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를 타고 다니며 온갖 사회 범죄와 맞서는 활약으로 인해 ‘레드스파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훈은 비공인 ‘슈퍼히어로’다. 여느 때처럼 범죄 조직을 적발해 처리하려던 지훈은, 현장에 비밀리에 급습한 경찰과 맞닥뜨려 갑작스레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알고 봤더니 그의 존재를 탐탁지 않게 여긴 한 경찰이 그를 잡기 위해 집요하게 미끼를 쓰고 있던 것. 이에 분노한 지훈은 경찰이 주도한 함정 수사의 내막을 언론에 흘리고, 이를 시작으로 비공식 영웅 레드스파크와 평범한 강력계 형사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선과 선」은 위법과 준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슈퍼히어로의 존재를 통해, 민영화를 비롯해 급변하는 사회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이야기다. 어느덧 탐정사무소가 합법이 되고 그 인력들이 모두 기존의 경찰 출신으로 채워지는 풍경은, 공공 조직의 민영화로 인한 섬뜩한 미래상을 떠올리게 한다. 초월적 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가 나타나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세상이 과연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영웅이 도래한 세상을 상상하는 것으로 현실의 문제를 돌아보게 하는 단단한 힘이 깃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