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을 소재로 한 6편의 신작 단편소설을 엮은 『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살의를 느끼게 되는 특정 사상이 책을 통해 빠르게 전염된 세상의 풍경을 그린 제2회 종말 문학 공모전 당선작 「죽이는 것이 더 낫다」, 인류의 종말이 인공지능의 투표로 결정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제4회 황금 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수상작 「침착한 종말」을 비롯하여, 그리스 로마 신화의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처럼 불운의 미래를 예지하지만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주인공을 소재로 한 「캐시」, 외계 문명의 실수로 종말을 목전에 둔 지구에서 세 인물이 못 본 영화를 찾아나선다는 내용의 「시네필(들)의 마지막 하루」, 서버 종료가 예정된 게임 속 인물들의 소멸을 그린 「멸망을 향하여」, 지구의 운명을 두고 외계인과 한판 가위바위보 대결을 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 등 종말에 관한 여섯 가지 색다른 이야기를 담아낸 앤솔러지다.
죽이는 것이 더 낫다
우연히 발견된 책이 읽는 사람의 의식에 살인 충동을 불어넣는다는 걸 알게 된 국가 조직은, 입수한 책을 이용하여 테러리스트 및 상대국가 주요인물 등의 암살에 책을 활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몇 번의 임무 성공 뒤에, 책이 불러온 살의는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전염되며 세상의 종말을 불러오는데.
침착한 종말
의회를 비롯하여 인류의 주요 업무를 인공지능에게 맡긴 미래. 의회는 어느 날 인류의 소거를 결정한다. 지정된 날까지 인류는 안락사 등을 통해 소거된다는 설명. ‘나’는 직장마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읽다가 끊긴 한 소설의 뒷이야기에 궁금증을 느끼게 된다. 그 소설은 인공지능이 썼으며, 그 인공지능이 바로 이번 소거 결정을 내린 의회 대표자임을 알고 급히 그를 만나러 가는데.
캐시
어릴 적부터 ‘나쁜 미래’만을 예측하던 ‘나’는 부모님의 경제 형편 때문에 할머니에게 맡겨져 자란다. ‘나’의 재능을 미리 알아본 할머니 덕분에 무난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간 뒤론 오히려 그 능력이 눈엣가시가 된다. 더군다나 여동생이 태어나자, 여동생에게 일어날 나쁜 미래를 막으려는 ‘나’의 행동은 오해를 쌓게 된다.
시네필(들)의 마지막 하루
인류의 종말을 앞둔 날, 평소 영화를 즐기던 셋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발레리의 기이한 일주일」이란 영화를 종말 전에 꼭 보고 싶다며 길을 나선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종말을 앞둔 시점이라 엉망진창이고, 이들의 영화를 찾아나선 계획은 계속 어그러만지는데.
멸망을 향하여
서버 종료가 예고된 게임 속 캐릭터인 ‘여명’은, 매번 자신을 아끼고 찾아오는 게임 플레이어 ‘황혼’을 깍듯이 모신다. 서버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황혼의 안타까움은 더 커져만 가고, 여명은 세상의 끝이란 알 수 없는 미래를 예감하며 황혼과 마지막 날을 보낸다.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
어릴 적부터 단 한 번도 가위바위보에서 진 적이 없던 순아에게 갑자기 찾아온 대통령의 호출. 이유인 즉, 외계로부터 가위바위보 게임 대결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지구의 운명을 걸고 벌이는 가위바위보 게임이기에 순아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순아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세계 가위바위보 고수들이 대결하는 결정전에 나가야만 한다.
죽이는 것이 더 낫다 7 (제2회 종말 문학 공모전 당선작)
침착한 종말 31 (제4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당선작)
캐시 77
시네필(들)의 마지막 하루 139
멸망을 향하여 191
가위바위보 세이브 어스 235
위래
2010년 8월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미궁에는 괴물이」를 게재하며 첫 고료를 받았다. 이후 여러 지면에서 꾸준히 장르소설을 썼다. 소설집 『백관의 왕이 이르니』를 출간하고, 웹소설 『마왕이 너무 많다』와 『슬기로운 문명생활』을 연재했다. 최근 경장편 『허깨비 신이 돌아오도다』가 나왔다.
유권조
전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제6회 ZA 문학 공모전에서 「성모 좀비 요양원」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고, 「침착한 종말」로 제4회 황금 드래곤 문학상을 수상했다. 게임북 『판데믹』과 『마녀사냥』에 원작자로 참여하였고 『오크 변호사』와 『연중무휴 던전: 던전의 12가지 모습』을 썼다.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 소설이면 황금 도롱뇽 문학상을 개최한다.
이아람
소설가, 2019년 단편소설 「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로 ‘안전가옥 스토리공모전’ 수상, 앤솔러지 『편의점』에 수록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2년 장편소설 『테라리움』으로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단편소설 「캐시」로 황금가지 ‘제2회 종말 문학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도연
단편영화 「연애담」, 「뽁뽁이」 등을 연출하였고 다큐멘터리 영화 스탭으로 일해왔다. 「시네필(들)의 마지막 하루」는 첫 번째 소설이다.
천가연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언제나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사람. 주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종종 브릿G와 거울에 소설을 올리고 있다.
백승화
영화 「걷기왕」, 「오목소녀」, 웹드라마 「식물생활」 등의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이야기를 쓰고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