면도시 오컬툼: 게이트키퍼 업라이징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
곤수탄진
유령열차

어반 판타지(Urban Fantasy)는 생소한 분들도 있겠으나, 도시 내에서 벌어지는 판타지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르로서 영미권에선 꽤 오래전부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에서 출간된 적이 있던 ‘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가 대표적인 인기 어반 판타지 소설이지요. 역시 ‘밀리언셀러 클럽’에서 출간된 ‘나이트 워치 시리즈’는 현대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도시 이면에 숨겨진 어스름의 세계를 넘나드는 나이트 워치를 다루고 있는데, 역시 어반 판타지로 분류할 수 있겠지요. 모두가 흔히 알 수 있는 어반 판타지로는 영화 ‘언더월드’나 ‘트와일라잇’, ‘콘스탄틴’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사실 그 예로 들 수 있는 게 다양하겠으나, 하나하나 다 예로 들기엔 한계가 있으니 기본 원칙은 ‘도시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라는 점과 하기의 시대적 제약 부문만 유념해서 집필하신다면 응모가 가능하십니다.

*궁금하신 사항은 1:1 문의로 접수 부탁드립니다. 예로 든 작품은 ‘예’일 뿐, 정답이 아닙니다. 도시 냄새가 물씬 풍기는 비현실적 이야기를 응모하시면 되겠습니다.

모집 부문

도시(사전적 의미:일정한 지역의 정치ㆍ경제ㆍ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이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하며, 19세기 말엽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적 배경 중에서 선택하도록 합니다.

도시는 한 곳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하나, 주무대가 이동하지 않는 선에서 다른 도시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 진행 과정에 담겨도 됩니다. 또한 대체역사나 평행우주, 스팀펑크 등을 허용하나, 의도적으로 이 예외 조항을 활용하여 제한된 시대적 배경의 요소를 과하게 사용하였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심사 시 이 부분을 적극 고려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고대 시대의 과학, 사회를 갖고 있으면서도 대체역사라는 이유로 어반 판타지라고 포장하는 경우 등) 19세기 말엽부터 현재까지 시대 중 한 시대를 배경으로 도시의 특징을 잘 살린, 그러면서도 판타지적 요소가 풍부한 작품이 이번 공모전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일 것입니다.

 

응모 기간
  • 응모 기간: 2017년 10월 1일 ~ 2017년 12월 31일까지
  • 발표일: 2018년 1월 31일(예정)

 

참여 방법
  • 브릿G에 미리 혹은 문학상 기간에 연재하거나 게재한 작품으로 응모하거나 응모 기간에 업로드를 통해 응모 가능합니다. 가급적이면 브릿G에 미리 게재하는 편이 예심위원인 편집자가 미리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브릿G 연재를 통해 응모할 경우, 응모 기간 내에 완결을 하지 못하는 분들은 ‘브릿G 등록 작품 선택’ 대신 ‘파일 업로드’를 통해 완성된 원고 혹은 완성된 시놉이 있는 원고를 업로드하여 응모해주세요.
  • 자잘한 오탈자 등은 심사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 응모시 아래아한글의 200자 원고지 형태의 문서 투고는 지양해 주세요.

 

응모 요건
  • 장편소설(200자 원고지 800매 이상) : 단 장편소설의 경우 기간 내에 완료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도입부 20매와 이후 시놉시스만으로 응모하여도 됩니다(연재 중인 작품이 미완일 경우는 작품 업로드 방식을 통해 접수해주세요).
  • 중단편소설 : 원고지 200매 이하의 소설은 단편, 200-799매의 소설은 중편으로 분류되니 응모시 주의해 주세요. 다만 중편소설의 적정 기준은 400매 이하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상 내역

심사 및 수상: 내부 편집진 1차 심사 후 선정된 10편 이하의 작품을 2차 심사(본심 심사위원 선정)

당선(장중단편 소설 모두 대상)

  • 300만 원(선인세 개념, 중단편 소설 경우 100만 원)
  • 출판 기회 부여
  • 부상으로 20만 원 상당의 황금가지 도서(당선자 선택)

우수작(중단편 소설에 한함, 최대 5편, 장편소설은 출판 가능성이 있는 경우 수상과 무관하게 따로 계약 제안)

  • 선인세 개념 30만 원 및 출판 기회 부여
  • 도서 『나이트 워치』 –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전2권) 증정
  • 장편소설이 우수작 기준에 부합할 경우 수상 대신 출판 계약을 진행합니다.

문학상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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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당선작 및 우수작 수상 작가분들 읽어주세요
아이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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