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

정체를 알 수 없고 벗어날 수도 없는 공포 감상 브릿G추천

리뷰어: 이사금, 20년 9월, 조회 80

소설은 주인공이 과거 낚시터에서 물고기에게 물어뜯긴 손가락을 다시 찾는 데서 시작합니다. 황당한 일이지만 그 손가락은 자신의 집에서 발견했고 놀랍게도 원래대로 원상복구가 되지요.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사람들은 대개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하거나 도깨비 소행이라고 하는 등 인간이 아닌 초자연적인 무언가를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소설의 전개와 결말을 본다면 여기에서 주인공을 위협하는 대상은 한국 설화나 괴담 속에 등장하는 신이나 귀신과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설화에서도 무지막지하게 사람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없는 것은 아니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 빈도는 적은 편이며 대개 한국의 설화든 괴담이든 인과관계를 유추할 수 있게끔 단서를 이야기 속에 두거나 설명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뭔가 다른 나라의 설화나 괴담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쪽 이야기들이 더 확실한 기승전결을 요구하는 성향이 있어보인달까요. 하지만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는 그야말로 해석하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자연에서 비롯된 초월적인 짐승인지 아니면 다른 차원에서 건너온 존재인지 주인공은 감히 해석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