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좋아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청소 (작가: 유아영, 작품정보)
리뷰어: Julio, 23년 5월, 조회 11

5개월넘게 백수로 지내면서 산책할 때 어르신에게 한 직업을 소개받는다. ‘망자의 집 청소’뜻밖의 직업이지만 고민 후 쉬는 일에도 지쳤던차라 일을 시작했다. 비염으로 후각은 마비되어 있고, 결벽증 성격에 잘 맞는 일이었다. 진심으로 그 일이 좋고 적성에 잘 맞는데 문제는 환각과 불면증. 너무 좋은 일이라 쉽게 그만두지도 못하겠어서 조언을 구하며 형에게 편지를 썼다.

이 이야기를 읽다 좋아하는 영화 ‘무브 투 헤븐’이 생각났다. 누군가의 유품을 정리하는 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일이지만 곁에 사람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유품 정리사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오랫동안 방치된 경우가 많아 온갖 냄새가 가득하다고 한다. 비염이 심하면 불편한 점도 많겠지만 이런면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 하나인 ‘오히려 좋아!’ 너무 힘든 상황에서도 아주 작은 행복이라도 찾아올 수 있으니 너무 좌절만 하지 말자. 글쓴이도 직장도 못 구하는 상황이었지만 우연한 기회를 잡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다.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뜻밖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음에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건 너무나도 안타깝다. 직업 특성상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얼른 극복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내가 형이었다면 어떤 조언을 줄 수 있었을까. 당장 그만두라고 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계속 참고하라고도 못했을 것 같다. 극복이 된다는 보장이 있으면 조금만 버텨보라고 하겠지만 아무것도 알 수가 없으니 어떤 말도 쉽게 뱉을 수 없다.

내 생각처럼 모든 일이 흘러가면 좋으려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의 불편함은 분명 있지만, 또 다른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하고 조금은 편하게 받아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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