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글을 하나 클릭했다가 다 읽은 뒤 저도 모르게 별점, 관심, 공감, 후원, 댓글을 모두 끝냈습니다. 본문에 머물러 있던 제 정신을 찾아오니, 리뷰까지 쓰라고 해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리뷰라기보단 감상 어린 추천사에 가깝겠네요.
저는 체험되는 글을 좋아합니다. 이 글이 그렇습니다. 이 글은 화자를 따라가기만 해도, 함께 보고 듣고 만지고 맡고 맛보면서 자연스레 세계에 녹아들 수 있습니다. 문장은 쉽게 읽히고 건조한 맛은 황량한 화성과 잘 어울립니다. 거칠고 메마른 모래바람같지요. 이는 주인공 처지와 맞물려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을 잘 전달합니다. 서사에 딱 맞는 문체라고 생각합니다. 디테일로 쓰이는 時(때 시)도, 쓸데없는 합리성도 황무지같은 황량함으로 어울려 있습니다.
이 모든 것과 이질적으로 대비되는 것은 오로지 詩(시 시) 한글자입니다. 이 대비가 주는 울림이 아주 큽니다.
글을 모두 읽은 뒤에, 지구로 가는 여정은
딸에게 보내는 키스, 작별인사처럼 느껴졌습니다.
아. 정말 좋습니다.
아주 잘 읽었고, 한동안 자주 읽어볼 것 같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