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에 퀴어 주의: 퀴어소설 추천 큐레이션 이달의큐레이션

대상작품: <개와 문샤인> 외 3개 작품
큐레이터: 김재이, 7월 3일, 조회 125

안녕하세요. 김재이(김성호)입니다.

퀴어소설을 주로 읽고 쓰는 제가 뭔가 브릿G에서 할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브릿G 내의 퀴어 소설을 큐레이션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작성합니다. 매우 주관적이며 놓치는 지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퀴어의 본래 의미처럼, 같이 이상해져 봐요, 우리!

 

1. 개와 문샤인(조은별 작가)

시를 소재로, 고명재 시인의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을 적절히 인용한 퀴어소설입니다. 섬세하고 슬픈 감성이 물씬 납니다. 문창과 영문과 등이 나오고 제가 쓰는 글과 결이 비슷해 가장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해당 시집을 읽진 않았지만 제목이 황인찬 시인의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만큼이나 강렬하고 인상적이라 기억하고 있었지요. 작가의 아름다운 필치가 좋습니다.

 

2. 우리는 괴물이 아니야(구름사탕 작가)

제목이 강렬한 소설입니다. 중학생 남자아이들의 풋풋한 사랑을 가볍게 느낄 수 있어요. 읽으면서 괜히 웃음이 났네요. 대사들이 날 것이라 오히려 좋습니다.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지만, 구어체 그대로의 장점이 있겠지요. 후반부의 돌림노래처럼 이어지는 ‘우리는 괴물이 아니야’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이지 우리는 괴물이 아닙니다.

 

3. 네가 우리를 번역하는 방식(김성호 작가)

제 작품을 살짝 끼워넣습니다(굳이 변명하자면 퀴어소설이 그리 많지 않더군요. 물론 다 리뷰하는 것이 아니고, 제 기준 추천드릴 만한 것으로 하기 때문에… 또 일정 작품 수를 충족하면 큐레이션 하겠습니다). 죽은 번역가 애인과 남겨진 개, 그리고 나의 이야기입니다. 올해 쓴 신작이며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썼습니다. 저는 사람마다 각자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공통된 감정은 서로에게 어떻게 번역될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입니다.

 

4. 수채화(박현우 작가)

왕따 경험이 있는 주인공은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한 남자를 만납니다. 사진을 찍는 그에게 점차 빠져들게 되고, 사랑을 나눕니다. 문신으로 ‘더러운 몸’을 가리려는 설정과 자신의 존재가 사랑하는 상대의 결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과하지 않고, 둘의 오롯한 아름다운 사랑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다른 이용자 분들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달아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더 많은 퀴어 창작자가, 퀴어 작품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길 바랍니다. 기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