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 있는 사람, 그것도 나와 긴밀한 관계에 있던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면?
사람마다 반응이 다 다를 것이다. 격렬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망연자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윤은 맨 마지막, 윤주가 죽었다는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쪽에 속했다. 친한 친구의 장례식에 가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도 않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윤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화만 내는 모습이 꼭 그렇게 보였다. 친구의 죽음을 납득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쪽.
그런 지윤의 태도를 보고 다른 과 동기들은 수군거린다. 그리고 지윤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냉정한지. 작중에서 서술되는 지윤의 심리상태와 태도를 보고 있자면 독자에게도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최소한 나는 그렇다. 솔직하게 말하면 지윤같은 사람과는 상종을 하고 싶지 않다. 필요에 따라 사람을 이용하다가 가치가 없어지면 내쳐버리는 사람이랑 왜 관계를 맺고 싶겠어?
그러나 윤주, 건우, 그리고 ‘그’는 계속 지윤의 곁을 지켰다. 건우가 지윤의 곁을 맴돈 이유가 살짝 얄팍해보이기는 했으나 어쨌든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Missing>은 지윤이 그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기적인 지윤과 헌신적이었던 윤주, 질척거리는 건우와 의뭉스러운 ‘그’. 4명이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꽤 재밌었다. 잘못했으면 설정과다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깔끔하게 잘 풀어내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리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었다. 결말에 조금만 더 살을 붙였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유일한 친구가 마지막으로 전한 메세지를 움켜쥔 지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건우가 옆에서 지탱해줄까? 아니면 다시 건우를 버리고 홀로 발을 내딛을까?
오늘 밤은 윤주의 마지막 메세지가 지윤에게 어떻게 와 닿았을지 상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