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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무관심 속에서 어느새 이만큼 다가와 있다

어느 때보다도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재난이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이지만, 오래전부터 경고는 있어 왔다. 「시베리아 트랩」처럼 “우리 귀에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사태에는 귀를 잘 기울이지 않게 되었을 뿐. 24시간 끊이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가는 사태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인공은 눈앞에 당면한 개인적 문제에만 집중하라고 하는 세상에서 고립되어 간다. 명쾌한 해결 없는 쓸쓸한 묘사가 강렬하게 다가오며 더욱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게 한다.

2020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재난이 나와 무관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지질학을 공부하는 ‘나’는 도처에 자리한 재난들에 아무런 위화감도 느끼지 않는 사람들과 세상에 늘 의문을 느낀다. 인재(人災)를 비롯해 각종 환경 변화로 인한 전 세계의 재난 소식들이 매일같이 뉴스를 뒤덮지만, 사람들은 당장에 취직이나 토익 점수 올리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자칫하면 지금 하는 모든 일들의 의미가 사라져 버릴 수 있는데도, 재난의 역사를 되짚으며 위기감을 역설하는 나는 그저 세상 망할 것처럼 굴어대는 예민 종자로 취급받을 뿐이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지구를 걱정하지 말고 너나 걱정해라.’, ‘그게 우리랑 뭔 상관이냐.’라는 말들과 함께.

50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을 기념하며, 지구 환경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시베리아 트랩」을 추천작으로 선정했다. 소설의 제목인 ‘시베리아 트랩’은 지구 역사상 최악의 대멸종을 야기한 화산 분출 사건으로 지목되는 화산암 지대를 일컫는데, 과거에 발생한 전 지구적 재난의 상징이자 미래에 대한 경고로서 동시에 활용되며 의미를 더한다. 지금까지도 한국은 포항 지진, 강원도 산불, 반복되는 원전 조작 실수, 이상 기후 현상과 예측 불가의 재난을 계속해 겪고 있지만, 이 소설은 단순 재난의 나열보다는 지나고 나면 금세 잊히고 새삼스러운 뉴스로 회자되는 사회 분위기에 주목한다. 따라서 그저 남들보다 기민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소외감에 집중하기 때문에, 소설 자체가 그다지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망하듯 읊조리는 담담한 문체와 시종일관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이 작품이 끝내 전하고자 하는 것은 가까운 환경 변화의 전조에 좀 더 경각심과 관심을 갖자는 메시지가 아닐까.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