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쇠 황소

  • 장르: 호러 | 태그: #놋쇠황소 #김종일 #공포 #공포단편 #단편선 #한국공포문학 #한국공포문학단편선 #자동차 #대화문
  • 평점×30 | 분량: 93매 | 성향:
  • 소개: 15년 만의 동창회가 끝나고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 두 명. 십 대 시절의 치기어린 행동으로 남에게 상처를 준 사실을 잊고 사는 남자와 그때 받은 상처를 극복하지 못... 더보기

용서가 되지 않는 학교 폭력 가해자의 뻔뻔함 감상 브릿G추천

리뷰어: 이사금, 20년 9월, 조회 119

개인적으로 제 인생에 있어서 학창 시절은 그다지 행복했던 시절은 아닙니다. 요새는 회귀라던가 인생 리셋이라던가 하는 소재로 과거로 돌아가는 새로운 삶을 사는 이야기도 많은데 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소재에요. 그 시기가 정말 암울했다면 다시 마주하기도 싫다는 심정 때문일까요. 인간관계도 문제였지만 다른 부분으로도 힘들었기 때문에 죽어도 그 시절로 돌아가기도 회상하기도 싫은 느낌.

소설 ‘놋쇠황소’는 암울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읽기에는 조금은 괴로울지도 모를 소설입니다. 피해자가 겪는 이야기가 굉장히 현실적인 고통이기 때문에 소설 속 이야기라 하더라도 굉장히 분노와 스트레스가 일기 때문에요. 하지만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던 이유에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가해자가 반드시 엿될 것이라는 믿음, 피해자 측에서 굳이 옛 이야기를 꺼내어 험악한 분위기를 만든 것에 분명 무언가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고 할까요.

놋쇠황소는 소설에도 설명이 나오듯 어떤 고대 왕국에서 사람들을 잔인하게 처형하기 위해 어떤 왕이 만든 가학적인 도구라고 하는데, 갇힌 사람의 비명소리가 일종의 음악처럼 들린다는 기괴한 발상을 틀어 이 소설은 피해자의 심정을 털고 가해자의 뻔뻔한 대사를 막판에 보복하는 – 물론 그 보복은 피를 보는 그런 것은 아니며 그의 치부를 가까운 이들에게 드러내는 – 방식으로 승화시킵니다. 가해자가 자신이 하는 짓을 장난이라 생각하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또한 현실적이었단 생각.

저 가해자의 부인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상상에 맡기고 있으나, 배우자로 선택한 인간이 나도 모르는 파렴치한 같은 놈이란 것도 현실적으로 공포스러운 장면이란 생각도 들었고요. 만약 가해자 부인이 저걸 알고도 저놈을 그냥 참아준다면 그 여자는 대가리가 꽃밭인 X라는 생각밖에 안들겠다 싶은… 다만,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개운하게 복수를 하는 방법을 취하곤 있지만 가해자에 해당하는 인간이 소설 캐릭터라 하더라도 호감을 1도 줄 수 없는 쓰레기 같은 놈이기에 더 잔인한 방법을 취했어도 좋았겠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이 소설 ‘놋쇠황소’를 읽으면서 떠올렸던 다른 작품은 바로 미국의 공포소설 ‘캐리’였는데, 여기서도 학교 폭력+가정폭력 피해자인 주인공이 보복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캐리’도 주인공이 학교와 가정에서 겪는 수모와 답답한 상황, 그리고 소설의 암울한 결말 때문에 꽤 괴로웠던 기억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캐리가 초능력으로 모든 것을 터뜨려버릴 때 느껴진 카타르시스 때문에 아직도 좋아하는 소설로 꼽고 있고요. 솔직히 여기 가해자들 당한 수준으로 저기 가해자가 당했으면 좋겠단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소설 ‘캐리’의 캐리가 졸업식 날 겪은 수모와 정신나간 어머니, 그리고 철없고 멍청하고 생각 짧은 동급생들 때문에 비극으로 끝나버린 것과는 달리 이 소설은 캐리가 일으킨 피의 보복 수준은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자기 한을 풀었고, 보복을 한 피해자는 그래도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드는 반면 가해자는 자기가 한 짓을 서서히 돌려받을 거란 생각이 들기 때문에 더 개운한 느낌으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