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의 사필귀정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메기의 금분세수 (작가: 초묘,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9년 9월, 조회 47

어느덧 나이가 50줄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어버린 지금, 과거같으면 벌써 할아버지가 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시간을 살아왔음에도 여전히 아이는 초등학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제는 하늘이 명한 뜻을 알 나이가 되었음에도 변함없이 부족하고 미흡한 인생의 틈바구니에서 허덕대고 있는 어설픈 아저씨라는 것을 자주 깨닫곤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유행한다나느 유튜브나 BJ들이 나오는 방송 플랫폼을 뒤늦게 접하고 즐기고 있기도 하구요, 아무것도 아는 것도 없으면서 허세만 들어 나도 저런 개인방송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조차도 해봅니다.. 하는 것은 없어도 모 포탈 사이트에 블로그에 10년이 넘게 어설프게 읽은 독후감을 매주 한권 정도씩 올리다보니 벌써 수백권이 모인 블로거가 되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많이 알아봐주는 건 또 아니니 하루 10명만 와서 봐주셔도 행복하다고 해야겠지요,

왜 이런 말을 하느냐, 이제 제 나이쯤되면 과거를 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 어린 아이들 때문에 미래 걱정이 더 많긴 하지만 그래서 현재의 삶에 더 치열하게 허덕대고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어린시절 즐겁고 아무 생각이 없이 친구와 즐기며 살았던 시절을 자주 떠올리곤 하죠, 사실 저로서는 아픔이나 고통보다는 행복이나 즐거움이 많았던 학창시절이긴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그들의 과거의 학창시절이 힘듬으로 점철된 경우도 많죠, 혹여나 그 시절 상처를 받거나 상처를 입은 사람이 없는 지, 혹은 누군가가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 지, 가끔 그시절 친구들을 만날때면 이야기를 나누곤 하죠, 세월은 사람들을 많이 변화시킵니다.. 아무 생각없이 보였던 바보같기만 했던 친구는 어엿한 변호사가 되어있고, 세상 누구보다 잘 살 것 같았던 친구는 아직 결혼도 못한 체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벌써 더 이상 만나볼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자주 보는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남겨놓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동안 읽었고 읽을 책이나 좋은 대중소설을 공유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긴한데 거의 불가능한 상상계획이라고 봐야겠죠, 이 작품을 보니 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사는 건 아니라는게 보여서 좋았습니다.. 짧고 깔끔한 단편소설입니다.. 제목조차도 상당히 유쾌한 맛이 있죠, “메기의 금분세수”라는 제목은 무협소설을 조금이라도 읽어보신 분들이시라면 충분히 인식하실 제목입니다.. 소설의 서두에서도 나오듯이 금분세수는 강호의 고수가 더 이상 무림에 속하지않고 떠난다는 의미의 말입죠, 한자어 금으로 만든 대야에 손을 씻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메기라는 조폭의 보스가 어둠의 강호에서 벗어나 킹반인으로 살아가겠다는겁니다.. 잘나가던 조폭 메기는 교통사고로 뇌수술을 크게 받고 살아난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은퇴를 결심합니다.. 자신이 관리했던 나와버리는 조직의 남바2에게 넘기고 자신은 자신이 데리고 있던 갈치와 함께 조폭 관련 영상을 제작하여 올리는 일을 하는 은퇴한 조폭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합니다.. 그렇게 은퇴식조차 영상을 제작해 올린 메기는 그가 살아오는 동안 현재의 자신이 있게 한 네 명에게 찾아가 은원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이죠, 그렇게 메기는 자신에게 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친 사람을 찾아가는데,,,,,,

소설이 참 깔끔합니다.. 자연스러운 진행과 예상가능한 방법적 서사로 이어지긴하지만 읽고 즐기는데 전혀 부담이 없어 꽤 집중이 잘되는 편입니다.. 상황이나 설정 자체도 대중적 이야기를 중심으로 현재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유행처럼 인식되는 소재를 끌어들여 작품속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론도 무척이나 즐거웠구요, 현재의 삶과 과거의 추억이 연결된 학교폭력이라는 대단히 예민한 주제를 아주 잘 이끌어내는 방식도 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았습니다.. 아마도 얼마전에 국내소설인 김언수 작가의 ‘뜨거운 피’라는 작품을 무척이나 재미지게 읽었던 기억이 고스란히 머릿속에 담겨 있어서 더 즐거운 독서가 된 것이 아닌가하는 개인적 추측도 해봅니다.. 누구나 잊지 못할 기억과 추억이 있죠, 근데 보통 잊어지길 바라는 과거의 일은 기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하죠, 좋든 나쁘든 추억이라는 의미의 단어는 기억속에서도 나름의 애잔함을 가지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작품속에서는 그러한 기억에 대한 단상을 아주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면서 현재와 과거를 연결시키죠, 그러면서 작가는 학교폭력이라는 예민한 주제를 보다 깔끔하고 유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캐릭터의 설정부터 조폭이라는 영역으로 결정한 방법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의도된 설정이라는 점에서 전 큰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단편소설의 가장 큰 목적인 반전의 매력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급변하는 연결적 개연성이 억지스럽지가 않았습니다.. 인간적인 감성적 반향도 고려한 결론과 속죄라는 현실적 권선징악의 스토리라인은 오히려 이 작품의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해주더라구요, 작품은 전반적으로 프로적 느낌보다는 아마추어적이고 보다 개인적 느낌이 강한 조금은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뭐 어때요, 작가님이 프로로서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하시지 않은 분이시라면 이제 시작점에서 노력하는 작품으로 단편을 집필중이시라면 충분히 훈륭한 작품이라고 전 생각하고 싶습니다.. 읽는데 즐겁고 재미지고 자연스러움만큼 소설의 큰 덕목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전 무척 재미지고 즐겁게 읽었으니 멋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하구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선보여주셔서 대중들에게, 또는 저에게 즐거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건필하세요, 팟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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