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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팠던 어린 시절에 각인된 아련하고 환상적인 추억

「남극노인」은 병약한 몸 때문에 요양을 간 소년과 (인간 소녀의 모습을 한) 수명을 관장하는 신의 환상적인 만남을 잔잔하게 그렸다. 홀로 아파 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든 고독한 주인공의 외로움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작품 곳곳에 배어 있는 시골 특유의 정취와 환상적인 존재로 인한 신비감이 잘 어우러져 매력적이다.

2018년 7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여름의 끝에서 신비한 귀인을 만나다

비염과 급체 등 잔병에 시달리지 않은 적이 없고 운동은 꿈도 꿀 수 없는 허약 체질의 ‘나’는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응급실에 실려간 것을 계기로 시골 외할머니 댁에 요양을 가게 된다. 낡은 한옥에서 걱정 많은 할머니와 단둘이 지내다 잠시 낯선 바깥으로 나온 ‘나’는 한복 차림에 허리에는 호리병을 찬 기이한 소녀와 마주친다. 첫 만남 이후, 소녀는 매일같이 집에 찾아오는데, 이상하게도 할머니는 소녀와 구면인 듯했고 술까지 내어 준다. 한편 요양이 길어지자, ‘나’는 부모님에게 버려진 게 아닌가 하는 불안에 휩싸인다.

수노인(壽老人)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남극노인(南極老人)은 남극성의 화신으로 사람의 수명을 관장한다고 한다. 「남극노인」은 열 살이란 나이치고는 조금 노숙한 생각을 품고 있는 듯한 외로운 소년과 이 환상적인 존재와의 만남을 잔잔하고 따스하게 풀어낸 단편이다. 어쩐지 싱그럽고 산뜻한 느낌까지 드는 결말까지 단숨에 읽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