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어둠 속을 질주하는 차속에서 벌어지는 긴장 넘치는 스릴러

어두운 밭 한가운데에서 정신을 차린 여자. 음습한 폐가 옆, 불빛은 보이지 않고 주변은 산으로 가득하고 어둠만이 존재한다. 문득 돌이켜보니, 왜 이곳에 와 있는지 기억이 없다. 그런 그녀의 앞에 피투성이의 여자 귀신과 산발의 여자 귀신이 연이어 나타난다. 기겁하며 도망치려는데, 문득 길 너머에서 불빛을 번쩍이며 자동차가 나타난다. 펄쩍 펄쩍 뛰어 차를 세우고 태워 달라 애원하니, 잠시 고민하던 남자 운전자가 그녀를 뒷좌석에 태워 준다. 차속 라디오에서는 여성들만을 골라서 외진 논밭에서 살해한 후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절단하는 속칭 ‘손가락 살인마’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그녀의 귀에는 마치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두드리는 듯한 톡톡톡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차속이라는 닫힌 공간과 피해자의 손가락을 절단하는 연쇄 살인마라는 흉흉한 소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손가락 트렁크」는 중반까지는 전형적인 호러 스릴러의 전개를 충실하게 따르며 남녀가 벌이는 기묘한 신경전을 긴장 넘치게 펼쳐낸다. 과연 여자가 왜 기억을 잃었는지, 남자의 정체는 무엇인지, 귀신들은 과연 진정 존재하는지 아니면 여자의 망상인 것인지, 손가락이 두드리는 소음은 무엇인지, 남자의 트렁크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독자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의문을 안고 어둠 속을 질주하는 SUV와 함께 결말까지 달리게 될 것이다. 결말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의문을 막힘없이 설명해 주는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이 놀랍다. 해답과도 같은 결말을 떼고 읽어도 그 자체로 훌륭한 한 편의 스릴러였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