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에서 성장한 조선인 정혜가 외삼촌이 거주하는 ‘동방의 파리’ 상하이로 건너가서 생활한 지도 3년째. 정혜는 수상쩍을 정도로 자리를 자주 비우는 외삼촌을 대신해 골동품 가게 ‘보원당’을 관리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돌아온 외삼촌이 국민당의 부패 간부가 자금 세탁을 위해 맡긴 다이아몬드를 정혜에게 보여 준다. 그 후 청나라 황제의 후궁의 비녀를 장식했었다는 그 다이아몬드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주인공인 정혜는 나고야에서 일본 사회와 동화되려는 사업가 아버지와 일본인 계모 슬하에서 다소 복잡한 유년기를 보낸 인물이다. 일본의 고등여학교에서 유일한 조선인으로서 교육을 받은 그녀가 어쩌다 상하이로 오게 되었는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프리퀄 격인 「공습」을 먼저 읽어 보도록 하자. 「공습」과 마찬가지로 암울한 식민지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좀 더 희망찬 분위기에 하이스트물다운 낭만도 가미되어 있으며, 세세하게 그려지는 시대상과 인물은 여전히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