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세월이 흘러도 이어지는 몽상가 집안의 열정

한때 스코틀랜드 북서쪽을 다스린 귀족 계급이었으나, 오랜 세월 동안 스코틀랜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집안에서 태어난 콜린 라덴. 몸이 약했던 소년은 요양 중에 홀로 바닷가를 산책하다가 걸어서 넘어갈 수 있는 안개 속 섬의 환영을 보곤 했었다. 건강을 되찾은 후 사립학교에 진학하고 옥스퍼드에 입학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어가는 와중에도, 어린 시절에 각인된 섬의 환영은 종종 그가 약해질 때마다 지독한 갈증을 느끼게 한다.

스코틀랜드 작가 존 버컨의 「머나먼 제도」는 켈트 신화의 아발론 섬(사과나무의 섬)의 환영에 사로잡힌 20세기 전후 청년의 갈망과 파국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유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 집안에 같은 환상이 대물림되어 내려온다는 설정이 자못 인상적이다.